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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했던 인천의 90분, 부산 KO시키다
출처:풋볼리스트|2014-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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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잡을 데 없는 경기였다. 창은 날카로웠고, 방패는 단단했다. 인천유나이티드부산아이파크를 잡고 이상적인 결과를 손에 넣었다.

인천은 30일 오후 7시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부산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23라운드서 3-0으로 이겼다. 다득점 무실점에 성공하며 8위를 지키는 동시에 강등권 팀들과의 차이를 벌리는 데 성공했다. 이날 출전한 인천 선수 중 유일한 외국인 이보는 전반 21분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39분 오른발 슈팅으로 추가골을 넣으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김도혁은 후반 27분 K리그 데뷔골을 기록하며 쐐기골을 넣었다. 선발, 교체로 출전한 14명의 선수들이 모두 제 몫을 다했을 정도로 완벽했던 경기였다.

이날 경기는 양 팀에겐 반드시 잡아야 할 중요한 승부였다. 인천이 이기면 두 팀의 차이는 5점으로 벌어지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부산이 1점 앞서게 되는 사실상 승점 6점이 걸린 경기였다. 그만큼 양 팀 감독의 출사표는 남달랐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꼭 이겨야 한다. 강등권 팀들과의 차이를 벌리고 싶다"며 간절하게 말했다. 윤성효 부산 감독도 "승점 3점을 얻기 위해 왔다. 오늘 이겨야 희망이 있다. 원정이지만 승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경기 주도한 인천, 숨은 주인공은 남준재

인천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좌우의 남준재와 이천수가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활발하게 움직였다. 특히 남준재의 활약이 돋보였다. 집요하게 왼쪽 측면을 파고들며 유지노를 괴롭혔다. 결국 전반 19분 페널티박스 안에서 재치 있는 드리블로 돌파를 시도하다 주세종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지체하지 않고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이를 이보가 정확하게 골문 왼쪽으로 차넣어 인천은 1-0으로 앞서나갔다. 이 장면 외에도 남준재는 위험 지역에서 프리킥을 얻는 등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했다.

 

 

사실 남준재는 최근 벤치로 밀렸다. 아시안게임에 차출될 정도로 뛰어난 컨디션을 유지한 문상윤에 밀려 기회를 잡지 못했다. 김 감독은 측면 자원으로 주로 최종환을 교체 카드로 꺼내들었다. ‘설상가상‘으로 남준재는 부상과 컨디션 난조를 겪어 어려움이 심화됐다. 남준재의 입지도 급격하게 좁아졌다. 지난 달 19일 일 마지막 출전 기록일 정도였다.

경기 전 김 감독은 "준재도 이제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상윤이의 체력도 안배해야 한다. 계속해서 선발로 나왔기 때문에 벤치에 뒀다"며 남준재를 선발 카드로 내민 배경을 설명했다. 김 감독의 기대대로 남준재는 전반에 왼쪽 측면을 지배했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인천의 공격을 이끌며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에는 오른쪽으로 이동해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해 벤치에서 쌓은 설움을 풀었다. 후반 41분 남준재가 벤치로 향할 때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 모인 7000여 명의 관중들이 숨은 주인공에게 박수를 보냈다.

‘몸값‘ 한 이보의 원맨쇼

이보는 이날 인천의 유일한 외국인 선수였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디오고를 영입했만 지난 달 13일 부산전에 출전한 이후로 경기에 나서지 못해 제 몫을 다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당연히 인천은 다른 팀들과 달리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 않다. 이보도 눈에 띄게 뛰어난 것은 아니다. 완벽한 주전으로 보기도 어렵다. 김 감독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보와 이석현을 번갈아 투입하고 있다. 지난 제주유나이티드전에서도 이석현이 선발로 나섰다. 이보가 팀 내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선수인 것을 감안하면 인천에겐 아쉬운 부분이다.

