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사랑하고 고마워요" 여홍철-여서정 부녀 금메달리스트
출처:일간스포츠 |2018-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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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곁에 있어 주셔서 고마워요." 여서정 "딸이 걸어 주는 금메달보다 좋은 건 없는 것 같아요.(웃음)" 여홍철

지난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코리아하우스에서 만난 부녀 여홍철(47) 경희대 교수와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여서정(16·경기체고)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여서정은 23일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여자 도마 1·2차 시기 평균 14.387점을 획득해 7차례나 올림픽에 출전한 베테랑 옥사나 추소비티나(43·우즈베키스탄)를 0.1점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해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그는 경기장에 가득 들어선 관중 앞에서 떨지 않고 완벽한 연기를 펼쳤다.

이 경기의 해설을 맡았던 여 교수는 딸이 금메달을 따는 순간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32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재현한 딸이 대견했기 때문이다. 여 교수는 1994 히로시마아시안게임과 1998 방콕아시안게임 도마 2연패를 달성한 ‘도마의 신‘이다. 그는 "2년 뒤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 아빠에게 걸어 드리고 싶다"는 여서정의 인터뷰를 전해 듣고 또 한 번 눈물을 흘렸다. 여 교수와 여서정은 대를 이어 국제 종합 대회 금메달 기록을 세우는 전설의 시작이었다.



여홍철-여서정 부녀는 이날도 틈만 나면 서로를 지그시 바라보며 미소를 주고받았다. 특히 여 교수는 딸이 말할 때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바라봤다. 여서정은 "(한국과 현지에서)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힘이 됐다. 앞으로 남은 대회가 있으니 훈련에 더 열심히 임해서 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덟 살이던 2010년 본격적으로 체조를 시작한 여서정은 악바리로 유명하다. 지칠 때까지 연습하고도 자신의 영상을 돌려보며 보완할 점을 찾았다. 경기체중에 다니던 3년 동안 전국소년체전에서 금메달 11개를 쓸어 담을 만큼 압도적인 실력을 자랑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아버지의 도움 덕분‘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여서정은 ‘여홍철의 딸‘이라는 무거운 타이틀을 털어 냈다. 여서정은 "아빠가 자카르타에 함께 있어서 힘이 됐다. 힘들 때 위로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활짝 웃었다.

여 교수는 "(여)서정이의 운동과 훈련에 관해선 엄마(김채은 대한체조협회 전임지도자)가 엄격하게 관리하는 편"이라면서 "내 역할은 딸이 집에 왔을 때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버팀목이 되는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엄마와 아빠가 상황에 맞게 서정이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 교수는 딸의 도마 연기에 대해 "사실 서정이가 국내 최종 선발전이 끝나고 급격하게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아시안게임이라는 큰 무대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면 나보다 훨씬 실전에서 잘하는 것 같다. 경기가 끝나고 다 기분 좋게 넘어갔다"고 말했다. 여서정은 북미·유럽 선수들과 견줘도 밀리지 않는 탄력만큼이나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연기를 펼치는 강심장을 최대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여서정은 이번 대회에서 공개하지 않은 6.2점짜리 신기술 ‘여서정‘을 가다듬고 있다. 공중회전 때 두 바퀴 반(900도)을 비트는 아빠의 기술 ‘여 2‘보다 반 바퀴(180도) 적은 720도를 회전하는 기술이다. 여 교수는 딸이 ‘여서정‘을 가다듬으면 도쿄올림픽서 충분히 입상권에 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여 교수는 1996 애틀랜타올림픽에서 한국 체조의 첫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착지할 때 완전히 무너진 하체 때문에 다 잡은 금메달을 놓쳤다. 그는 은메달을 땄다. 그는 "서정이는 하체의 근력이나 힘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이제 출발점에 서 있다. 도쿄올림픽과 다음 아시안게임까지 계속 달려가야 한다. 아빠로서 지켜보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여서정은 "아빠, 사랑하고 고마워요"라며 자신이 딴 금메달을 여 교수의 목에 걸었다. 여 교수는 "벌써 세 번째 서정이 메달을 걸어 보는 건데, 언제 걸어도 내가 딴 것처럼 기분이 좋다"며 딸을 꼭 안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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