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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은 경기로 판단"..신태용호가 가슴에 새긴 말
출처:스포티비뉴스|2018-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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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메이카전을 하루 앞두고 터키 안탈리아 땅을 밟았다. ‘최강 한파’로 얼어붙은 한국과 달리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지중해 휴양지’의 여유를 느낄 틈은 없었다. 곧바로 차를 빌려 대표팀 훈련장으로 이동했다.

거리는 한산했다. 광활한 평야가 끝없이 펼쳐졌다. 한참을 달렸다. 좁은 비포장도로와 비닐하우스를 지나서야 대표팀의 훈련장이 나왔다. 햇볕은 강하게 내리쬈다. 최고 기온은 18도. 잔디 관리인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물을 뿌렸다. 대표팀을 태운 버스가 도착했다.

선수들의 표정에는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몰도바전의 피로, 아직은 올라오지 않은 몸 상태 등이 겹쳤다. 러시아로 향하는 ‘막차’를 타려는 선수들은 절실했다. 훈련이 시작되자 입가에 웃음은 사라졌다. 자신의 존재를 신태용 감독에게 ‘각인’하기 위한 경쟁의 장이 열렸다. 선수들은 깊은 태클과 치열한 몸싸움을 주저하지 않았다. 신 감독은 “그렇게 해서 경기에 나갈 수 있겠어?”라며 내부 경쟁을 유도했다.

자메이카전 당일. 경기 시작 5분 만에 ‘사건’이 발생했다. 장현수가 공격수를 놓치며 실점하고 말았다. 온갖 비판 여론이 일었다. 자메이카 감독이 “가장 인상적인 선수는 장현수”라고 하자 조롱이 쏟아졌다. 장현수가 전지훈련에서 흘린 땀은 단 한 번의 ‘실수‘로 물거품이 됐다. 대표팀의 ‘수비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베테랑 이근호는 흔들리는 팀 분위기를 다잡았다. “수비는 공격수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며 장현수의 문제가 아닌 모두의 탓으로 돌렸다. “대표팀 선수는 책임감을 갖고 뛰어야 한다. 여긴 소속팀이 아니라 대표팀이다. 팀이 우선이 되어야 하고 희생정신을 더 발휘해야 한다”며 후배들에게 메시지를 던졌다.

신체적, 정신적 피로가 누적된 시점. 대표팀에 하루의 휴식이 주어졌다. 선수들은 대부분 호텔 내부에서 시간을 보냈다. 대표팀 관계자는 “타박상을 입거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들이 많다. 하루 종일 쉴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 ‘휴양지’ 안탈리아는 볼거리가 많지 않다. 구시가지에만 항구와 유적지, 음식점 등이 몰려있다. 호텔 내부에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어 외부에 나갈 필요가 없다. 호텔에 발을 들이는 순간 수영장, 스파, 세탁, 식사, 디저트, 심지어 위스키, 칵테일, 맥주 등 주류까지 모든 게 ‘무료’이다. 대표팀 숙소와 구시가지까지 거리도 50km 이상이라 차를 빌리지 않는 한 이동도 불가능했다.

대표팀은 쉬어도 ‘취재’는 쉴 틈이 없다. 안탈리아로 전지훈련을 온 대전 시티즌 고종수 감독을 만났다. 고 감독은 몰도바, 자메이카전을 현장에서 직접 관전했다. 고 감독에게 대표팀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대표팀 선수는 책임감을 갖고 뛰어야 한다. 겉멋이 든 선수가 보였다. 자신만 빛나려고 하면 안 된다”고 일침을 날렸다. 다만 ‘장현수 논란’은 현장과 여론 사이에 간극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비는 조금만 더 집중했으면 되는 데 아쉽다. 선수를 기용하는 지도자와 여론 사이에는 온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밖에서 보면 정확한 사실을 알기 힘들다”고 말했다.



‘꿀맛 휴식’을 취한 대표팀은 다시 훈련장으로 복귀했다. 표정에 한결 여유가 생겼다. 무난하게 훈련이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 이근호와 정우영을 중심으로 선수단은 뭉쳤다. 두 선수는 후배들에게 한참을 얘기했다. 선수들은 생각에 잠긴 듯했다. 정우영의 말이 끝나자 손을 맞대고 파이팅을 외쳤다.

라트비아전 이후 이재성에게 두 선수가 어떤 말을 했는지 물었다. 이재성은 “고된 훈련을 버티고 열심히 한 만큼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했다. 우리가 훈련을 하는 건 팬분들이 모르신다. 팬들은 경기를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끝까지 경기를 집중하자고 애기했다”고 밝혔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31위 라트비아와 경기는 1-0으로 승리했다. 당연히 만족스러운 결과가 아니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전지훈련은 월드컵으로 향하는 과정”이라고 말했지만 결과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결과는 분명 아쉬웠다. 다만 이번 전훈에서는 김신욱을 활용한 공격 전술을 다듬었고 홍철의 가치를 재발견했다. 다양한 조합으로 센터백을 실험한 점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전지훈련을 마쳤는데 공수에서 활약한 선수 한 명씩을 뽑아주시죠.” 취재진 가운데 한 명이 질문했다.

신 감독은 망설임 없이 답했다. “선수들의 사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말하지 않겠습니다. 월드컵까지는 모든 선수가 하나가 돼야 합니다. 특정 선수를 거론하지는 않겠습니다.”

대표팀은 선수 개개인이 빛나기 위한 곳이 아니다.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순간 결과는 모두의 책임이 된다. 감독이나 선수 한 명의 탓으로 돌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팬들이 세운 기준도 엄격하다. “팬은 경기로 판단한다”는 베테랑의 말은 그래서 울림이 있다. 감독과 선수들은 때로 쏟아지는 비판에 억울한 감정이 올라올 수 있다. 그러나 태극마크를 단 이상 그 무게를 견디고 버텨야 한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신태용호가 가슴에 새긴 교훈이다. 개인을 희생하고 팀을 먼저 생각해야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거대한 산’을 넘는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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