이날은 달랐다. 귀중한 페널티킥 기회를 완벽하게 차넣었고 추가골도 넣었다. 이보가 한 경기에서 2골을 넣은 것은 K리그 데뷔 후 처음있는 일이다. 10골을 넣은 2012년에도 멀티골을 기록한 적은 없다. 이날 이보의 활약상을 득점 장면으로만 말할 수는 없다. 뛰어난 개인 기량으로 부산 수비진을 압박했기 때문이다. 전반 34분 이보는 페널티서클 앞서 수비수 4명 사이를 파고 들었다. 슈팅까지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부산 수비가 부담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후반 분에도 역습의 첨병 역할을 하며 인천 공격의 중심 역할을 했다. 이석현의 컨디션이 지난 시즌만큼 올라오지 않는 가운데 이보의 활약은 김 감독을 흡족하게 만들었을 게 분명하다.

2경기 연속 무실점, 무엇보다 값진 결과

 

 

인천은 18라운드서 울산현대를 잡고 전남드래곤즈, 경남FC를 연이어 잡았다. 3경기서 1골만을 내주지 않은 수비력이 돋보였다. 상승세를 이어가던 도중 21라운드에서 FC서울에 5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3연승을 달리던 상승세가 무색할 정도로 처참할 결과였다. 거짓말 같던 패배가 약이 됐다. 제주전서 무실점을 기록한 데 이어 부산전에서도 실점하지 않았다. 이윤표와 안재준, 두 센터백의 호흡은 완벽했다. 부산 공격수들에게 좀처럼 공간을 허용하지 않았다. 집중력과 투지도 돋보였다. 공격수인 이효균, 이천수 등도 전방에서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며 부산의 공격 루트를 사전에 차단했다. 뒤가 든든하니 공격이 잘 풀렸다. 두 골 앞선 인천은 후반에는 주로 역습을 시도했다. 수비가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공격수들이 마음 놓고 전진할 수 있었다.

어린 선수들의 경험 부족에 한계 느낀 부산

부산은 최근 10경기서 1승 3무 6패로 부진하다. 지난 라운드서도 전남드래곤즈에 경기 막판 실점하며 졌다. 승점 19점으로 강등권인 11위에 머물고 있다. 수원삼성에서 생활했고, 지난 시즌 부산을 상위스플릿으로 이끈 윤 감독에게 지금의 상황은 익숙하지 않다. 그는 "힘들다. 지도자 생활을 한 이후로 가장 힘들다고 할 정도다. 큰 부담이 된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산전수전 다 격은 감독이 어려우니, 어린 선수들에게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선수들의 경험 부족이 눈에 띄게 약점으로 작용했다. K리그 경험이 9경기밖에 되지 않는 주세종은 남준재에게 반칙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위험한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불필요한 반칙이었다. 두 번째 실점 장면에선 신인인 홍동현이 페널티박스에서 제대로 공을 걷어내지 못한 게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어린 선수들이 수비에서 무너지면서 분위기를 빼앗겼다. 게다가 슈팅이 골대를 맞거나 골대 옆으로 살짝 빗나가는 등 운까지 따라주지 않았다. 그 결과 손 쉽게 인천에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연패로 분위기까지 가라 앉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부산에겐 최악의 결과였다.

인천, 원정 6연전을 앞두고 얻은 값진 승리

인천은 부산전을 끝으로 원정 6연전을 치러야 한다. 인천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때문에 홈 경기장과 훈련구장까지 모두 내줘야 한다. 인천에겐 부담스러운 일이다. 부산전은 그래서 더 중요했다. 한 달 이상 방을 빼는 인천에겐 홈 팬들에게 승리를 안겨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김 감독도 "한 달 이상 홈 경기를 못하기 때문에 오늘 꼭 이겨야 한다. 많은 골을 넣고 시원하게 이겨 팬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인천은 올 시즌 처음으로 3골을 넣고 승리했다.

승리뿐만 아니라 강등권 팀인 부산을 잡아 자신감까지 얻었다. 인천은 다음 라운드서 성남FC를 상대한 후 경남을 만난다. 강등권 탈출의 분수령이 될 일정이다. 부산전을 포함해 3경기가 올 시즌 인천의 명운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했다. 첫 상대인 부산을 잡은 의미가 큰 배경이다. 부산에 대승을 거둔 기세라면 지금의 성남, 경남을 압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같은 날 열린 경기에서 성남은 상주상무와 비겼고, 경남은 수원에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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