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보여드리고 싶은게 많은데…잠도 잘 안 와요.”

한화 마무리 정우람이 답답한 속내를 털어놓았다. 싱숭생숭한 마음에 경기는 물론 일상에도 집중이 잘 안된다고 했다. 트레이드설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우람을 둘러싼 트레이드 소문은 트레이드 마감 시한인 15일을 앞두고 더욱 가중되고 있다. 불펜이 부실한 상위권 팀들이 당장의 우승을 위해 정우람을 영입하려 한다는 이야기들이 시간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 올시즌 유독 불펜이 약한 상위권 팀들이 많이 나오며 논의는 더욱 힘이 더해지고 있다.

정우람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다. 중간 계투로 출발해 마무리로서도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 2012년 30세이브를 기록하며 대표 마무리 투수로 성장해 이후 7년째 최고 마무리 투수로 우뚝 서 있다.

일종의 메이저리그 스타일 트레이드다. 메이저리그에선 당장 성적이 필요한 팀들은 ‘윈 나우’를 위해 특급 선수를 영입하고 시즌 농사에 실패한 구단은 유망주를 얻으며 미래를 대비하는 형식의 트레이드가 일상화 돼 있다.

한국 프로야구는 조금 다르다. 필요하다는 건 알지만 여전히 트레이드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물론 지난 2017년 KIA가 마무리 김세현을 얻으며 유망주 이승호를 내주는 트레이드로 우승을 차지한 경험은 있다. 이 트레이드 이후 우승을 위한 전력 보강이 나름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된 부분이 있다.

그러나 트레이드는 여전히 부정적 영향이 더 크다. 선수들은 보금자리를 갑자기 바꿔야 하는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한다.

아이들의 교육 문제도 있고 가족이 뿌리내린 환경을 하루 아침에 바꾸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팀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선수는 더욱 그렇다.

정우람의 케이스가 후자에 속한다. 가족의 뿌리를 떠나 한화에 대한 충성심이 높다. 한화에서 FA로 풀린 자신에게 손을 내밀었고 또 한 번의 계약까지 이뤄진 만큼 한화가 야구를 잘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계약 기간 내에 포스트시즌 진출은 한 차례에 그쳤다. 정우람은 한화에서 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정우람은 “한화 선수로서 보여드리고 싶은 것들이 더 많다. 한화 선수로서 좀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그런데 팬들까지 나를 보내고 싶어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정우람의 트레이드설은 프로야구판을 뒤돌았다. 하지만 당시엔 구단 관계자가 정우람에게 “트레이드는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어줬다.

올해는 다르다. 누구도 정우람에게 트레이드에 대해 말하고 있지 않다. 정우람이 밤 잠을 설치며 고민하고 있는 이유다.

정우람은 “경기에 집중하고 싶지만 잘 되지 않는다. 분명한 건 난 한화 선수로서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싶다는 것이다. 언제 끝날지는 모르?瑁嗤�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과연 정우람 트레이드설은 언제쯤 조용해질까. 마감 시한까지는 여유를 허용하지 않을까. 정우람의 잠 못드는 밤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