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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카드 고민 '김학범호', 4년 전 인천을 기억하라
출처:오마이뉴스|201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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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수비 강화가 필수적인 김학범호... 조현우·주세종 발탁은 어떨까

이제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명단 발표까지 4일밖에 남지 않았다. 최대 관심사는 과연 3장밖에 없는 와일드 카드에 대한 활용 방안이다. 목표인 우승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4년 전 인천에서의 환희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다가오는 16일 월요일 김학범 U-23 대표팀 감독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20명의 최종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시안게임 2연패를 노리는 한국 대표팀은 최종 명단 발표를 시작으로 최종 담금질에 들어갈 예정이다.

월드컵과 달리 전 국민의 관심이 쏟아지지는 않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은 축구 팬들에게 큰 이슈거리다. 아시안컵과 같은 메이저 대회도 아닌 연령별 대표팀 대회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역시 스타 플레이어가 대거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를 비롯해 황희찬과 이승우 등 이미 성인 국가대표팀에 자리 잡은 어린 선수들이 이번 대표팀의 주축 멤버들이다.

 

 

단 3장만 활용할 수 있는 와일드 카드(23세 초과 선수 발탁) 중 1장은 손흥민이 유력하다. 한국 축구의 간판인 손흥민은 또래 친구들과 달리 아직 병역 혜택을 받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축구협회는 수개월 전부터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 홋스퍼에게 가능성을 타진했다. 토트넘의 대답이 긍정적이고 손흥민의 열망도 강하다. 사실상 손흥민은 김학범호 와일드 카드의 ‘고정픽‘이다.

남은 카드는 2장... 깊어지는 고민

확정적인 손흥민 카드를 제외하면 이제 2장의 와일드 카드가 남는다. 어떤 선수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전술과 전략이 크게 달라지기에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최종 명단 발표를 나흘 앞에 두고도 확실한 유력 후보가 등장하지 않는 이유다.

와일드 카드로 선택받는 선수의 조건은 크게 세 가지 정도로 분류가 가능하다. 첫 번째, 아직 ‘병역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선수 중에 압도적인 기량‘을 가졌는가에 대한 고려다. 우승을 위해서는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카드가 필요하다. 김학범호의 선택은 부정할 수 없는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으로 귀결됐다.

두 번째 조건은 현재 대표팀 멤버 구성의 ‘약점을 메워줄 수 있는 선수인가‘에 관한 고민이다. 어떤 팀이든 약점은 존재하기 마련이다. 짧은 기간 안에 우승까지 무려 7경기나 치러내야 하는 아시안게임 대회 특성상 팀의 안정성이 중요한데, 팀이 안정감을 가지기 위해서는 부족한 부분을 와일드 카드로 채우는 것이 필수적이다.

두 번째 조건만 고려해보면 현재 김학범호에 필요한 자원은 수비진이다. 전임 감독 김봉길호 시절부터 U-23 대표팀의 수비력은 꾸준히 지적을 받아온 약점이다. 특히 측면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가 취약하다. 중앙 수비수에 경우 김민재의 합류가 유력하고 FC 서울의 황현수 등도 있다. 하지만 측면과 중원에서 수비를 맡을 선수들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달린다.

때문에 풀백 혹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반드시 와일드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의 목소리가 크다. 문제는 마땅한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K리그에 풀백 품귀 현상이 온 지 오래고 성인 대표팀 레벨의 풀백들은 대부분 병역 문제를 해결해 동기부여가 크지 않다. 탁월한 수비력을 가진 수비형 미드필더의 존재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마지막 조건으로 ‘최근 활약이 좋은 선수‘이다. 제 아무리 뛰어난 선수여도 아시안게임 전에 부상을 당했다거나 막상 대회에 돌입해서 좋지 않은 컨디션을 보여주면 말짱 도루묵이다. 소중한 와일드 카드 3장 중 1장을 허무하게 버리는 일이 발생하면 팀에 막대한 손실이 올 수 있다. 본선 무대에서 기본 이상의 활약이 보장되는 근래 활약상이 뛰어난 선수가 필요한 이유다.

 

 

이러한 조건을 가진 선수는 많다. 대표적인 선수가 대구 FC의 조현우다. 이번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으로 스타덤에 오른 조현우는 절정의 몸상태를 유지 중이다. 인천 유나이티드의 문선민도 고려 대상이다. 문선민은 월드컵에서 기대 이상의 플레이를 보여줬고, 지난주 K리그 복귀전에서는 멀티골을 뽑아내며 펄펄 날고 있다. 두 선수 모두 국방의 의무를 아직 이행하지 않았기에 아시안게임에 대한 열망도 강하다.

그러나 경쟁자들의 존재가 두 선수의 발목을 잡는다. 먼저 조현우가 노리는 골키퍼 자리에는 포항 스틸러스의 강현무와 전북 현대의 송범근이 버티고 있다. 강현무와 송범근은 소속 클럽에서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고 있어 조현우의 합류가 쉽지 않다. 문선민도 마찬가지다. 김학범호의 공격진은 풍족을 넘어 포화 상태다. 후방 쪽에 약점이 뚜렷한 상황이기에 문선민의 발탁 가능성은 크지 않다.

