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0주년 ‘철의 여인’ 한채진, 그가 코트에 서 있어야 하는 이유
출처:점프볼|202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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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에도 한채진은 30분이나 코트를 밟았다.

1984년생 한채진은 만 38세, 한국 나이로 39세인 베테랑 선수다. 2023년 1월 27일 열리는 부산 BNK썸과의 원정 경기에서 출전하면 여자프로농구 최고령 선수 출전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그만큼 한채진이 코트를 밟는 것은 진귀한 일. 올 시즌 기량이 떨어졌다고는 하나 베테랑의 노련함은 승부처에서 빛을 발한다.

한채진은 2009-2010시즌부터 2021-2022시즌까지 꾸준히 30분 이상 출전하며 활약했고, 지난 시즌 평균 9.7점 6.3리바운드 2.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줄어든 24분 50초를 뛰며 2.9점 3.9리바운드 1.7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특히 3점슛 성공률은 8.3%로 대폭 하락했다.

그럼에도 구나단 감독은 한채진이 인천 신한은행에 꼭 필요한 선수라 말한다. 25일 인천도원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과 청주 KB스타즈의 경기 전 구나단 감독은 “나이도 작용하겠지만 팀 색깔이 많이 변했고, 그 과정에서 (한)채진이가 자기보다는 동료들의 기회를 봐주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공을 많이 갖지 못하고, 슛을 쏘지 못하기도 하면서 감이 떨어졌다. 연습할 때 채진이가 슛을 쏘면 선수들이 박수를 쳐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가 지나가면 채진이는 한국 나이로 마흔이 된다. 내가 채진이에게 바라는 것은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는 것이다. 시즌 초반 무릎 부상도 입었는데 참아가며 뛰니 기량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정말 잘해주고 있고 팀의 중심을 잡아준다. 체력이 없으면 선발도 쉽지 않은데 선발 출전한다. 농구적으로 봤을 때는 기량이 떨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외적으로 해주는 것이 많다. 우리에게 꼭 필요하다”라고 칭찬했다.

 

 

경기에서도 한채진이 코트 위에 서 있어야 할 이유는 분명하게 존재했다. 한채진은 경기 초반 이경은에게 패스해 돌파 득점을 도왔고, 51-54로 뒤진 4쿼터에는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김소니아에게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84-79였던 2차 연장 종료 19초 전에는 몸을 날려 강이슬의 공을 낚아챘다. 0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 1스틸이라는 부족한 기록에도 30분 27초 동안 코트를 밟은 이유가 설명되는 순간이었다.

더불어 하프타임에는 한채진의 데뷔 20주년 기념 전달식이 열렸다. 쉼 없이 점프를 뛰고, 거친 몸싸움이 가득한 농구를 20년 넘게 한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어려운 일을 ‘철의 여인’ 한채진이 해내고 있다. 한채진이 2023년 1월 27일에 여자프로농구의 새 역사를 쓸 수 있을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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