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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최용수를 '선수빨'이라 했나
출처:일간스포츠|201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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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최용수(42) 감독에게는 항상 ‘선수빨‘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다녔다.

정식 감독 데뷔 시즌을 치렀던 2012년 최 감독은 K리그에서 압도적 우승을 일궈냈다. 데뷔 첫 해 리그 우승이라는 엄청난 업적을 세웠다. 하지만 그 영광은 ‘선수빨‘로 인해 평가절하됐다.

K리그 역대 최고의 공격수라 평가 받았던 데얀(34·베이징 궈안)을 필두로 K리그 간판 미드필더 하대성(30·베이징 궈안)의 존재가 핵심이었다. 이 선수들과 함께 김진규(30), 김주영(27·상하이 상강) 등 전·현직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들과 몰리나(35), 아디(39) 등 정상급 외국인 선수들도 있었다. 당시 서울은 K리그 최강의 멤버였다. 이 멤버로 우승하지 못하는 것이 더 이상하다는 논리가 지배했다.

2013년에도 핵심 멤버들이 존재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이라는 업적을 일궈냈다. 최 감독은 AFC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했다. ‘선수빨‘이라는 인식도 이어졌다.

진정한 시험대는 2014년이었다. 데얀과 하대성이 중국으로 떠났다. 아디는 현역 은퇴했다. 핵심 멤버가 대거 빠진 상황에서 서울 구단은 투자를 줄였다. 최고의 멤버로 시즌을 치를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부잣집 도련님은 사라졌다.

최 감독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밖에 없었다. 시즌 초반 리그는 하위권이었고, 스리백이라는 전술은 조롱의 대상이 됐다. ‘선수빨‘이 없으니 성적도 낼 수 없다는 논리가 입증되는 듯했다.

하지만 마지막 반전이 있었다. 최 감독은 이런 시선과 당당히 싸우며 AFC 챔피언스리그 4강, FA컵 준우승, K리그 3위라는 업적을 일궈냈다.

 

 

‘선수빨‘이 아니라는 것은 2015년 완벽히 입증했다.

최 감독은 지난 달 31일 인천 유나이티드를 3-1로 꺾고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서울이 17년 만에 들어올린 FA컵이다. 특히 최 감독은 아드리아노(28), 다카하기(29), 오스마르(27) 등 외국인 선수들을 직접 뽑으며 데얀, 하대성, 아디 공백을 완벽히 지우는데 성공했다. 이 세 명의 선수는 최 감독의 지도 아래 K리그 정상급 선수로 거듭났다. FA컵 우승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카하기는 FA컵 MVP를 수상했고, 아드리아노는 결승골을 성공시켰다. 또 K리그 최강 스리백을 완성했다.

감독 생애 두 번째 우승이자 데얀과 하대성 없는 첫 번째 우승, FA컵 우승이 특히 의미 깊은 이유다.

FA컵 우승 뒤 최 감독은 "3년 전 우승할 때 데얀, 하대성 이런 친구들의 힘이 컸다. 사실 지도자로서 그런 멤버를 만나기도 쉽지 않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최고의 선수는 없지만 최고의 팀 스피릿이 있다. 과도기를 거치면서 내 사고도 열렸다. 그래서 가능성 있는 친구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었다. 선수들이 잘 따라와 줘 고맙다. 이번 우승이 상당히 기쁘다"고 밝혔다.

이제 ‘선수빨 최용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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