4년 전 ‘무실점‘ 우승의 인천을 기억하라

사실 누가 와일드 카드로 뽑히든 간에 중요한 것은 김학범호가 과연 우승 여부다. 준결승전까지 상대팀을 완파한다고 해도 결승전에서 패해 준우승에 그치면 이번 대회는 실패로 돌아간다. 아시안게임의 기본 목표가 우승인 만큼 정상을 향한 확실한 계획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

일련의 기준을 고려해 봤을 때 손흥민을 제외한 남은 2장의 와일드 카드는 수비 쪽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학범 감독의 애제자인 공격수 황의조의 발탁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과 황희찬이라는 검증된 카드와 이승우, 나상호 등이 버티는 공격진에 1장의 와일드 카드를 더 소비하는 선택은 무리수다.

과거 성공 사례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이후 28년 만에 정상에 오른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 멤버가 좋은 예다. 당시 대표팀 이끌었던 고(故) 이광종 감독은 철저한 실리 축구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회 직전까지는 수비적인 축구로 비판을 받았지만 목표였던 우승을 완벽하게 달성하며 종국에는 찬사를 받았다.

와일드 카드 선정에 있어서 이광종 감독이 내린 선택은 약점 메우기였다. 와일드 카드로 선택된 골키퍼 김승규, 수비형 미드필더 박주호, 공격수 김신욱은 기존 대표팀의 단점을 훌륭하게 채웠다. 김신욱의 경우 조별리그에서 부상 당하며 다소 아쉬움을 남겼지만, 수비 자원이었던 김승규와 박주호는 이광종호가 결승까지 단 한 골도 내주지 않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다년간의 유럽 생활로 탄탄한 기본기를 갖춘 박주호는 부드러운 볼 컨트롤로 중원을 장악했다. 공격력이 좋은 왼쪽 풀백 김진수가 전진하며 그 자리를 성실히 커버하며 역습을 대비하기도 했다. 수문장 김승규는 결정적인 위기 순간에 등장해 슈퍼 세이브를 기록했다. 상대의 무수한 슈팅은 김승규의 방어 범위를 넘지 못했다.

이광종호는 경기력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크게 남았으나 결국에는 금메달을 획득하며 ‘훌륭한 팀‘으로 남게 됐다. 원동력은 역시 수비였다. 패널티 박스 근처까지는 상대의 진입을 허용했지만 패널티 박스 안에서는 상대 공격수를 완전히 틀어막았다. 김신욱의 부상으로 공격력이 크게 떨어졌음에도 우승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에는 수비수들의 활약이 있었다. 오른쪽 풀백 임창우의 경우 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월드컵 활약‘ 조현우와 주세종, 수비 강화에 ‘안성맞춤‘

4년 전과 달리 김학범호는 안방이 아닌 원정을 떠나 대회를 치른다. 당연히 인천 아시안게임보다 더 많은 변수와 체력적인 부담을 안고 뛰어야 한다. 4년 전 보다 더 단단하고 빈틈없는 수비 집중력이 요구된다.

이러한 걱정거리를 그마나 줄이기 위해서는 팀의 안정성을 높일 수비수를 와일드 카드로 선택해야 한다. 마침 현 대표팀의 확실한 약점도 수비에 집중되어 있다. 또한 성공적이었던 4년 전 대회를 기억하면 수비 강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수비 강화의 방편으로 여론은 조현우 발탁을 주장하고 있다. 이미 우수한 골키퍼 자원을 보유한 점을 생각하면 무리수일 수 있지만, 다른 시각으로 보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당장 조현우가 가진 실력은 월드컵에서도 통할 정도로 수준이 높다. 1골이 대회 전체의 희비를 가르는 토너먼트 특성상 ‘실점 장면도 세이브 할 수 있는‘ 조현우의 존재감은 막상 대회에 돌입하면 크게 작용할 수 있다.

 

 

이미 아산 무궁화 프로축구단에서 병역 의무를 다하고 있는 주세종의 깜짝 발탁도 매력적인 카드다. 러시아 월드컵을 통해 주세종의 중원에서의 수비력과 준수한 패스 능력의 확실한 검증을 받았다. 주세종은 불안한 김학범호 중원의 밀도를 단번에 높일 수 있는 선수다.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면 주세종은 남은 병역 이행 기간을 바로 끝낼 수 있다. 어쩌면 아직 군 생활을 시작하지 않은 ‘미필‘ 선수들보다 마음가짐 측면에서는 더 간절할 가능성이 크다.

우수한 공격자원을 가졌지만 뒷문은 불안한 김학범호. 아직 병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월드컵 스타들. 과연 깊은 고민에 빠진 김학범 감독이 4년 전 인천처럼 수비력을 바탕으로 우승을 노릴지, 아니면 다른 방법으로 돌파구를 마련할지 축구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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