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의 인생경기 '생애 첫 위닝샷, 기억하시나요?'
출처:점프볼|2016-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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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에게 ‘인생경기’를 꼽아달라고 말하자 “전 아직 인생경기가 없어요”라며 웃었다. 김영환의 인생경기, 모두가 그 경기를 떠올리지 않는가. 김영환의 3점슛으로 LG가 역전승을 거둔 그 날 말이다. 고민해 보겠다던 김영환에게서 며칠 후 문자메시지가 왔다. “작년 버저비터 경기나 2014-2015시즌에 모비스와 했던 4강전 4차전 정도요. 중요한 경기 때 잘한 게 별로 없네요”라는 겸손한 답변이 왔다. 그의 말처럼 중요한 순간 잘한 ‘삼성전 위닝샷 경기’를 인생경기로 꼽아 되감기해 보았다.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5라운드 후반과 6라운드 초반, LG는 시즌 처음으로 4연승을 달리며 후반기 고춧가루 부대로 떠올랐다. KGC인삼공사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오리온, 동부, 케이티에 내리 승리를 챙겼다. 1라운드 2승 7패, 2라운드 2승 7패 등 출발이 안 좋았기에 4연승은 많은 창원 팬들을 들뜨게 했다.

“선수들이 조금씩 승리하는 법을 알았어요. 자신감에 차 있었죠. 외국선수들이 바뀌며 어수선했는데, 샤크(맥키식)가 와서 잘 적응하고, 승리하다 보니 분위기가 좋아졌어요. 플레이오프 진출이 희박한 상황이었지만, ‘마지막까지 해보자’는 분위기로 재미있게 경기 했었죠.” 김영환의 말이다.

하지만 4연승 뒤 거짓말처럼 3연패가 찾아왔다. 모비스, KCC, KGC인삼공사에 일격을 당했다. 2016년 2월 14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이뤄진 삼성과의 6라운드 대결은 연패냐, 연패 탈출이냐의 갈림길에서 이뤄졌다. 시즌 상대전적은 3승 2패, 삼성은 LG가 KGC인삼공사와 함께 5라운드까지 상대 전적에서 앞선 유이한 팀이었다.

1쿼터부터 팽팽한 공방전이었다. 2쿼터 들어 트로이 길렌워터가 19점을 몰아치며 9점차 리드(57-48)를 선사했으나 후반 들어 다시 접전이 됐다. 삼성은 4쿼터 주희정의 3점슛 덕분에 역전(83-82)에 성공하며 분위기를 가져가게 됐다. 경기 종료까지 남은 시간은 1분. LG가 5점차로 밀리는 상황이었다. 4쿼터 33초를 남기고 양우섭의 3점슛이 들어가면서 점수차는 2점차(92-94)로 좁혀졌다. 다음 공격에서 삼성 이관희의 슛이 림을 외면하면서 점수차는 그대로 유지된 상황. 이제 남은 시간은 6초. 한상혁이 김영환에게 패스했고, 그는 곧바로 3점슛을 시도했다. 김영환 특유의 포물선을 그린 그 슛은 경기 종료 버저가 울림과 동시에 림을 관통했다.

95-94, LG가 대역전승을 결정짓는 순간이었다. 평소 경기에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김영환은 왼손을 번쩍 올렸다. 이어 동료들, 팬들과 함께 승리를 자축했다.

“농구를 하면서 그런 슛을 넣을 넣어볼 기회가 얼마나 있겠어요. 막 던져서 들어갔다면 그렇게까지 기쁘지 않았을 텐데, 스텝 밟고 던지는 순간에 ‘들어갔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말 짜릿했죠.”

김영환의 위닝샷에 6,539명의 관중이 환호했다. 선수들도 이 슛이 들어갔을 때 팬들의 함성소리에 귀가 울릴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김영환은 “시즌 처음으로 만원 관중이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팀 성적이 안 좋았는데, 그렇게 많은 관중 앞에서 짜릿한 승부를 보여드려서 저도 흥분했던 것 같아요. 너무 좋았죠.”

