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이 들을 수 없었던 ROAD FC 033의 뒷이야기
출처:로드FC |201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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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만 이겨내야 하는 감량의 고통

“지금부터 XIAOMI ROAD FC 033 공식 계체량을 시작하겠습니다.”

신용문 ROAD FC 케이지 아나운서의 멘트를 시작으로 ROAD FC (로드FC)는 공식 계체량을 시작한다. XIAOMI ROAD FC YOUNG GUNS 29 제 1경기 블루코너 최원준(27, 서대문거산도장)부터 넘버시리즈 메인 이벤트인 레드코너 최홍만(36, FREE)까지 총 30명의 선수들이 차례로 체중계에 올라간다.

선수들이 한 명씩 체중을 측정하는 시간은 짧다. 사진을 촬영하는 시간까지 합쳐도 30초가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대기하는 선수도 많고, 극심한 감량의 고통 때문에 선수들 입장에서는 기다리는 게 결코 짧지 않은 순간이다. 물조차 먹지 못해 1초가 1분 이상으로 느껴진다. 그래서 선수들은 모두 감량에 대해 “힘들다”라고 입을 모은다.





힘든 과정을 거친다고 해서 모두 계체를 통과하는 것도 아니다. 이날 두 명의 파이터가 1차 계체량을 통과하지 못했다. 박원식(30, 팀매드)과 김태균(27, 팀피니쉬)이 그 두 명이다. 특히 박원식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계체 통과에 실패했다. 박원식은 체중 측정 후 “계체 실패해서 죄송합니다”라며 반성했다. 베테랑에게도 쉽지 않은 게 계체량 통과다.

‘태권 파이터’ 홍영기(32, 팀강남/압구정짐)는 계체에 통과했지만, 감량으로 인해 몸에 무리가 왔다. 탈진 증세를 보이며 온몸에 힘이 빠졌다. 혼자서는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 홍영기는 “이런 모습 보여드려서 죄송합니다.”라며 사과의 말을 전했다.

이후 홍영기는 병원에 가서 경기에 출전해도 된다는 검사 결과를 받았다. 홍영기는 “비록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상대에 대한 태권도의 예의를 갖추기 위해 체중을 다 맞췄습니다. 시합에서는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경험 있는 파이터들에게도 힘든 계체를 이날 처음 겪은 파이터가 있었다. 데뷔전을 치르는 김해인이다. 김해인(24, 싸비MMA)은 태권도 선수 시절 감량을 해왔지만, 종합격투기에서는 처음이었다. 모든 환경이 새로워 김해인에게는 하나의 도전이자 경험이었다.

“10kg 감량을 했어요. 지금 당장 먹고 싶은 것은 물이죠. 평소에 파스타도 좋아하는데 빨리 먹고 싶어요” 계체량을 기다리는 김해인의 말이다.



선수들은 물, 음료수, 죽 등을 다양하게 준비한다. 계체량에서 자신의 순서가 끝난 뒤 먹을 것들이다. 선수마다 다르긴 하지만, 계체량이 끝난 후에도 음식은 조금씩 천천히 섭취한다. 체하거나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음식들을 섭취하게 되면 선수들의 몸은 리바운딩 된다. 빠졌던 수분과 영양분이 공급돼 정상의 몸 상태로 회복된다. 리바운딩 되는 체중은 선수마다 다른데, 많이 되는 선수도 있고, 적게 되는 선수도 있다. 심지어 리바운딩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리바운딩에 따라 경기력이 차이나는 경우도 발생한다. 그래서 리바운딩 제한을 거는 경우도 간혹 있다. 그만큼 감량과 리바운딩은 선수들의 필수코스이면서 굉장히 어려운 단계다.



“최홍만 선수는 161.5kg입니다”라는 신용문 아나운서의 멘트로 선수들의 체중 측정이 모두 끝났다. ROAD FC 무제한급 토너먼트 결승전 최홍만과 마이티 모(46, MILLENNIA MMA)의 소감과 질의응답까지 마친 후 공식 계체량이 종료됐다. 극심한 감량의 고통을 이겨낸 선수들은 곧바로 컨디션 조절에 들어갔다. 계체량은 끝났어도 시합은 바로 다음 날이다.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계체량이 끝난 후에는 룰 미팅도 이어진다. 허브 딘 심판의 주도하에 세계 각국에서 모인 선수들이 ROAD FC (로드FC) 룰에 대한 설명을 듣는다. 또한 자신들이 궁금했던 것들을 질문하며 반칙을 저지르지 않도록 숙지한다. 대회 전날 계체량 행사는 이렇게 끝나며 각자 숙소로 돌아가 개인 시간을 보낸다.



