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경민(27)의 컨디션이 살아났다. 정규 시즌 국내 선수 MVP(최우수선수)의 판도를 다시 가를까.

원주 DB 프로미가 정규 시즌 우승에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섰다. 지난 6일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78대59로 승리한 DB는 2.5경기 차 1위다. 최소 2위는 확정했고, 우승 매직 넘버 ‘2‘다. 현재 상황에서는 오는 9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우승이 확정될 확률이 매우 높다. 시즌 막판까지 KCC와 현대모비스의 맹추격을 받았던 DB는 이제서야 겨우 한숨 돌렸다.

돌아온 두경민의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는 것도 호재다. DB는 지난 2월 한 달 동안 ‘두경민 파문‘으로 시끄러운 시기를 보냈다. 코칭스태프, 팀원들과의 불화설에 휩싸였고 갖은 소문이 무성했다.

지난 2월 10일 현대모비스전을 끝으로, 대표팀 차출 기간 포함 3주 가까이 소속팀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두경민은 지난 1일 KCC전에 복귀했다. 복귀전에서 25분51초를 뛰며 10득점-2리바운드-5어시스트를 기록했던 두경민은 두번째 경기 창원 LG 세이커스전(3일)에서 30분48초로 출전 시간을 늘렸고, 6일 현대모비스전에서는 34분28초로 거의 풀타임을 뛰며 15득점-3리바운드-6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후반에만 어시스트 5개를 기록하며 경기 감각을 회복했음을 증명했다. 두경민이 살아나면, DB 역시 플레이오프에서 최상의 팀 호흡을 보일 확률이 높아진다.

그리고 두경민의 존재감이 MVP의 주인까지 바꿔놓을 수 있다. 당초 두경민은 유력한 MVP 후보였다. 꼴찌 후보였던 DB가 단독 선두로 돌풍을 일으킨 데는, 두경민을 비롯한 국내 선수들의 성장이 중심에 있었다. 더군다나 두경민은 한 시즌만에 팀의 ‘에이스‘로 자리잡으며 태극마크까지 달았다. 모든 것이 완벽한 시즌이었기 때문에 몰표가 예상됐다.

하지만 지난달에 있었던 논란으로 인해 MVP 수상 확률도 낮아진 것이 명백한 사실이다. 과연 그가 언제쯤 코트에 돌아올 수 있을지 불확실한 상황이었고, 실제로 그사이 DB의 팀 성적도 떨어져 우승 가능성이 흔들렸다.

허나 두경민이 살아나고 있고, DB 역시 우승이 코 앞까지 왔다. 지금 두경민을 제외하면 마땅한 국내 선수 MVP 후보가 없다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 오세근(KGC)도 유력 MVP 후보지만, 부상으로 사실상 정규 시즌 남은 경기는 출전이 어렵다. 기록에서는 오세근이 두경민보다 앞서도 투표 시기에 부상으로 부재중인 것은 매우 불리한 점이다. 이정현(KCC) 역시 부상 등으로 최근 컨디션이 떨어진 상태다. 또 이대로 DB가 우승을 차지한다면, DB 소속 선수가 정규 시즌 MVP가 될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 MVP가 유력한 디온테 버튼은 "두경민과 함께 MVP를 받고싶다"는 개인적인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정규 시즌이 끝나면, 곧바로 MVP의 주인공이 가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