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유람(사진)은 이제 3쿠션 허세가 아니다. 아직 ‘여신’ 칭호를 달고 다녔던 포켓볼 수준은 아니지만 팀리그 전기리그 개인 승률이 70%에 이를 정도로 강해졌다. 그러나 챔피언십에선 아직 이렇다 할 성적표를 내놓지 못했다.

차유람은 16일 ‘휴온스LPBA챔피언십’ PQ라운드 서바이벌전에 출전한다. 한 번 대회를 빠진데다 지난 대회 성적이 나빠 ‘보통 선수들처럼‘ 처음부터 시작한다.

차유람의 현재 랭킹은 60위. 팀리그 동료로 각 팀의 에이스인 김가영, 이미래, 김세연, 스롱피아비, 강지은,김민아 등과는 처지가 다르다. 그들은 모두 랭킹 32위권내로 64강전 부터 바로 시작한다.

그런데 팀리그 8개팀 여자 선봉장 중에서 차유람 말고도 32권에 들지 못한선수가 또 한 명 있다. SK렌터카의 백전노장 임정숙이다.

임정숙은 LPBA 챔피언십 3회 우승자. 뒤늦게 따라온 이미래에게 추월 당했지만 최다 우승 2위의 독보적인 존재다.

당연히 시드 배정자 그룹이지만 최근 대회 성적이 좋지 않았다. 임정숙의 현재 랭킹은 ‘하필이면’ 49위. 오르고 내리며 파트너를 짜는 조 편성 규칙에 따르면 49위, 60위, 97위, 109위가 128강 서바이벌 같은 조다.

49위 임정숙과 60위차유람은 그렇게 만났다. 운이 좋지 않지만 2위라도 64강에 진출할 수 있으므로 그리 걱정할 건 없다. 그런데 97위도 만만찮다. 예리한 스토록을 구사하는 안드레아 호프만이다.

상대를 견제할 수 없는 서바이벌전 특성상 서로 물고 물리다 보면 에버리지가 형편없이 나빠질 수 있어 강자들끼리의 싸움은 좋지 앟다.

PQ라운드에는 모두 85명이출전했다. 22개조 각 1위 22명과 차순위 10명 등 32명이 다음 단계로 나가고 53명은 탈락이다.

임정숙도 못이길 상대는 아니고 호프만 역시 그렇지만 아무래도 안 만나는 것 보다는 못하다.

유람은 포켓볼 국가대표 출신으로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다. ‘얼짱’ 외모로 인기를 끌어모았지만 실력도 뒷 받침 되었다.

결혼과 함께 큐대를 놓았다가 2019년 3쿠션으로 돌아왔다. 4년여만의 컴백인데다 ‘같지만 다른 당구’여서 적응이 쉽지 않았다.

와일드 카드로 출전한 첫 복귀전에서 64강 탈락의 쓴 맛을 봤다. 좋은 약은 입에 쓰듯 초반 탈락의 수모가 결국 그를 키웠다.

직전 대회인 9월의 ‘TS샴푸챔피언십’에선 32강에서 탈락했지만 그 앞의 SK대회에선 16강에도 올랐다.

그래도 이름값에 비해 모자란다. 하지만 차유람의 지금은 어제와 다르다. 실력, 경험 등 모든 면에서 많이 성장했다.

첫 판이 만만찮지만 따지고 보면 모두 프로여서 쉬운 상대는 없다. 모두가 극복해야 할 대상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