#D-DAY! 대회 당일 선수들의 모습

대회 당일에는 선수단 버스가 호텔에서 경기장으로 이동하며 일정이 시작된다. 메인인 넘버시리즈와 YOUNG GUNS 선수들이 블루코너와 레드코너로 나눠 탑승한다. 선수들은 버스에서 하차할 때 파이팅 포즈를 취하기도 하고, 멋쩍은 듯 미소를 짓기도 한다. 각자의 스타일대로 팬들과 마주한 뒤 대기실로 이동해 본격적으로 시합 준비를 한다.



경기장에 들어오면 선수들의 마음가짐부터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곧바로 시합 모드로 들어가 예민한 표정의 선수, 빨리 경기를 하고 싶어 하는 선수, 긴장감에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선수도 눈에 띈다.

데뷔전을 치르는 김해인에게 경기장에 도착한 소감을 물었다. “경기장에 도착하니까 이제 실감이 나네요.”라며 김해인은 다소 긴장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김해인과 달리 여유가 넘치는 선수도 있었다. ‘바키’ 박원식의 상대, 아베 우쿄(25, OOTA DOJO)는 정말 자유롭게 경기장을 돌아다녔다. 경기를 하는 선수가 아니라 팬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아베 우쿄의 여유로운 모습에 저절로 발걸음이 그를 향했다.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너무 여유로워 보이네요.” 필자는 아베 우쿄를 향해 곧바로 말을 걸었다. 그러자 그는 웃으며 얘기했다. “저는 긴장을 전혀 안 하는 스타일입니다.”

인터뷰를 하는 내내 아베 우쿄는 자신감이 넘쳤다. 박원식을 상대로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계체량에서 만났을 때 박원식 선수가 생각보다 작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선수 생활을 하기 전부터 지켜보던 선수입니다. ROAD FC 첫 경기를 그와 한다니 정말 기쁘네요. 박원식 선수에게 기회조차 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시작하자마자 그대로 밀어 붙여서 승리하겠습니다.”

아베 우쿄가 자신감을 보인 것과 달리 경기 결과는 정반대였다. 아베 우쿄는 1라운드 41초 만에 파운딩에 의한 TKO로 패했다. 미리 얘기한 작전대로 시작하자마자 달려들었지만, 본인이 스스로 무덤을 파고 말았다.



대기실로 향하면 파이터들의 다양한 행동이 보인다. 경기장을 돌아다니는 선수도 있고, 잠을 청하며 피로를 푸는 선수, 쉐도우 복싱이나 미트를 치며 몸을 푸는 선수도 있다. 팬 서비스가 좋은 선수들은 예민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경기장 밖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팬들과 사진 촬영을 한다. 팬들에게 감사할 줄 아는 진정한 프로의 자세다.

그러나 팬 서비스는 때론 독이 되어 파이터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지나친 팬서비스로 인해 컨디션 조절에 실패, 경기 결과가 패배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본인이 스스로 컨디션을 잘 조절해야 한다.

시합 시간이 점점 다가오면 선수에게 케이지를 체크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YOUNG GUNS 29에 출전하는 블루코너, 레드코너 선수들이 먼저 케이지를 체크하고, 이후 넘버 시리즈의 블루코너, 레드코너 선수들이 케이지에 오른다.



케이지체크 시간은 짧지만 굉장히 중요한 시간이다. 당일 케이지의 상태와 느낌을 직접 확인할 수 있어 필수 단계다.

박창세 감독(팀강남/압구정짐)은 “경기 전에 케이지 상태를 체크하는 중요한 과정이죠. 몸도 풀고, 케이지도 직접 느껴보면 경기에서 적응하는데 훨씬 수월해요. 긴 시간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라며 케이지체크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선수이자 지도자로 케이지에 오르는 ROAD FC 미들급 챔피언 차정환도 마찬가지 의견이었다.

