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분주한 시즌이었다. 도중 감독 교체를 단행했고, 몇몇 인터뷰가 논란거리를 몰고 왔다. 부상자 속출에 선수단도 들쑥날쑥했다.

레알은 지난 18일(이하 한국 시각) 있었던 2015/2016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조 추첨에서 볼프스부르크와의 대진을 받았다.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만만찮은 상대가 즐비했음을 고려하면 썩 나쁜 상대는 아니다. 전력 면에서 한 번쯤 맞서 싸워볼 만하다.

다만 독일 원정만 가면 씁쓸하게 돌아왔다는 점이 걸린다. 최근만 봐도 바이에른 뮌헨,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샬케 등 분데스리가 상위권 팀들을 압도하지도 못했다. 구단 통산 열 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2014년에는 괜찮은 성과를 쥐었으나, 팀 내부적으로 내려오는 징크스를 무시할 수는 없다.

원정 경기를 얼마나 잘 대처하느냐, 홈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관건. 단, 볼프스부르크를 넘어도 현실적인 가능성은 더 두고 따져봐야 한다. 이번 시즌 들어 비교적 약팀에 강한 모습을 보여왔던 레알로선 강팀과의 격돌이 다소 부담스러운 구석도 있다. 우승 가능성을 논하기엔 아직 이르다.

챔피언스리그는 8강 진행 중이고,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은 부정 선수 출전으로 조기 탈락했다. 남은 것은 정규 리그. 하지만 선두 바르사와의 승점 차 12점은 사실상 뒤집기 어려워 보인다.

현시점에서 세울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는 아틀레티코의 2위 자리라도 빼앗는 것. 여러 부침에 시달렸어도 리그 성적은 2위에 근접한 3위를 유지해왔다. 올 시즌 ‘마드리드 더비‘에서 한 번 비기고 한 번 져 ‘마드리드 주인‘의 지위는 내줬지만, 리그 순위에서의 비교 우위는 노려볼 가치가 있다.

아틀레티코보다 한 경기 덜 치른 현재, 레알은 아틀레티코에 승점 4점 뒤져 있다. ‘승점‘ 외 ‘승자 승‘을 먼저 따지는 리그 제도상(레알은 1무 1패로 상대 전적 열세), 5점이 더 필요하다. 21일 새벽 4시 30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릴 2015/2016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0라운드 세비야전까지 잡는다면 2점.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세비야는 주중 유로파리그에서 바젤을 완파하고 기분 좋게 대회 8강에 합류했다. 그 외 라 리가에서는 에이바르와 비야레알을 잡았고, 헤타페와 비기는 등 최근 5경기에서 3승 2무를 남겼다. 9득점 3실점으로 공수 밸런스도 탄탄히 잡혀 있다. 홈에서 강세를 보였던 레알과 부딪혔을 때는 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