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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기성용, 삶: "유럽 생활 10년, 축구와 가족에 더 집중했다"
출처:스포티비뉴스|2018-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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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남서부에 있는 웨일즈의 도시 스완지. 도시 규모에 맞게 2만 여명을 수용하는 스완지 시티의 안방 리버티 스타디움은 경기가 열리는 날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하다. 하지만 경기장 밖의 삶은 한적하고 조용하다. 스완지가 뜨거워지는 날은 경기가 열리는 날 뿐. 아스널과 경기에서 기적 같은 승리를 거둔 이후, 기성용과 인터뷰하기 위해 다시 스완지를 찾았다.

런던에서 차로 4시간 가까이 운전해서 도착한 스완지 훈련장은. 도시 중심부를 지나 꽤 깊숙이 들어가면 정말 이곳에 훈련장이 있는 것일까라는 의구심이 들 때쯤 눈에 잘 띄지 않는 표지판을 만날 수 있다. 잠시 잠깐 방문한 스완지인데도 막막했다. 가족도, 친구도 떨어져서 6년의 시간을 보낸 기성용의 삶은 어땠을까?

유년기를 호주에서 보낸 기성용은,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해외에서 보냈다. 2006년 FC 서울에 입단한 기성용에게 본격적으로 출전 기회가 주어진 것은 2007년 시즌. K리그에서 3시즌 동안 활약을 보인 뒤 2010년 스코틀랜드 셀틱 이적으로 유럽 무대에 입성했다. 셀틱에서 3시즌을 보낸 기성용은 2012년 스완지 시티 입단으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진출했고, 어느새 6년이 지났다.

기성용은 프로 경력도 한국보다 유럽에서 보낸 시간이 훨씬 더 길다. 축구 선수의 삶인 동시에 이민자의 삶을 살아온 기성용의 축구장 밖 삶의 이야기를 물었다. 심심하고 외롭지는 않았을까? 꽤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고생한다는 향수병으로 고생했던 때는 없었을까? 기성용은 그런 질문이 무색하게 편안한 얼굴로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훈련장 오는 길이 찾기 어려웠어요. 외딴 곳에 따로 떨어져 있는 것 같아요. 휑하고. 스완지에 처음 온 날을 혹시 기억하나요. 사실 좀 막막했을 것 같기도 한데요?처음에는 일단, 이렇게 트레이닝 구장이 없었고요. 여기 말고 다른 곳에서 시작을 했어요. 여기는 지은 지가 얼마 안됐어요. 이제 2년 반, 3년 정도 된 거 같은데… 처음에는 열악했죠. 여기보다는. 그런데 이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중계권료 수익 등 돈을 많이 벌기 시작하면서 증축도 했고. 있을 거는 다 있기 때문에, 훈련하는데 경기 준비하는 데 선수 처지에서 정말 편해요. 처음 왔을 땐 이 정도까진 아니었고, 지금 많이 발전한 거죠.

-둘러보니 스완지는 조용한 동네이고, 구경할 곳이나 즐길거리도 많지 않은 것 같은데요. 사실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는 시간도 있잖아요. 그동안 개인적인 시간은 어떻게 보내 왔나요? 저뿐만 아니라 유럽에 있는 선수들을 보면 대개 오전에 훈련을 하기 때문에 오후에는 시간이 남아요. 딱히 여기서는 나가고 그런 건 많이 없는 것 같고.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요. 가족들과 있을 때는 가족들과 대부분 시간을 보내고.

혼자 있을 때는 요리도 제가 해야 하고 장도 보고, 축구도 보고. 그러다 보면 하루가 금방 가요. 좀 지루할 수도 있지만 혼자 이렇게 보내는 것은, 한국에서와는 완전 다른 생활인 것 같아요. 관계라든지, 한국에서보다는 만나는 사람이 많이 없고 하니까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것 같아요.

-직업인으로 축구 선수이니까, 상대 팀 분석이나 성장을 위해서도 다른 팀이나 다른 리그 경기도 많이 보는 편인지? 아니면 쉴 때는 아예 축구와는 거리를 두는 편인가요? 저는 축구 보는 것 좋아해요. TV에서 워낙 축구를 많이 해 주니까. 자연스럽게 시간도 남고, 경기를 좀 많이 보게 되요. TV에서 해 주는 경기는 빅 팀들 위주로 경기를 많이 해 주니까, 그 팀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려고 하고. 사실 이렇게 축구를 많이 보는 것은, 시간이 많이 남으니까. 그게 주된 이유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웃음)

-축구 외적으로 다른 취미 생활도 있나요?아뇨. 저는 취미 생활이 없고요. 다른 친구들 얘기를 들어 보면 골프도 치고 많이 하던데. 저는 집밖으로 나가고, 특별히 그러지 않는 것 같아요. 일단 가족들이 있을 때는 딸하고 잘 때까지 시간을 보내고, 같이 놀아 주고, 장보러 가고. 하루에 한번씩은 꼭 데리고 나가거든요. 딸 하고 있을 때는 바빠요. 목욕도 제가 시켜야 되고. 와이프가 밥이랑은 다 준비하지만, 딸이랑 시간을 많이 보내요. 혼자 있을 때는 책을 읽거나 성경도 읽고, 요리도 가끔씩 해 먹고. 저녁이 되면 축구 좀 보다가. 그러다 잠들 준비하고. 그런 일상인 것 같아요.

