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농구에서 판정에 대한 시각은 다양하다.

다양한 의견, 넓은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확실히 초점을 맞춰야 할 부분이 지난 시즌과는 다르다. 최근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과도한 선수단의 항의다.

여기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다.

▶지난 시즌과 다른 심판진의 태도

지난 시즌까지, 심판진은 철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김영기 전 총재의 의도에 따라 가장 중요한 판정 기준이 바뀌었다. 3시즌 전 1라운드에서는 판정 기준이 몸싸움에 관대했다. KBL 수뇌부는 ‘득점=흥미도‘라는 괴상한 논리를 가지고 있었다. 몸싸움을 관대하게 허용하면서, 득점이 줄었다. 그러자, 몸싸움 자체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휘슬 기준으로 바뀌었다.

두번째는 심판진의 권위적 태도였다. 항의를 너무 엄격하게 규제했고, 판정에 대한 불만 자체를 제기하지 못하게 구조를 바꿨다. 판정항의에 대해서는 테크니컬 파울이 남발됐다. 잘못된 판정에 대해서도 KBL은 ‘시인‘하지 않았다.

소통이 전혀 없었다. 고압적 태도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을 대하는 심판들이 늘어났다. KBL 수뇌부의 정책 때문이었다.(전 KBL 수뇌부가 심판진을 좌지우지한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홈팀이 이겨야 관중이 늘어난다‘는 총재의 논리에 홈 승률이 급격히 늘어났고, 보도자료를 뿌리기도 했다.)

올 시즌은 좀 다르다. 이미 미디어를 상대로 2차례의 심판 설명회를 가졌다. 김동광 경기 본부장과 홍기환 심판부장이 주도로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인정했고, 오해가 있었던 룰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했다.

코트에서도 감독과 선수들의 항의에 대해 답변을 하는 ‘열린 태도‘를 유지했다. 물론, 부족한 부분이 있다. 일부 심판들의 능력이 떨어진다. 평범한 사이드 아웃 판정에 대해 번복하고, 비디오 판독을 너무 많이 한다. 경기 운영이 매끄럽지 못하며, 결정적 오심을 하기도 한다. 심판진의 능력이 더욱 키워져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점이다. 단, 지난 시즌과 명확히 다른 점 3가지. 심판진의 능력이 떨어지지만, 인위적 판정 기준의 변화나 의도적 오심은 현격히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소통에도 적극적이다.

▶소통을 역이용하는 선수들

그런데 최근, 판정 항의가 도를 넘어섰다. 매 경기 반복되고 있다.

최근 경기를 자세히 살펴보면, 명백한 ‘정심‘인데도 불구하고 계속 항의를 한다. 심판진이 계속 받아주니까, 습관적으로 한다. 이에 그치지 않고 벤치를 바라본다. 그렇게 되면 감독과 벤치에 앉아 있는 선수들이 동참한다.

좀 더 명확한 예를 들어보자.

10일 KT와 KGC의 경기.

1쿼터 2분50여초를 남기고 양홍석의 공격자 파울. 수비수는 이미 RA 밖에서 버티고 있었고, 양홍석이 돌진했다. 공격자 파울이다. 휘슬이 불리자 억울한 듯 제스처를 취한다. 불과 몇 초 지나지 않아, 에드워즈가 양홍석의 마크를 뚫고 골밑슛 시도. 양홍석이 파울이 불리자 또 다시 억울한 듯 제스처를 취한다. 장준혁 심판은 ‘머리를 치며‘ 간단히 설명 종료. 리플레이를 보면, 에드워즈가 올라갈 때 양홍석의 팔이 머리를 치는 장면이 나온다.

2쿼터 8분25초를 남기고 덴트몬이 3점슛을 쏘다가 3점 자유투를 받았다. 박재한의 파울. 덴트몬이 볼을 잡고 있는 상태에서, 박재한의 손이 계속 덴트몬 실린더 영역으로 뻗어있다. 이후, 슛이 올라갔고, 박재한은 ‘공을 쳤다‘며 억울해 한다. KGC 선수들이 동참한다. 박재한의 수비가 잘못됐다. 손을 계속 뻗고 변화를 주지 않는 것은 ‘재앙‘이다. 슛이 올라가서 스치면 그대로 자유투다. ‘자유투 얻기‘의 전형적 기술. 그래서 수비수는 볼을 든 채 슛 기회를 보며 정지된 공격수를 수비할 때, 손을 넣었다 뺏다 해야 한다. 기본이 안된 수비 동작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승호가 골밑에서 억울함을 호소한다. 공격 리바운드 다툼 시 김현민에게 파울. 먼저 손이 실린더 영역을 침범했다. 정심이다. 그런데 억울하다고 펄펄 뛴다. 장준혁 심판이 순간 ‘어이없어 하는 얼굴‘이 나온다.

단지 이 경기 뿐만 아니다. 매 경기 이런 모습이 나온다.

기본적으로 선수들의 수비 스텝이 좋지 않다. 수비 자세가 높다. 이 경우, 상대의 실린더를 침범하는 현상이 자주 나올 수밖에 없다.(자세가 높고 사이드 스텝이 좋지 않으면 급격한 방향 전환 시 상대 실린더를 침범할 확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농구의 기본이다) 그렇다고 이날 심판진이 모든 접촉을 분 것은 아니다. 공하고 상관없는 지역에서 접촉은 웬만해선 불지 않았다. 직접적 슛 동작이나, 팔을 치는 동작 외에 몸 접촉에 대해서도 관대했다. 판정 기준의 일관성이 나쁘지 않았다.

전반에만 휘슬에 억울해 하는 장면이 9개나 나왔다. 대부분 이견이 없는 ‘정심‘이다. 이런 선수들의 리액션에 벤치가 계속 들썩 거린다. 즉, 자신의 수비 실수를 판정 탓으로 돌리려는 듯한 의도도 엿보인다.

선수들은 분명 코트에서 자유롭게 심판에게 항의할 수 있다. 하지만, 심판의 오심과 실수를 가지고 얘기를 해야 한다.

잦은 비디오 판독으로 경기 흐름이 끊어져 경기의 흥미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많이 한다. 그런데, 선수들의 ‘이상한 억울함‘이 섞인 항의와 거기에 동참하는 벤치의 어필이 경기의 흐름을 끊는 경우도 많다.

‘동의할 수 없다‘는 얘기를 할 수 있다. 최근 경기 리플레이 영상을 찬찬히 보면 ‘정답‘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