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총리실과 마드리드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 미국 대사관 등으로 우편폭탄이 배달돼 관계 당국이 수사에 착수했다.

스페인 내무부는 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난달 24일 페드로 산체스 총리 앞으로 우편폭탄이 배달됐지만 보안팀이 이를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이 우편폭탄은 전날 우크라이나 대사관에서 폭발한 장치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고 AFP, AP 통신 등이 전했다. 우크라이나 대사관 직원은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대사 이름이 적혀있는 봉투 속에 있던 상자를 열려는 순간 상자가 폭발해 손가락에 가벼운 상처를 입었다.

같은 날 오후 스페인 북동부 사라고사에 있는 군수업체 인스탈라자 본사에도 유사한 우편폭탄이 도착했지만, 경찰이 이를 처리해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마드리드 외곽 공군기지의 유럽연합(EU) 위성센터와 마드리드 도심의 국방부 청사, 미국 대사관에도 이날 의심스러운 우편이 배달됐지만 보안팀과 경찰이 이를 처리했다.

스페인 보안당국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총리실과 국방부, 대사관, 군수공장 등 다섯 군데로 배달된 우편의 겉모습과 내용물이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편지들이 스페인 국내에서 발송됐다는 증거들이 나왔지만, 수사 초기 단계인 만큼 섣불리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스페인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전날 스페인 공영방송과 인터뷰에서 “침략국이 테러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며 러시아를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하지만 스페인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트위터 등에 “외교사절단을 겨냥한 어떤 위협이나 테러라도 전적으로 비난받아야 한다”는 성명을 올려 사건과 거리를 뒀다.

스페인은 러시아가 침공한 우크라이나에 인도적·군사적 지원을 하고 있으며, EU 차원에서 우크라이나 군대 훈련도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