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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식 감독, 류현진과 김현수를 외면했던 스카우트 풍조에 일침
출처:OSEN|2017-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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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단의 선수 스카우트는 구단의 미래를 결정하는 출발점이다. 미국 야구기자의 전설적인 인물인 레너드 코페트(1925~2003)는 그래서 야구단의 성패는 스카우트의 손에 달려 있다고 단언했다. 유능한 스카우트가 되기 위한 자질은 판단력과 운이라고 정리했던 코페트는 “이기는 팀을 꾸밀 수 있는 ‘쓸 만한 선수’를 판단하는 것, 밑바닥에 숨겨져 있는 원목 고르기”를 스카우트가 하는 일로 설명한 바 있다.

사실 스카우트가 어느 선수를 보고 ‘기본재능을 판단, 장차 어느 정도까지 성장할 수 있는가를 가늠하는 일’은 쉽지 않은 노릇이다. 코페트도 말했듯이, “몇 가지 확실한 능력, 몇 가지 뚜렷한 결함, 그리고 가능성으로만 남아 있는 많은 여백을 보고 그 선수의 장래를 판단해야한다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2017년 프로야구 KBO 리그 개막(3월 31일)을 앞두고 롯데 자이언츠의 1차지명 신인 윤성빈(19)이 어깨를 다쳐 사실상 올해 시즌을 접었다는 소식이 있었다. 부산고를 나온 윤성빈은 시속 150㎞ 이상을 던질 수 있는 우완 투수로 롯데 구단이 장래를 보고 선택했지만 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난 것이다.

윤성빈의 사례는 새삼스러이 고교 선수(투수)들에 대한 관리와 보호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도 뒤늦게 투구 수 제한 따위의 투수보호대책 마련에 나선 모양이다.

어찌 보면 중, 고교 시절 유망 투수들에 대한 혹사는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이 몰락한 원인으로 꼽을 수도 있다. 류현진(30. LA 다저스)이나 김광현(29. SK 와이번스)같은 ‘위압적인’ 투수들의 실종을 부른 것이 ‘고교투수들의 잔혹사’에서 비롯되지 않았는가 하는 시각인 것이다. 고교 팀들이 눈앞의 성적에 급급하다보니 선수보호는 뒷전이고 결국 장래성이 있는 투수들이 부상으로 꽃을 채 피워보지 못하고 스러진 사례는 한둘이 아니다.

그야 어쨌든, 2000년대 한국프로야구사에는 ‘아주 이상한’ 스카우트 사례, 아니 엄밀하게는 ‘스카우트가 (선수를) 외면한’ 사례가 나온다. 류현진과 김현수(29. 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그 주인공들이다.

스카우트들의 판단착오였거나 아니면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한 외면으로 자칫 빛도 보지 못하고 뒤안길로 사라질 뻔 했던, 아찔했던, 그러나 한심스러운 순간들이 2006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류현진과 김현수에게 일어났다.



김인식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감독은 류현진과 김현수의 사례를 들어 잘못된 우리 야구계 스카우트 풍조에 일침을 가했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류현진은 동산고 3학년 때인 2005년에 모교를 청룡기고교대회 우승으로 이끌었던 유망 투수였으나 앞 순위 구단들이 고개를 돌렸다. 연고구단인 SK는 포수자원 확보 때문에 이재원(현 SK)을 선택했고, 다음 순번인 롯데 자이언츠는 투수 나승현을 데려갔다.

순번이 밀려 내려온 류현진을 두고 한화 이글스는 고심했다. 당시 김인식 한화 감독이 류현진을 지목하지 않았다면, 류현진의 신세는 점치기 어려웠다.

“낮 경기였는데(청룡기대회) 류현진이 던지는 것을 보게 됐다. 팔 수술하고 잘 못됐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잘못됐다는 선수가 어떻게 저렇게 잘 던질 수 있나’하고 의아하게 생각했다. 내 기억으론 5번 타자인가로 나가 방망이도 잘 쳤다. 주변에 뜬소문이 있었는데 ‘뭔지는 모르겠지만 무슨 오해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서 인천야구의 대부 김학용(동산고, 동국대 감독 역임)한테 물어본 뒤 우리가 뽑게 됐다. SK는 애초에 포수를 선택했고, 롯데가 포기해 한화로 온 것이다.”(김인식 전 한화 감독의 회고담)

김현수의 경우는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신일고 시절 이영민 타격상까지 받았던 그여서 타격자질은 공인 받았다고 해야 할 터였다. 그런데도 김현수는 신인지명에서 구단들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김현수의 경우는)실제로 현장에 있는 사람들(감독들)이 잘 살펴봤으면 그런 일이 안 생겼을 것이다. 스카우트들이 무슨 ‘발이 느리다는 둥’ 몰아가 저들끼리 보이 않는 ‘당꼬(담합의 일본 말, 짬짜미를 일컬음)’를 맺은 것이 아닌가. 이영민 타격상을 받은 선수를 이상한 식으로 몰아갔다. 걸음이 느리다는 그런 쪽으로. 류현진도 그랬듯이 나쁜 쪽으로 소문을 흘린 것이다. 프로 감독들이야 그 선수가 누구인지 잘 알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이상하단 말이야. 몇 명의 스카우트가 (선수에 대한 정보를)서로 얘기할 수 있는 일인가. 저들끼리 비밀로 해야 될 일이 아닌가. 내가 안 뽑았을 때는 남도 못 뽑게 하려면 남들한테도 (그 정보를) 절대로 비밀로 해야 하는데, 어느 팀은 누구를 안 뽑는다는 비밀을 드러내는 짓이 아닌가.”(김인식 전 감독의 말)

김인식 전 감독이 지적한 점은 재능 있는 선수를 스카우트들이 서로 묵시적이든 명시적이든 서로 짜고 은연중에 ‘기피인물’로 낙인찍어 자칫 유망주를 사장시킬 수도 있는 역작용을 우려한 것이다.

김 전 감독은 “구단의 스카우트들도 저들의 처지가 있겠지만 선수를 뽑는 과정에서 그런 짓거리를 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 스카우트들이 서로 비밀로 해야 될(선수의 은밀한 정보를) 소문내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김현수는 나중에 최고 선수가 되지 않았는가.”라며 왜곡된 한국 프로야구 스카우트 풍조를 비판했다.

“각자가 가진 정보를 숨김없이 교환하는가? 천만의 말씀. 그것은 그들의 직업윤리에 어긋나는 일이다.”고 코페트는 언급했지만, 한국 야구계에는 그런 정보들이 무분별하게 떠돌아다니고 있다. ‘정실 스카우트’는 한국 야구계의 적폐다.

스카우트 바닥에서 회자되는 유명한 말이 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김현수 같은 사례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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