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33·키움 히어로즈)가 야구의 재미가 홈런이라는 것을 확인시켜줬다.

박병호는 1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19 KBO리그 kt위즈와의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8회에 이어 9회 홈런포를 가동했다. 자신의 통산 16번째 연타석 홈런이었다.

팀 승리에 결정적인 발판을 마련한 홈런이었다. 8회초 터트린 솔로홈런은 1-1을 만드는 동점을 만드는 한방이었다. 9회초 투런홈런은 4-2에서 6-2로 달아나는 쐐기홈런이었다.

연타석 홈런으로 박병호는 시즌 10호, 11호 홈런을 기록하게 됐고, 홈런 부문 공동 선두에서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올 시즌 가장 먼저 두자릿수 홈런 고지에 오른 타자가 되기도 했다.

타율도 0.368로 단독 1위에 올라있다. 2위 그룹과는 2개 차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박병호의 방망이도 뜨거워지고 있다.

모양새는 박병호 특유의 몰아치기 흐름이다. 박병호는 보통 날씨가 더워질 무렵부터 몰아치기에 돌입하며 홈런레이스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다. 53홈런으로 자신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만들었던 2015시즌에는 5월과 6월에 각각 9개, 7월 10개, 8월 12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지난 시즌에는 부상으로 잠시 전열에 이탈했지만, 6월 8개, 7월 9개의 홈런을 때렸다. 8월에는 7개, 9월에는 10개였다. 막판으로 갈수록 몰아치는 양상이었다.

올 시즌은 5월 들어 배트가 달아올랐다. 4월까지 7개의 홈런을 때린 박병호는 5월의 절반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4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고 있다.

올 시즌 들어 공인구 반발계수가 낮아졌지만, 박병호에게는 큰 변수로 작용되지 않는 모습이다. 이날 경기를 중계한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춰 담장 밖으로 넘겼다. 또 몸 쪽 공을 잘 공략했다”고 말했다.

박병호가 더욱 무서운 점은 홈런레이스를 의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7년 연속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했지만 그는 “의미 없다”며 평가절하했다. 박병호가 남은 5월 동안 몇 개의 홈런을 더 때려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