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 대표팀이 유럽 강호와 원정 평가전을 추진, 성사 여부에 관심을 모으고 있다.

18일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대표팀은 오는 6월 FIFA A매치 기간(5월 30일~6월 7일) 동안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정상급 강호들과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경기 장소는 오스트리아 등 제3국이 될 것이 유력하다.

대한축구협회는 현재 협상 중이라고 설명하며 성사 가능성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축구협회가 내부적으로 정한 A매치 상대팀 섭외 원칙은 FIFA 랭킹 20위권 이내에 드는 유럽 강호이자, 오는 유로 2016 본선 참가국들이다.

유럽 강팀과의 원정 평가전 추진은 이미 지난해부터 계획된 프로젝트였다. 당초 유로 2016 본선에서 탈락한 국가들의 섭외가 더 수월할 것으로 예상됐고, 네덜란드나 스코틀랜드 등이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오히려 유로 본선에 탈락한 국가들이 많은 비용과 무리한 조건을 제시한 것이 알려지면서 협회는 발상을 전환해 강팀들을 섭외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유로 본선 참가국들 역시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어차피 전력 점검과 전술 실험을 위해 일정 수준 이상의 전력을 갖춘 연습 상대를 구해야했다는 점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 역시 베스트 전력으로 나서는 유럽 강호와의 정면승부를 통해 우리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고, 유럽축구의 흐름도 파악할 수 있어 그야말로 금상첨화다.

대표팀은 지난해 아시아 무대에서 독보적인 성적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한국보다 전력이 떨어지는 아시아의 약체팀을 상대로 손쉬운 승리를 거둔 게 아니냐는 평가도 따라다닌 것이 사실이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일찌감치 “지더라도 강팀과 경쟁할 수 있어야한다”고 주장해왔다.

올해부터 시작되는 최종예선에서는 경쟁팀들의 수준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슈틸리케호도 경기력의 수준을 더 끌어올려야할 시점이다. 한편으로는 대표팀이 안정궤도에 접어들면서 강팀과도 충분히 경쟁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현재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 스페인은 2월 기준 FIFA랭킹 3위의 강호다. 유로 2008과 2012를 연달아 제패한 디펜딩챔피언으로 올해도 유로 본선에 당당히 진출했다. 한국과의 상대전적에서는 2무 3패로 우리가 열세다. 스페인은 아직 유로2016을 앞두고 6월 친선전 상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한국과의 A매치 성사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