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게도 데뷔 첫 선발승은 무산됐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한화 이글스 좌완 김범수가 한 줄기 희망을 던졌다.

김범수는 일본 오키나와 캠프 때 선발 요원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외국인 원투펀치 워윅 서폴드, 채드 벨과 더불어 선발 요원으로 낙점된 박주홍, 김성훈, 김재영이 부상과 부진으로 나란히 선발진에서 빠졌다. 김민우가 대체 선발로 나섰으나 기대 이하의 투구로 아쉬움을 자아냈다.

한용덕 감독을 찾아가 “선발 기회를 얻고 싶다”고 말한 김범수는 19일 대전 삼성전 선발 출격 기회를 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한용덕 감독은 “김범수는 선발을 해봤던 선수다. 지난 시즌이 끝날 무렵 선발로 전환시킬 생각을 했었다. 부상 부위도 괜찮아졌고 팀에서도 장기적으로 키워야 하는 선수다. 내게 직접 이야기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시즌 첫 선발 기회를 얻게 된 김범수는 벼랑 끝 각오로 임했다. 선발진 안착 여부는 자신이 어느 만큼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걸 잘 알기에 1구 1구 최선을 다해 던졌다.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3볼넷 4탈삼진 1실점.

데뷔 첫 선발승 요건을 갖춘 김범수는 2-1로 앞선 6회 안영명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하지만 계투진이 삐걱거리는 바람에 김범수의 데뷔 첫 선발승 달성은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한화는 연장 혈투 끝에 4-3으로 웃었다.

김범수는 경기 후 “5이닝 3실점 이내로 막자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1실점으로 막아내 다행스럽다. 제구가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야수들이 좋은 수비를 선보인 덕분에 5회까지 던질 수 있었다. 제구에 더 신경을 쓰면서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한용덕 감독은 “수확이 많은 경기”라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김범수의 쾌투 또한 한용덕 감독이 말하는 수확 가운데 하나다. 스스로 만든 기회를 제대로 살린 김범수. 한화 반등의 긍정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