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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협 비판한 박지성-안정환-이영표, 지도자 경험 해보라니
출처:오마이뉴스|2018-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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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도 대안도 없었다. 러시아 월드컵 이후 축구협회 수뇌부가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지만 한국 축구의 위기에 대한 냉철한 현실인식보다는 책임을 전가하는 데 급급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큰 실망감을 남겼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 홍명보 전무, 김판곤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에 대한 내부 평가와 앞으로 한국 축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간담회 이후 여론의 반응은 좋지 않다. 혁신적이고 구체적인 변화를 기대했던 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축구협회 수뇌부는 변명에 가까운 발언들로 일관했다.

축구협회 내부 문제나 수장의 역할 외면한 정회장



축구협회 수장인 정몽규 회장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이 16강 진출에 실패하며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일단 사과했다. 그러나 전반적인 내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이 거둔 성과가 그리 나쁘지 않다는 자화자찬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독일전 승리의 가치를 강조하며 신태용 감독의 업적과 실험정신이 지나치게 폄하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월드컵 대표팀이 국민적 지지를 얻지 못했던 원인에 대해서도 정 회장은 남북정상회담 등 정치·사회적인 대형 이슈를 들며 외부 환경의 문제로 돌리는 모습이었다.

축구 팬들이 정몽규 회장의 간담회를 보고 지적하는 부분은 크게 두 가지다. 월드컵에 대한 진단이 주로 ‘감독의 역량‘ 부분에만 치우쳐 있었다는 점, 정작 축구협회 내부 문제 혹은 수장인 자신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신태용 감독에 대한 옹호나 독일전에 대한 정회장의 평가 자체가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신태용 감독은 슈틸리케 감독 경질 이후 한국 대표팀을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시켰으며 비록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독일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기분 좋게 마무리 했다. 그러나 정회장은 축구협회 행정과 대표팀의 공과에 책임을 져야 할 수장이다. 신태용 감독과 대표팀에 쏟아진 모든 비판의 최종 목적지는 결국 정회장이 될 수밖에 없다. 이날 정 회장의 발언은 여론의 화살을 맞고 있는 신태용 감독을 내세우며 결국 자신을 책임론에서 보호한 것으로 보였다.

정작 월드컵 이후 협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이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갈 대안은 거의 나오지 않았다. 정 회장은 "협회는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모든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며 유소년 축구 활성화, 특별 자문기구 도입, 해외 진출을 위한 군입대 연령 조절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이야기에 그쳤을 뿐 구체적인 방안은 보이지 않았다. 더구나 정 회장이 언급한 내용들은 대부분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실패한 이후에도 나왔던 이야기다. 4년 전과 같은 약속을 반복한 것은 결국 그간 정 회장과 축구협회가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쓴소리 쏟아낸 박지성·이영표·안정환, 이들더러 현장에 오라고?



홍명보 전무 역시 정 회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4년 전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 감독으로 아픈 추억을 남겼던 홍명보 전무는 "이번 월드컵을 보며 선수들이 힘들고 안타까웠다"고 입을 열었다. 그러면서 "한국 축구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성적과 입시 위주의 유소년 축구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중장기적인 측면에서는 홍명보의 발언이 물론 옳은 말일 수 있다. 문제는 이 자리는 러시아 월드컵을 평가하는 자리였고 자신이 축협 전무로 취임한 지난 8개월간 축구협회 행정과 대표팀 지원을 제대로 해냈는지에 대한 반성은 빠져있었다는 것이다. 한국 축구의 구조적인 문제만 언급하는 게 축협의 ‘실무자‘로서 과연 적절한 변명이었을까. 이어 홍 전무는 "지난 수 개월간 여러 일을 경험하며 느낀 것은 축구협회에서만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환경이 토대 위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홍 전무는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해설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이영표, 안정환, 박지성 등을 언급해 논란에 휩싸였다.

"한국 축구의 많은 혜택을 받은 축구인들이라면 현장에 와서 얼마나 어려운지 느껴보는 게 필요하다. 축구 현장의 꽃은 지도자다. 그들이 감독을 경험했더라면 더 깊은 해설이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이영표-안정환-박지성은 이번 월드컵에서 방송 해설을 통해 대표팀과 한국 축구의 현 주소에 여러 차례 쓴 소리를 남겨 화제가 됐다. 2002 월드컵 당시 이들과 선수로서 한솥밥을 먹었던 홍 전무는 "이들은 첫 출전한 월드컵에서부터 성공을 맛본 세대"라고 평가하며 자신을 비롯한 축구계 선배 세대들과는 현안을 바라보는 인식과 경험의 차이가 있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해설가들의 쓴소리에 불만을 표한 것으로도 보일 수 있는 대목이다.

세 사람은 비록 지도자 경험은 없지만 평생 축구에 매진하며 다양한 경험과 업적을 쌓았다. 꼭 지도자나 행정가로 일해야만 현장에 있는 것은 아니다. 방송해설도 엄연히 축구 산업의 중요한 일부이자 전문적인 노력이 필요한 분야다.

지도자나 행정가 출신들도 해설을 경험하면서 시야가 넓어지고 깊이도 깊어졌다고 고백하는 경우도 많다. 엄연히 자신의 분야에서 한국 축구를 위한 역할을 다 하고 있는 축구인들을, 그저 선배라는 이유로 ‘지도자나 행정가 경험이 없으니 현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식으로 폄하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축구 팬들도 해당 발언이 알려진 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차기 대표팀 감독, 신태용 감독도 후보에 뒀다

축구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차기 대표팀 사령탑에 대해서는 시간을 두고 여러 후보들을 폭넓게 물색하겠다는 방침이다. 김판곤 국가대표 감독선임위원장은 "유명한 감독보다 유능한 감독을 찾겠다"고 밝히며 수비적인 축구로 성적을 내는 감독보다는 능동적이고 전진하는 축구를 선보이는 감독을 원한다는 가이드 라인도 제시했다.

김판곤 위원장은 신태용 감독도 일단 후보군에 다시 포함시킨다는 입장이다. 신감독은 지난 러시아월드컵을 끝으로 축구협회와 계약기간이 만료된 상황이다. 공과가 엇갈리기는 하지만 신감독은 어쨌든 한국 축구를 9회 연속 본선행으로 이끌었고 지난 1년간 각종 어려움속에 대표팀을 위해 헌신한 인물이다.

축구협회가 차기 감독을 논의하려면 일단 신 감독에 대한 평가와 재신임 여부부터 확실하게 결론을 지었어야 했다. 신태용 감독 체제로 4년 뒤를 기약하기 힘들다고 판단했다면 지난 독일전 승리로 유종의 미를 남긴 채 명예롭게 보내주는 모양새도 필요했다. 이제 와서 다른 후보와 동일선상에서 두고 평가하겠다는 것은 이미 현실적으로 연임 가능성이 없다는 의미나 마찬가지가 아닐까. 이는 무엇보다 지난 1년간 고생하며 대표팀을 이끌어 온 신태용 감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에도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전무는 하나 같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강도 높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언론간담회를 통해 축구협회는 어느 정도 비난 여론을 달래는 효과를 기대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팬들의 분노만 더 자극했다. 만만한 신태용 감독 혹은 한국 축구의 구조적인 문제라는 거대 담론 뒤에 숨어 정작 현실 인식과는 동 떨어진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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