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은퇴한 이탈리아 사이클리스트 다비데 레벨린이 30일(현지시간) 도로 훈련 도중 뺑소니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다. 향년 51세.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레벨린은 이날 오전 비첸차주(州) 몬테벨로 비첸티노에 있는 11번 지방도로를 따라 훈련하던 도중 도로 분기점에서 좌회전하던 트럭에 치였다. 트럭 운전사는 응급조치를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고, 레벨린의 동생인 카를로가 사고 소식을 듣고 현장으로 달려가 형을 발견한 뒤 구급차를 불렀으나 레벨린은 사망한 뒤였다.

레벨린은 1996년 지로 디탈리아에서 구간우승을 차지하며 가능성을 보인 뒤, 2004시즌 ‘아르덴 클래식’으로 불리는 암스텔 골드 레이스, 라플레슈 왈롱, 리에지 바스통 리에지 대회에서 사상 첫 트레블(3관왕)을 달성하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2007년과 2009년에도 라플레슈 왈롱에서 우승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사이클 남자 개인 도로 은메달을 차지했으나 대회가 끝난 후 재검사에서 금지약물인 EPO(적혈구형성인자) 세라 양성 반응을 보여 메달을 박탈당하고, 2년 간 출전정지 징계 처분을 받아 경력에 오점을 남겼다. 이탈리아는 운동선수가 도핑에 적발될 경우 최대 3년까지 실형을 선고한다. 레벨린은 긴 법정 다툼 끝에 2015년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레벨린은 지난달 은퇴를 발표하며 30년 간의 프로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투르 드 프랑스 총괄 책임자인 크리스티앙 프뤼돔므는 “사이클링을 하는 모든 이에게 대단히 슬픈 날”이라며 애도했다.

로토 수달 팀의 존 레랑그 감독은 “믿을 수 없다. 지난 일요일 몬테 카를로 크리테리움에서 그와 저녁을 함께 했다”고 밝혔다.

투어 드 프랑스에서 7차례 구간 우승 경력이 있는 리샤르 비랑크는 “그는 사랑스럽고, 충실한 사람이었다”며 “우리는 여러 멋진 순간들을 함께 공유 했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최근 8개월 동안 이탈리아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다 교통사고로 숨진 이가 103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