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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아버지..." 스르나 눈물에 담긴 '묵직한 이야기'
출처:풋볼리스트|2016-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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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간으로 18일 새벽, 프랑스 생테티엔 스타드 조프루아 기샤르에서 크로아티아-체코 경기가 벌어졌다. 크로아티아 한 선수가 경기 시작 전 중계 카메라에도 잘 잡히지 않는 곳에서 눈물을 훔쳤다. 경기 전 아버지가 별세했기 때문이다. 이 선수에게 아버지는 특별한 존재였다.

이 선수 이름은 다리요 스르나다. 크로아티아 주장이다. 스르나는 지난 12일 터키와 ‘유로 2016‘ 조별리그 1차전(1-0 승리)을 치른 직후 아버지(우제이르 스르나)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스르나는 바로 크로아티아로 날아가 아버지 장례식을 치르고 대회가 열리는 프랑스로 돌아왔다. 이날 경기는 스르나 아버지 장례식 3일 후에 열렸다. 

경기 전 크로아티아 국가가 스타드 조프루아 기샤르에 울려 퍼지자 스르나는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스르나는 돌아가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슬프게 울었다. 사실 많은 이들이 스르나가 경기에 출전하지 않길 바랐다.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주장완장까지 차야 하는 게 쉽지 않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스르나는 주위 염려에도 출전을 선택했다.

"나와 내 가족에게 힘든 순간이다. 장례식을 치른 후에 프랑스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그것은(출전 혹은 대표팀 복귀) 아버지 마지막 바람이었다. 아버지는 모든 것을 바쳐 나를 축구선수로 키웠다. 아버지가 없었더라면 나는 이 자리에 서지 못했을 것이다." (스르나,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스르나 가족을 덮친 ‘전쟁 비극‘

스르나가 아버지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있다. 스르나 아버지 우제이르는 전쟁고아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1년 전인 1941년 보스니아 변경에서 태어난 우제이르는 어린 시절 영화에 나올법한 비극을 몸소 겪었다. 그의 어머니는 전쟁이 터지자마자 체트니크(세르비아 민족 독립 그룹, 전쟁 중에 나치를 괴롭힌 유로 게릴라 대원)에게 희생됐다. 우제이르는 "엄마는 임신 중이었다"라며 "엄마와 누나는 산채로 불태워졌다"라고 회고했다.

아버지와 함께 피난간 우제이르는 난민수용소에서 아버지, 형제들과 헤어졌다. 우제이르는 슬로베니아 경찰에게 입양됐고, 거기서 미르코 켈렌치라는 이름을 받았다. 그 사이 우제이르의 아버지는 사고로 숨졌다. 작은 카페에서 일하던 우제이르의 아버지는 잠시 바깥에 앉아 있다가 유탄에 맞아 숨졌다. 슬로베니아에 입양된 우제이르를 다시 데려온 이는 형 사페트였다. 군인이 된 사페트는 슬로베니아에서 수소문 끝에 동생을 찾아 다시 고향으로 데려갔다.

사마크로 돌아온 우제이르는 학교를 마치고 바로 일을 시작했다. 일을 해야 살 수 있었다. 무역을 배운 우제이르는 일을 시작했지만 배고프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는 첫 월급으로 신발과 가방 그리고 자켓을 사서 사라예보로 떠났다. 우제이르는 사라예보에서 제빵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면서 축구를 시작했다. 그는 결국 빵집에 취직하는데 성공했고, FK사라예보 골키퍼가 되는데도 성공했다. 이후 몇몇 팀을 옮겨 다닌 우제이르는 크로아티아로 친선전을 떠났다가 그곳에 정착해서 가정을 꾸린다. 두 번째 결혼에서 얻은 첫 아이가 바로 스르나다.

#차별 속에서 꽃 피운 스르나

우제이르는 스르나가 보인 재능을 단번에 알아봤다. 문제는 스르나 가족이 지닌 혈통이었다. 우제이르는 보스니아에서 온 무슬림이었다. 당시 크로아티아에서는 보스니아 출신 무슬림 선수가 뛰는 게 쉽지 않았다. 우제이르는 "어려운 시간이었다"라며 "그때는 성(출신)이 매우 중요했다. 하지만 더 어려웠던 것은 감독이 공개적으로 팀 잔류를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것이다. 다행히 스르나는 큰 재능을 보여줬고, 코치들이 스르나가 팀에 남을 수 있도록 해줬다"라고 말했다.

스르나는 자신에게 헌신한 아버지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2003년 샤흐타르도네츠크로 이적하면서 아버지에게 빵집과 BMW 그리고 벤츠 승용차를 선물했다. 우제이르는 일하지 않고도 편하게 살 수도 있었지만, 계속해서 원래 살던 조그마한 아파트에 머물렀다. 우제이르는 생전에 아들에게 절약을 강조했다. "다리오에게 축구선수로 생활할 때 절약하고 저축해야 한다고 항상 이야기 한다."

힘든 시기를 겪은 스르나는 아버지와 가족을 아꼈다. 그는 "아버지와 내 가족은 내 모든 것과 마찬가지"라며 "내 아버지는 정말 정말 어려운 삶을 살았다. 아버지가 이제 편안하게 여생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 자랑스럽다. 아버지가 내게 했던 것을 그대로 되갚을 수는 없다. 아버지 생전에 충분한 생활비와 승용차를 사드리는 게 고작 내가 할 수 있는 전부다"라고 말했다.

스르나는 가족과 사회를 도유려 힘썼다. 그는 소속팀 사흐타르도네츠크가 ‘UEFA컵 결승(2008/2009 시즌)에 올랐을 때, 가까운 친구와 가족 125명을 크로아티아에서 초청해 경기장에 모셨다. 우크라이나에서도 고아들을 도왔다. 경기 입장권을 사주고 경기장으로 오는 경비까지 지원한다. 한번에 920명을 초청한 적도 있다. 모두 제2차 세계대전 때 고아가 된 아버지를 생각해서였다.

스르나는 크로아티아 국가가 울리는 짧은 시간 동안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아버지가 얼마나 어렵게 자신을 키우고, 축구선수로 만들기 위해 헌신했는지. 그런 아버지가 ‘유로 2016‘을 마치고 조국으로 돌아가도 계시지 않다는 것. 고향에서 가족들과 슬픔을 나누기보다는 운동장에서 뛰길 바랐다는 사실. 스르나는 크로아티아를 떠나 프랑스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고, 운동장에서 눈물 흘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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