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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매치는 수원의 '보물창고'였다
출처:포포투|2016-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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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저녁, FC서울과 수원삼성이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를 치렀다. 이번엔 상암이었다. 경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양 팀 서포터석은 붉게, 파랗게 물들어갔다. 경기 전 인터뷰를 위해 서정원 수원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을 만나고 다시 기자석으로 올라왔다. 일반석까지 꽉 찬 상암벌이 눈앞에 펼쳐졌다. 슈퍼매치 타이틀에 걸맞은 분위기였다.

“요즘 참 아프다. 선제골을 넣고도 막판에 먹힌다. 지지 않아도 진 기분이다”라며 씁쓸한 표정을 짓던 서 감독의 얼굴이 오버랩됐다. 아픈 수원이 마주할 화려한 상암벌이 어쩐지 ‘회초리’처럼 느껴졌다.



경기는 전, 후반 추가 시간까지 합쳐 총 96분간 펼쳐졌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슈퍼매치는 ‘회초리’가 아니었다. 오히려 수원이 보물을 세 가지나 얻은 ‘보물창고’ 였다. 서 감독의 말을 적은 수첩을 다시 펼쳤다. 마지막 문장엔 이렇게 적혀있었다. “침체기에 빠지지 않으려 노력하는 게 그라운드 위 선수들에게서 보인다.” 다시 시선을 그라운드 위로 돌렸다. 수원 선수들이 일제히 쓰러져 있었다.

# 백스리 전술, 또 다른 옵션

경기 한 시간 전, 양 팀 라인업이 공개됐다. 수원은 14라운드 전북전에서 처음 가동했던 백스리(back 3) 전술을 또 들고 나왔다. 경기 전 취재진과 서 감독이 짧은 만남을 가졌다. 단연 전술이 가장 화두였다. 최용수 감독도 예상치 못한 수원의 전술에 의아해했다.

서 감독이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백스리 전술을 가동한 건 아니었다. 수원은 시즌 개막 직전 홍철을 부상으로 잃었다. 그의 자리를 메꾸던 양상민마저 최근 부상으로 전략에서 이탈했다. 결국 A매치 및 올림픽 대표팀 평가전으로 가진 2주 휴식기동안 백스리를 중심으로 훈련할 수밖에 없었다. 피치 못할 선택이었던 셈이다.

“뜻밖에 베테랑 이정수와 곽희주가 틀을 잘 맞춰주더라.” 서 감독이 기대했던 것보다 수원은 백스리에 잘 적응했다. 전북전에서 그 모습을 처음 드러냈다. “원정 경기고, 부담도 있었는데 선수들이 적응을 잘했다. 생각보다 좋았다”는 이유에서 서울전 역시 같은 전술을 들고 나왔다.

효과를 톡톡히 봤다. 구자룡, 이정수, 곽광선 3인이 수비에 섰다. 양 사이드에 신세계와 장호익이 포진했다. 신세계는 특유의 스피드와 과감한 오버래핑으로 고광민을 상대했다. 장호익은 이날 자신의 두 번째 경기였음에도 주저함이 없었다. 고요한의 위협적인 움직임을 최소화시켰다. 과감한 태클도 자신 있게 시도했다. 커팅 타이밍도 준수했다.

이날 가까이서 장호익의 움직임을 지켜본 양형모는 “사이드백에 (장)호익이가 들어갔는데 잘 이끌어 주고 정말 열심히 했다. 그래서 백스리 전술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조직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합숙 훈련을 하고 잦은 미팅을 가진 게 최근 서서히 효과를 내고 있다”며 전술에 자신감도 내비쳤다.

서 감독 역시 만족스러워했다. “베테랑들의 조절이 있기에 가능했다. (중략) 백스리라는 옵션이 하나 더 생겼다. 향후 백포(back 4)와 적절히 활용할 수 있는 카드다.”

# 후반 실점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다



수원은 고질병에 시달리곤 했다. 경기 막판 실점하는 패턴이 트라우마처럼 자리 잡았다. 지난 인천전(13R)서 염기훈은 “무엇이 문제인지 정말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서울전서 트라우마를 비로소 이겨냈다. ‘슈퍼매치’라 의미가 더 컸다. 전반전 내내 아드리아노의 화력을 허락지 않던 수원은 결국 후반 29분 PK선제골을 내줬다. 서울은 점차 경기 분위기를 주도했다. 5:5 점유율은 어느새 6:4로 기울며 서울이 리드하는 ‘익숙한’ 풍경이 펼쳐졌다.

후반 36분, 서울이 찾은 ‘평화’가 깨졌다. 수원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렸다. 프리킥 상황, 염기훈이 올린 왼발 크로스를 곽희주가 머리로 받았고 곧바로 서울의 골망을 세차게 갈랐다. 경기는 한층 뜨거워졌다. 서울은 심우연을 투입하며 공격에 더울 불을 붙였다.

그러나 수원은 흔들리지 않았다. 서울이 페널티박스 부근 곳곳에서 슈팅을 때렸지만 거기까지였다. 경기는 1-1로 끝났다. 경기 전 “오늘 승부는 선제골에 달리지 않았다. 상대는 모두 근성있는 선수들이다”라던 최 감독의 말이 그라운드 위에 펼쳐진 순간이었다.

양형모는 선수들의 뚜렷한 목표 의식을 조명했다. “경기 들어가기 전부터 오늘은 기필코 승리하겠다는 선수들의 목표의식이 강했다. 선제골은 단지 상황이 안 따라줬을 뿐이다. 이기고자 하는 마음만 있었다. 동점골도 그래서 나왔다.”

# 양형모, 수원의 골문을 강하게



사실 경기 막판 서울이 추가골을 넣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그들의 화력은 거셌다. 심우연이 공중볼 싸움에서 모두 이기며 주변 동료들에게 패스했다. 아드리아노가 그의 패스를 받아 바이시클킥을 선보인 순간 서울 팬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나 곧 ‘아!’하는 탄식과 함께 다시 착석했다.

후반 추가 시간, 아드리아노가 문전 침투하는 윤주태에게 패스했다. 윤주태가 슈팅하는 순간에도 관중석은 들썩였다. 이번에도 소득은 없었다. 양형모의 연이은 선방이 그들의 기대와 확신을 모두 꺾었다. 수원이 ‘막판 실점’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있던 가장 결정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경기 후 만난 양형모에게 당시 상황을 회상해보라고 했다. 양형모는 잠시 생각하더니 곧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다. “운이 좋았고,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라며 말을 흐렸다. 그가 완전한 몰입(flow; 스포츠 심리학 용어)을 경험한 것이다. “간절한 마음”이 몰입하게 된 원인이었다.

동료들 역시 원인에 속한다. 경기 전 곽희주, 이정수 등이 첫 슈퍼매치에 긴장한 양형모에게 작지만 든든한 조언을 건넸다. 양형모가 전했다. “긴장하지 말고 하던 대로, 무언가 보여주려 하지 말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라고 했다. 우리가 앞에서 다 막아줄 테니 긴장 풀라고. 정말 든든했다.”

양형모의 몰입이 팀 사기를 높였다. 그의 두 손은 수원의 골문을 한층 두껍게 만들었다. “모두 끝까지 열심히 뛰어서 기분 좋은 슈퍼매치를 치렀다”는 양형모는 이제 자기만의 목표도 세웠다. “내가 출전한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무실점 승리를 만드는 게 목표다. 수원은 리그에서 계속 실점중이다. 무실점으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 그의 시선은 이미 리그 16라운드로 향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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