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든 처음 시작하게 되면 두근두근거리는 긴장감과 기대감 등을 느끼게 된다.

KEB하나은행에는 오는 10일부터 열리는 플레이오프(PO) 무대가 그러하다. 팀이 창단한 2012∼2013시즌이래 처음으로 올라선 PO이기 때문이다. 박종천 KEB하나은행 감독 역시 “우리 선수들이 경기를 앞두고 마인드컨트롤을 열심히 해도 본 게임에 들어서면 긴장하는 선수가 많을 것이다. 김정은을 제외하면 큰 무대 경험이 있는 선수가 없기 때문”이라며 우려를 먼저 표한 뒤 “선수들에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몸에 뿜어져 나오는 엔돌핀을 즐기라는 것이다. 내 경험을 빌려 말하자면, 대학생 때 연고전(박종천 감독은 연세대 출신) 같이 중요한 경기를 때면 평소 이상의 두근거림에 링이 바구니처럼 크게 보일 때가 많았다. 연습 때는 안 되던 덩크슛을 하기도 했고 전신에 퍼지는 희열에 훨씬 즐겁게 농구를 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 선수들도 이런 큰 무대의 즐거움을 느껴야 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박종천 감독의 조언은 주로 앞선에 포진한 어린 선수들, 김이슬 서수빈 강이슬 등이 긴장만 하지 않는다면 ‘양궁 농구’로 무장한 KB국민은행에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믿음이 기저에 깔려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번 시즌 리그에서 경기당 가장 많은 3점(평균 6.74개)을 넣으면서 성공률 또한 31%(리그 2위)에 해당하는 팀이다. 외국인 선수 데리카 햄비를 포함한 주전 5명이 모두 외곽 능력을 갖춰 한 번 터지면 무섭게 터진다.

반면 KEB하나은행은 골밑에 강점이 있다. 매 경기 더블더블(평균 15.2점 10.4리바운드)을 책임지는 첼시 리와 버니스 모스비(13.5점 6.8리바운드)가 버티는 골밑이 탄탄한 만큼 안정적으로 득점을 쌓아간 뒤 김이슬의 경기운영, 강이슬의 3점슛(평균 2.06개·리그 2위)으로 승부수를 띄우면 된다. 두 선수 모두 센스가 있는 선수들이지만 큰 무대 경험은 확실히 부족하다. 그러나 경험이 없는 만큼의 거칠 것 없는 패기로 과감한 움직임을 보여주면 된다. 슈터 김정은이 버티고 있는 만큼 외곽 싸움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 긴장과 기대 사이에 서있는 KEB하나은행이 1차전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여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