경기가 끝난 후 축하 전화에 휴대폰이 뜨거워질 지경이었다.  ‘운 좋게 들어갔네’, ‘올해 쓸 운을 위닝샷에 다 썼네’라는 장난식의 연락도 있었다.

사실 마지막 슛의 자세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기도 했다. 사진을 보면 김영환은 이관희를 앞에 두고 시도해 슛 밸런스가 흐트러진 상태에서 던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김영환은 이를 부정했다. “주변에서는 ‘골대를 보지도 않고 던졌는데 들어갔네!’하시는데, 저는 슛 밸런스가 잡힌 상태로 던졌거든요. 스텝도 맞았어요.”

재밌게도 이날 김영환은 마지막 3점슛 전까지 4개의 3점슛을 시도했지만, 모두 림을 빗나간 상태였다. 결국 위닝샷이 이날 그가 터트린 첫 3점슛이었던 셈이다. 김영환은 9득점 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의 연패 탈출을 도왔다.



지난 시즌 김영환의 쿼터별 득점을 보면 4쿼터 득점(3.4득점)이 가장 높다. 다음으로는 1쿼터(3.3득점)가 높다. 중요한 순간 꽂아주는 김영환의 슛 덕분에 LG는 위기의 순간을 넘기기도, 추격에 불을 지피기도 했다. 앞서 인생경기로 꼽은 위닝샷 경기도 그랬다.

김영환이 꼽은 또 다른 인생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15년 3월 24일에 열린 2014-2015시즌 모비스와의 플레이오프 4강 4차전 경기다. LG는 데이본 제퍼슨이 애국가 스트레칭으로 논란을 빚어 결장한 상황이었다. 팀이 위기를 맞은 가운데, 김영환은 선수들을 불러 모아 의지를 다졌다.

모두가 모비스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LG 선수들의 생각은 달랐다. 똘똘 뭉쳤고, 한 발짝 더 움직인 덕분에 대등한 승부를 가져갔다. 3쿼터까지 리드를 지켜갔지만, 문태영(現 삼성)이 폭발적인 득점력을 선보여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때 김영환이 집중력을 발휘했다. 4쿼터에만 11득점을 몰아넣었고, 양우섭과 김시래의 득점이 더해져 84-79로 모비스를 제압했다. 아쉽게 5차전에서 패하며 플레이오프 탈락했지만, 당시 LG의 투혼은 감동을 불러오기 충분했다.

“어릴 때부터 고참 역할을 맡아왔어요. 29살에 케이티에서 LG로 트레이드됐는데, 제 위에 백인선 선수밖에 없었어요. 어린 나이에 주장을 맡다 보니 팀을 어떻게 이끌어야 하는지 감이 잡히더라고요. 감정 표현을 심하게 하거나 흥분하면 다른 선수들도 휩쓸려요. 최대한 냉정하게 경기에 임하면 선수들이 조금은 믿고 따라와 주는 것 같아요.

코트를 나오면 김영환은 주장의 완장을 내려놓고, 맏형으로 돌아간다. 동생들을 모아 안부도 묻고, 이런저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도 주도했다. 올 여름에도 그랬다. 그래서일까? LG가 유지해온 후반기의 좋은 분위기가 비시즌 훈련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시즌을 준비하다 보면 ‘될 것 같은’ 시즌이 있고, 최선을 다해도 불안한 시즌이 있어요. 이번 시즌에는 분위기가 좋아요. 선수들이 자신감이 있고, 운동 분위기도 좋고, 의지도 보여 좋죠. 2015-2016시즌을 일찍 마무리해서 아쉬웠어요. 팬들께도 죄송하고요. 그래서 여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다가오는 시즌에는 다른 팀 쉴 때 우리도 농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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