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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날두와 메시, A매치 대결 조용했던 이유
출처:한준 칼럼 |2014-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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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의 티키타카

:: 조용했던 호날두 vs 메시, 대안의 시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가 21세기의 펠레와 마라도나라는 비교를 받을 세기의 스타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당대 최고의 두 스타가 클럽팀을 떠나 각자 자국 대표팀에서 벌인 격돌에는 자연스레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렸다. 이미 둘은 2011년에도 A매치를 통해 대결한 바 있지만, 나란히 주장 완장을 차고 정점의 순간에서 이루어진 대결인 만큼 화제성이 더 컸다.

경기 결과가 주는 치명성은 떨어지지만, 두 선수의 이름값에 걸맞는 묵직한 대결이었다.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라포드에서 이루어진 포르투갈과 아르헨티나의 만남은 친선 경기 이상의 자존심 대결이었다. 통상적인 친선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매우 높았다. 다만, 경기는 두 선수를 중심으로 돌아가지 않았다. 심지어 두 선수 모두 전분 45분이 끝난 뒤 교체됐다. 둘의 맞대결에 온 신경을 집중하며 기다렸을 팬들에겐 실망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축구는 일대일 대결이 아니다. 한국에서 ‘평가전’이라는 또 다른 타이틀로 불리는 A매치 데이 친선 경기는 결과 보다 점검이 우선시되는 분위기가 매년 강해지고 있다. 호날두와 메시가 소속팀에서만큼 돋보이지 못한 이유는 클럽과 대표팀의 운영 특성 차이에서 발생한다.
클럽팀이 그들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전략과 선수를 긴 시간 준비해 싸울 수 있는 반면, 국가 대표팀의 경우 한정된 훈련 시간 속에 해당 선수들의 기량의 합이 최소한 마이너스가 되지 않도록 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는 데, 특정 선수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준비할 경우 위험 부담이 크다. 그 선수다 부상 혹은 컨디션 저하로 활용하기 어려울 경우 대안을 찾기 어렵다.

수비에 집중한 포르투갈, 메시 집중도 줄인 아르헨티나

포르투갈과 아르헨티나 모두 2014 브라질월드컵 이후 사령탑이 바뀌었다. 포르투갈은 전 그리스 대표팀 감독 페르난두 산투스, 아르헨티나는 전 FC바르셀로나 감독 타타 마르티노가 이끌고 있다. 포르투갈은 유로2016 예선전을 치르는 중이다. 아르헨티나는 2015 코파아메리카를 준비 중이다. 나란히 유럽과 남미의 챔피언 트로피를 들겠다는 1차 목표를 갖고 팀을 이끌고 있다.

산투스 감독은 포르투갈 수비 라인에 베테랑을 복귀시켜 무게감을 높였다. 그리스를 이끌면서 선수비 후역습 전술에 특화된 모습을 보인 산투스 감독은 최근 포르투갈이 국제 무대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로 전략의 불안정을 꼽았다. 수비에 비중을 둔 경기를 하고 있고, 아르헨티나전에도 자기 진영에 머무는 시간을 높이며 경기를 안정적으로 풀었다. 수비수 페페와 중앙 미드필더 주앙 무티뉴가 호날두보다 자주 화면에 잡히는 운영이었다.

마르티노 감독은 유럽에서 명성을 쌓고 있는 최고의 재능을 모조리 점검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축구가 가진 다양한 자원을 메시의 조력자로만 머무르게 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라인업을 내세우고 있다. 동시에 메시에게 쏠리는 과도한 견제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특정한 한 명의 개인 능력에 포커스를 두는 전술을 피하려 한다. 경기 전부터 마르티노 감독은 메시를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시험하겠다고 밝혔다. 메시가 데뷔 초기에 주로 맡아본 포지션으로, 그는 무리 없이 적응했다.

포르투갈은 베투가 골문을 지키고 티아구 고메스, 브루누 알베스, 페페, 주제 보싱와가 포백 라인을 구성했다. 주앙 무티뉴, 티아구 멘데스, 안드레 고메스가 중원에 섰고, 공격진에 나니와 다니, 호날두가 자리했다. 호날두는 주로 좌우 측면을 오갔다.

호날두는 공을 잡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 페페가 빌드업의 기점이 됐고, 무티뉴와 티아구가 볼을 관리했다. 나니와 다니가 전방에서 부지런히 뛰었다. 호날두는 이 사이에서 공을 넘겨 주거나 문전으로 진입해 슈팅 기회를 도모했다. 전반 29분 문전 좌측에서 기회를 잡았으나 마무리 슈팅이 허공을 갈랐다. 전반적으로 아르헨티나가 공격을 주도하는 가운데 찾아온 절호의 기회였으나 아쉽게 놓쳤다.