-요리도 즐기나요? 다양한 요리를 배워서 해 보고?아니요. 다양한 것 아니고요. (웃음) 뭐 특별히 요리는 잘한다는 건 아니고. 사실 여기는 한국보다 재료 같은 게 많지 않기 때문에, 가장 쉬운 고기라든지 생선이라든지, 한국에서 자주 먹는 찌개라든지, 이런 것들을, 큰 틀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거를 해 먹는 거죠 .가끔은 나가서 외식도 하고. 특별히 요리를 잘하진 않지만 혼자 생활한지 꽤 됐기 때문에 제가 어느 정도는 하는 것 같아요.

-한국이 그리울 때도 많았을 것 같아요. 유럽 진출 선수 중에는 향수병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가장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면?많았죠. 한국이 아니라 아시아 쪽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많이 했어요. 생활이라는 것보다는, 축구적인 측면에서, 경기에 좀 못나갔을 때 고민을 많이 했죠. 사람인데 왜 힘든 시간이 없었겠어요. 그래서 고민을 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여기 버티자는 마음이 더 컸던 거 같아요. 그런 어려운 시간에도, 특히 주위에서 와이프나 가족들이나 위로를 많이 해 줬죠. 그 힘을 얻어서 지금까지 온 것 같아요. 초반에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죠. 처음에 나왔을 때가 제일 어려웠던 거 같아요.

-한국을 대표하는 마음으로 경기한다고 했는데, 사실 어떻게 보면 밖에서 보기엔 막연한 느낌일 것 같아요. 아무래도 주위에 한국 사람이 없는 삶을 살다 보면 그런 게 느껴지나요?과거 선배들도 그랬고, 여기서 제가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밑에 있는 후배들도 올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거잖아요. 여기서 만약에 제가 경기장 안에서나 밖에서나 좋은 행동이나 좋은 경기력을 보이지 못한다면, 여기 사람들에게 아시아인은 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판단이 될 수 밖에 없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다 감안한다면 책임감이 주어지는 게 당연하죠. 한국 선수들이 앞으로 영국 무대에 많이 진출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저도 기존에 있는 선수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게 책임감이고 목표인 거 같아요.

-실제로 이제 9시즌을 유럽에서 보냈고, 머지 않아 10년을 채우게 됩니다. FC서울에서 보낸 시간의 세 배 가까이를 유럽에서 보냈잖아요. 이민자의 삶으로 개인을 돌아본다면? 한국에서 보다 생활은 편하죠. 사람들이 저를 잘 알아보지 못하고. 외국 생활은 자기 할 것만 하면 되거든요. 딱히 옆에서 누가 귀찮게 하는 것도 없고. 저 같은 경우 한국에 가면 만나야 할 사람도 많고, 만나자는 사람도 많은데, 그런 관계들이 여긴 없기는 없으니까요. 여기서는 축구와 가족들만 집중하면 돼요. 한국은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가 쉽지 않아요.

저는 TV를 잘 안보는 편이라, 여기서도 축구 외엔 TV를 볼 시간도 없고, 축구와 가족에만 집중이 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한텐 맞는 거 같아요. 어떤 분들은 심심해 할 수도 있고, 친구들하고 놀기 좋아하는 친구들이나, 취미가 있는 친구들은 여기에서 사는 게 좀 힘들 수도 있어요. 물론 저도 가끔 힘들 때도 있죠. 먹고 싶은 거 못 먹을 때는 한국이 그립기도 하지만, 생활적인 부분에는 말도 통하고 하니까 편한 것 같아요.

-이런 면은 아이가 생기고 가장이 되면서 생긴 변화인가요? 아니면 원래도 혼자 조용하게 지내는 성격이었나요?물론, 친구들하고 노는 건 좋아했는데 그렇게까지 그랬던 건 아닌 거 같아요. 휴가 때 친구들하고 놀러 다니고, 그 정도였죠. 원래 집에 있는 걸 좋아했고, 결혼하고는 당연히 가족들과 있으니 좋고. 딱히 제가 결혼 전에도 취미라는 게 없었던 것 같아요. 골프도 거의 친 적도 없고. 교회도 가고, 신앙 생활을 하다 보니까. 그게 저한테 맞는 거 같아요. (-가족들은 자주 같이 와서 지내는 편인가요?) 대부분 여기서 지내다가, 와이프가 일을 해야 되는 시기가 오면 가끔씩 떨어져 지내는데 대부분 저랑 같이 지내고 있어요.

-벌써 프리미어리그에서만 6년간 뛰었고, 한국인 최다 출전 선수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타향살이라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것 같아요.그동안 좋은 추억도 많이 있었고 힘든 시간도 있었는데, 포기 하지 않았던 게, 저한테는 지금까지 올 수 이었던 계기였던 것 같아요. 중간 중간에 여러 가지로 힘든 상황도 많이 있었지만,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었고, 그러다 보니 어느새 6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가고 있네요. 제가 생각했을 때는, 아직까지는 이 리그에서 버틸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계속 도전을 해보고 싶어요. 어디까지 갈지는 모르겠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한국 선수로 여기에 대표해서 나와있기 때문에, 한국인으로서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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