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벤치전력이 한 경기에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아산 우리은행은 지난 22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청주 KB스타즈와의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3라운드 맞대결에서 79-66으로 승리했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타 구단에 비해 로테이션 인원을 적게 가져간다. 적은 인원이 뛰지만 그만큼 그 인원들 개개인 모두 강력하다. 많이 뛰는 만큼 우리은행의 베스트5는 리그 최강이지만, 타 구단에 비해 벤치 자원들의 지원사격이 약하다.

또 하나 약점은 주전들이 자리를 비웠을 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경기 에서 자리를 비웠던 선수는 다름아닌 박혜진이었다. 물론 누가 빠져도 팀에 전력 누수지만, 박혜진의 공수 활약은 우리은행에 정말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위성우 감독 역시 경기 전 “(박)혜진이가 빠져 걱정이다"라며 걱정을 내비쳤다. 이어 "그렇다고 다른 주전들을 더 뛰게 할 수는 없다. (고)아라가 먼저 투입될 예정이다”라며 고아라 선발을 알렸다.

고아라는 위성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지난 12일 KB스타즈전 선발 출전 후 오랜만에 경기에 나선 고아라는 경기 초반부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고아라는 박지현의 패스를 받아 속공에서 득점인정 반칙을 얻어냈고, 적극적인 공격을 통해 자유투도 얻어냈다. 수비에서도 스틸을 통해 끈끈한 우리은행 수비 속에서 제 몫을 다했다.

고아라의 활약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우리은행이 3쿼터 승기를 잡는 과정 속에서 고아라 역시 속공과 돌파 득점을 통해 팀 리드에 무게를 더했다. 4쿼터에도 코트를 밟은 고아라는 젊은 선수들과 함께 뛰며 3점슛과 리바운드를 통해 승리를 완성했다.

고아라는 26분 18초를 소화하며 14점 4리바운드 2스틸을 기록했다. 이번 시즌 첫 두 자리 수 득점이었다. 로테이션 인원이 적은 우리은행에게 벤치멤버 고아라의 활약은 매우 반가운 일. 이번 경기 승리보다 더 큰 소득이었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경기 종료를 얼마 남기지 않은 시점에 우리은행 벤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바로 이번 시즌 일취월장 활약을 펼치던 김은선이 착지하면서 무릎 부상을 당한 것이다. 김은선은 수비 과정에서 오른쪽 무릎에 부상을 입었다.

이번 시즌 김은선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던 위성우 감독 역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경기 후 위성우 감독의 만감이 교차하는 인터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위성우 감독은 “(박)혜진이가 없어서 걱정했는데, 다른 선수들이 그만큼 더 집중해줬다. 특히 (고)아라가 생각보다 너무 잘해줬다. 그런데 (김)은선이가 크게 다친 것 같아 걱정이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우리은행의 이번 시즌 목표인 우승을 위해 벤치멤버들의 지원 사격은 필수불가결이다. 주전들의 기량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그들의 나이 역시 무시하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날 고아라의 활약은 매우 반갑지만, 김은선의 향후 결장이 불가피한 것은 매우 큰 악재다. 그래도 우리은행이 기대해 볼 만한 소식은 후반기 노현지가 부상에서 복귀한다는 점이다.

로테이션과 벤치가동 계획에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주전 멤버들을 도와 우리은행에 천군만마가 되어줄 벤치멤버는 누가 될 지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