차정환(32, MMA스토리)은 “케이지 체크는 몸도 풀고, 케이지가 어떤지 알아보는 시간이죠. 케이지 바닥을 꼼꼼히 체크하면서 스폰서 로고가 인쇄된 부분, 인쇄되지 않은 부분의 촉감을 직접 체크해요. 경기에 쓸 기술들을 시연해보기도 하고, 이미지 트레이닝도 해봐요. 짧은 시간이지만 정말 중요한 게 케이지 체크죠. 시간이 더 길면 좋겠어요.”라며 케이지 체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케이지체크를 마치면 선수들은 다시 대기실로 돌아가 시합을 준비한다. 이후 경기 시간이 다가오면 심판의 통제에 따라 밴디지와 글러브 체크를 받는다. 이 시간에는 심판이 밴디지와 글러브 안에 허용되지 않은 것을 넣었는지 직접 확인한다. 또한 몸에 테이핑을 한 것과 글러브 사이즈도 전부 확인해 제공한다. 확인된 밴디지, 글러브, 테이프는 심판이 직접 서명하고, 선수는 서명되지 않은 것을 착용한 채 케이지 위에 올라갈 수 없다.

꼼꼼하게 모든 것을 체크한 뒤 이제 경기 준비가 모두 끝났다. 선수는 자기 차례가 오길 기다린다. 순서가 되면 심판이 대기실로 와서 선수에게 공지를 해준다. 선수가 미리 몸을 풀 수 있게 미리 얘기를 해주고, 선수는 세컨과 함께 등장 구역으로 이동해 출전 시간을 기다린다.



케이지 아나운서의 안내가 시작되면 호명된 선수는 자신이 고른 등장음악과 함께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낸다. 각자 준비한 춤을 추기도 하고,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응원에 호응하기도 한다. 자신을 상징하는 복장이나 액세서리를 착용하고 등장하는 선수도 있다. 홍영기는 태권도복을 입고, 박정교(37, 박정교흑곰캠프)는 군생활 시절 착용했던 군번줄과 함께 등장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사사키 신지(36, BURST)도 일본 전통 의상과 함께 등장해 일본인임을 보여준다.

선수들은 케이지 주변을 돈 뒤에 심판의 통제에 따라 마우스피스, 글러브 체크, 세컨과 포옹을 끝낸 뒤 케이지에 올라가 자신이 준비한 모든 것을 보여주고 내려온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메디컬 체크를 위해 백스테이지로 이동한다. 이때 곧바로 ROAD FC 오피셜 백스테이지 인터뷰를 하는데, 경기가 끝난 직후라 흥분된 상태로 소리를 지르기도 하고, 눈물을 흘리는 파이터도 있다. 경기에서의 감정이 생생하게 전달되는 것이다.





이날 백스테이지 인터뷰에는 팬들이 방송을 통해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 많았다. 박정교와 김내철의 경기 뒷이야기와 김해인의 눈물, 밴텀급 컨텐더들을 향한 김민우의 도발도 있었다. 마이티 모에 패배 챔피언이 되지 못한 최홍만은 아쉬움 가득한 감정을 드러내며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자세한 내용은 ROAD FC 공식 SNS (https://www.facebook.com/roadfightingchampionship/)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팬들을 열광시킨 XIAOMI ROAD FC 033은 마이티 모의 무제한급 챔피언 등극과 함께 모든 경기가 끝났다. 며칠이 지났지만, 여전히 팬들의 머릿속에는 여운이 남아있다. 약 4개월 만에 국내에서 열린 대회로 화끈한 경기가 끊임없이 이어졌고, 새로운 로드걸 왕지윤의 등장, 무제한급 챔피언의 탄생 등 다양한 이슈거리들이 즐비했다.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도 장악하며 ROAD FC (로드FC)의 파워를 실감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을 뒤로하고 ROAD FC (로드FC)는 다음 대회를 위한 준비에 착수한다. 아직 확정, 발표된 것은 없지만, 팬들을 만족시킬 요소가 많을 것이 분명하다. XIAOMI ROAD FC 033의 뒤를 이을 대회는 어떤 대진과 이슈거리로 팬들을 만족시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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