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는 프리메라리가 최대 라이벌전을 예정대로 안방에서 치렀으면 하는 눈치다.

스페인 ‘마르카’는 18일(이하 한국시간) 이번 시즌 첫 ‘엘 클라시코(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라이벌전)’를 앞둔 발베르데 감독의 목소리를 전했다. 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바르셀로나 홈인 캄 노우에서 예정된 이 경기는 현재 라 리가 사무국이 일정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 이 경기를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먼저 치르고, 내년 3월1일 예정된 마드리드 원정 경기를 바르셀로나의 홈으로 맞바꾸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발베르데 감독은 “맞대결 상대는 물론 경기와 관련된 모두가 서로를 존중한다면 큰 문제 없이 엘 클라시코를 예정대로 치를 수 있을 것이다. 아직 9일이나 남은 상태인데 벌써부터 너무 많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회의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이번 사태는 스페인의 정치적 위기가 스포츠로 번진 결과다. 스페인 대법원이 지난 14일 카탈루냐 지방의 분리독립을 추진했던 전 카탈루냐 자치정부 지도부에 징역 9∼13년의 중형을 선고한 뒤 바르셀로나에서 지도부의 석방을 요구하는 카탈루냐 주민들의 시위가 격화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시위대가 주요 도로와 철로를 점거하고 공항에서는 경찰과 대치하면서 항공기 운항도 차질을 빚고 있다.

그러나 더 부담스러운 쪽은 원정을 와야 하는 레알 마드리드다. 사실 바르셀로나로서는 굳이 홈 이점을 포기할 이유가 없다. 선두(5승3무·승점18)를 달리고 있는 레알 마드리드와 승점 차가 크게 나지 않는 상황에서 시즌 초 선두를 탈환할 수 있는 데다가, 시즌 내내 이어질 양강의 우승 레이스에서 기선제압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특히 에이스 리오넬 메시의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리 원정길에 오른다면 바르셀로나로서는 더 손해다.

다만 단순히 전략적인 계산만은 아니다. 발베르데 감독은 2017년 카탈루냐 국민투표일에 있었던 비슷한 사태를 언급하며 “2년 전 10월1일에도 같은 이야기가 나왔다. 일주일 후 모두가 엄청난 사건이 벌어질거라고 예상했던 경기장에서 우리는 예정대로 킥오프를 했고, 모든 사람들이 아무런 문제없이 자신들을 표현하며 멋진 경기를 치렀다”고 설명했다. 일정을 변경하려면 양 팀 모두의 동의가 필요한 상황, 바르셀로나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만큼 아직은 모든 게 안갯 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