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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길목에서 만난 ‘천재’이천수와 박주영
출처:뉴스1스포츠|2015-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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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불호를 떠나 축구선수 이천수와 박주영이 축구를 잘한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대부분의 축구인들은 두 선수를 향해 ‘특별하다’ ‘다르다’는 표현을 주저 없이 사용한다. 적어도 ‘재능’은, 하늘이 내려줬다는 평가다.

이처럼 선천적으로 타고난 이들을 향해 세상은 ‘천재’라는 수식어를 붙여준다. 대한민국 토양에서 흔치 않는 축구 센스를 가지고 태어난 이들이다. 1981년생 이천수와 1985년생 박주영은 늘 또래들보다 앞서면서 어려서부터 뚜렷한 발자국을 남겨왔다.

고등학교 때부터 전국구 스타였다. 부평고 이천수와 청구고 박주영은 이미 축구 팬들 사이 꽤 유명한 이름이었다. 고려대학교 시절 때에는 프로 팀들의 뜨거운 경쟁을 불러일으킨 표적이었다. 프로 무대에 뛰어들자마자 K리그를 평정했던 것도 다르지 않다.

 

 

이천수는 울산현대 유니폼을 입고 데뷔했던 그해 18경기에 출전해서 7골 9도움을 기록했다. 신인상과 도움왕을 동시에 거머쥐었다. 이때가 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년이라는 것을 주목해야한다. 남들보다 덜 뛰고 남긴 족적인데, 거의 매 경기 하나의 공격 포인트는 올린 셈이다. 이듬해에도 이천수는 18경기에서 8골 6도움을 올렸다.

2005년 FC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데뷔한 박주영은 곧바로 12골(3도움)을 터뜨렸다. 당연히 신인왕은 박주영의 몫이었다. 득점왕을 차지했던 울산의 마차도(13골)에 불과 1골이 부족했다. 컵대회에서는 6골(1도움)을 넣었다. 결국 신인이 데뷔 시즌에 20골 가까이 터뜨렸다는 뜻이다. 당시 박주영은 이슈를 넘어 신드롬급 반향을 일으켰다.

한창 잘나갈 때 이천수는 ‘사기 유닛’이라는 극찬까지 받았다. 스페인 진출 전후로 K리그에 있는 선수들에게 가장 뛰어난 선수가 누구냐 물으면 10명 중 8~9명은 이천수였다. 박주영 역시 급이 달랐다. 인기도 많아 타 팀의 홍보 수단으로 활용됐을 정도다. 이를테면, FC서울과 만날 상대 팀이 ‘박주영이 온다’는 문구를 포스터에 삽입해 거리에 붙였다. 확실히 이천수와 박주영은 특별했고, K리그 무대가 좁았던 두 천재는 나란히 유럽 무대에 진출했다.

하지만 결과가 썩 좋지 않았다는 이후의 스토리는 모든 팬들이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성격이 좀 다르기는 하지만, 어쨌든 필드 안팎에서 잡음을 일으켰다는 것도 비슷하다. 항상 논란을 일으켰다는 것 역시 두 선수의 스타성을 입증하는 방증이다.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2015년 현재 두 선수는 K리그 클래식 무대에 있다.

이천수의 인천 유나이티드와 박주영이 가세한 FC서울이 12일 오후 2시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5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경인 더비’라 불리며 항상 뜨거운 접전을 펼쳤던 두 팀의 올해 첫 만남은 이천수와 박주영 때문에 더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박주영은 지난 4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후반 45분을 뛰며 복귀전을 가졌다. 아직은 몸 상태도 동료들과의 호흡도 완전치는 않았으나 기대감을 줄 수 있는 ‘감각’들이 엿보였다. 일단 시간은 필요해 보인다. 하지만 황선홍 포항 감독은 “어차피 공격수는 골로 말한다. 골이 빨리 터지면 주영이가 예전 기량을 되찾는 시간도 단축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무뎌진 감각을 되살리는 것은 자신의 노력뿐이 없다.

절실한 것은 이천수가 더할지 모른다. 이천수는 지난해 28경기에 나와 단 1골을 기록했다. 이천수다운 멋진 프리킥이었으나 결국 필드 골은 하나도 없었다는 뜻이다. 올해 역시 4경기에서 아직 골맛을 보지 못했다. 올해까지도 침묵하게 된다면 이천수도 인천도 모두 어려울 수 있다. 박주영 이상으로 땀이 필요한 이천수다.

하늘이 내린 재능을 받아 축구를 시작했으나 이제는 사람의 노력이 필요한 길목 서 있는 두 천재가 정면충돌한다. 이야깃거리가 풍성해지고 있는 2015년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최고의 흥행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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