아르헨티나는 구즈만이 골문을 지키고 크리스티안 안살디, 니콜라스 오타멘디, 마르틴 데미첼리스, 론카글리아가 포백 라인을 구성했다. 루카스 비글리아와 하비에르 마스체라노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서고, 앙헬 디마리아, 하비에르 파스토레, 메시가 곤살로 이과인의 뒤를 받쳤다. 

메시에게 부담이 쏠리지 않았다. 디마리아와 파스토레가 2선에서 공을 운반하고 공급했다. 이과인이 상대 포백을 직접 상대하는 경우가 많았다. 메시는 이들이 움직이는 사이 공간을 파고들며 기회를 도모했다. 전반 11분과 12분 슈팅 기회를 만들었으나 매듭 짓지 못했다. 전반 33분경 직접 프리킥 기회가 결정적이었지만 아슬아슬하게 크로스바를 넘겼다.

두 선수 모두 명성에 비해 조용한 전반전을 보냈다. 그리고 하프타임에 교체됐다. 호날두는 히카르두 콰레스마에게 자리를 내줬고, 메시의 자리는 니콜라스 가이탄이 대신했다. 물론 둘의 존재가미 중요하지 않았기에 내려진 선택은 아니다. 소속팀에서 치열한 경기를 지속적으로 소화하고 있는 둘의 몸 관리 차원 이기도 하다.

스타 선수들의 경우 친선 경기에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하는 것은 이제 부담스러운 일이 됐다. 스페인은 심지어 소속팀 첼시와 혹사 논란을 겪은 디에고 코스타를 부상이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도 소집하지 않았다.



스페인과 독일, 실험을 주저 하지 않은 열강

현대 축구에 다득점을 올리는 선수들이 늘어나고 있다. 선수들의 운동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스포츠 과학과 전술이 발전하고 있다. 동시에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며 팀을 운영하기 위해 시스템을 발전시키는데 관심이 모이고 있다. 여전히 별들의 영향력은 크지만, 대체자가 적잖이 등장하고 있다. 뛰어난 개인이 늘어나고 있는 현대 축구는 역설적으로, 개인에서 팀으로 무게중심이 더 많이 옮겨가고 있다.

같은 시간 2010 남아공월드컵 우승팀 스페인과 2014 브라질월드컵 우승팀 독일이 치른 친선 경기는 새로운 스타들의 잔치였다. 기존 주력 멤버의 부상 및 베테랑 선수들의 은퇴가 맞물리며 생긴 현상이기도 했지만, 두 팀은 모두 명성에 어울리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니에스타, 차비, 다비드 실바, 파브레가스가 없이도 스페인은 이스코를 중심으로 화려한 중원 플레이를 보여주었고, 알바로 모라타와 놀리토도 인상적인 플레이로 A매치 경력을 시작했다. 정상을 찍은 독일도 새로운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일에 주저하지 않고 있다. 론로베르트 질러, 스코드란 무스타피, 안토니오 뤼디거, 제바스티안 루디, 케빈 폴란트, 카림 벨라라비 등 스페인전의 경기 중심에 선 선수들은 분데스리가에서 검증된 기량을 망설임이 없이 보여줬다.
양국 대표 선수들의 경기력은 A매치 출전 경기 수치와 관계없이 뛰어났다. 힘이 넘치고, 플레이도 정밀했다. 큰 경기에 주눅 들지 않았고, 공격적이고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선수들은 더 어릴 때부터 높은 수준의 경험을 쌓기 시작했고, 정보 공유는 어느 때 보다 활발하다.

쇼의 주인공은 전쟁에서 패한다

여전히 경험의 크기가 결정적인 순간에 차이를 만들지만, 이제 축구 감독들은 실험을 주저 하지 않는다. 실험 속에 스타가 태어나고, 스타에 의존하지 않는 팀을 만드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눈 앞의 승리에 집착하면 멀리 있는 진짜 목적지에 닿지 못한다. 결과에 집착하면 정작 중요한 무대에서 문제가 나타난다.

호날두와 메시가 지금 당장 돋보였다면 팬들의 눈은 즐거웠겠지만, 포르투갈과 아르헨티나의 미래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산투스 감독은 콰레스마의 활약과 하파엘 게레이루의 발견에 충분히 흡족했을 것이다. 아르헨티나는 가이탄, 테베스, 라멜라 등 다양한 선수들을 포르투갈과 같은 강팀을 상대로 조합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축구 경기는 한 명의 스타를 위한 쇼가 아니다. 쇼의 주인공은 늘 전쟁에서 패하기 마련이다. 주연급 조연이 많은 팀이 승리한다. A매치 데이는 주연이 아닌 조연을 키우는 무대로 활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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