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시절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전 유도선수 신유용이 가해자인 ㄱ코치와 주고 받은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신유용은 14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ㄱ코치가 합의금을 주겠다고 말하는 대목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공개했다.

신씨가 공개한 휴대폰에는 “이제와서야 늦게 깨달아 늦은 사과를 하는 선생님을 용서하라”면서 “유용이 니 마음이 이렇게라도 조금이나마 풀릴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금전적으로 사죄를 구하고 싶다. 이곳저곳 다 끌어모아서 작지만 500만원이라는 돈을 만들었다”는 문자메시지가 적혀있다.

신유용은 앞서 이날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영선고등학교에 다니던 시절인 2011년부터 5년간 20여 차례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신씨는 또 그해 12월 제주도에서 열린 탐라기 유도 대회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 3위에 그치자 이에 코치가 “생리했냐?”고 물었고 “아직 안 했다”고 하자 코치가 임신 테스트기 2개를 주며 해보라고 하기도 했다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또 임신 테스트기 결과 2개 모두 ‘비임신’이 떴으나 코치는 다음달 산부인과로 데려가 초음파 검사를 시키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신유용은 “남교사 기숙사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면서 “코치님들의 빨래, 방 청소, 잔심부름을 담당했었는데 ㄱ코치가 어느 날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방 청소를 시켰고, 그 때 성폭행이 처음으로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신유용은 “처음 성폭행을 당한 뒤 1년 동안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지만 이후 막내 여자 코치와 동기 한 명에게 사실을 털어놓았다. 지난해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려야겠다고 생각하고 두 사람에게 증언을 부탁했는데,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다. 코치님은 유도계에 몸담고 있어 힘들다고 하더라. 동기는 만나기로 한 당일 연락이 두절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약 성범죄 예방 교육을 받았고 범죄 피해 사실을 털어놓을 수 있는 창구가 있었다면 그곳에 도움을 청했을 것”이라면서 “선수 생활을 하면서 그런 교육은 단 한 번도 못 받았다. 만약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면 좀 더 일찍 용기를 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유영은 지난해 3월, 고교시절 코치를 성폭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관련자 증언이 이뤄지지 않아 사건 조사는 진척이 없었고, 익산경찰서는 지난해 10월 ‘혐의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신씨는 수사가 미진하자 11월 소셜미디어에 익명으로 인터뷰한 내용을 올리고, 비슷한 유형의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대한유도회는 지난해 말 이 사건을 알게 됐지만 제대로 조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실명 폭로로 사건을 송치 받은 검찰은 직접 수사에 착수했다. 이선봉 지청장은 “현재 고소인은 서울에 거주하고 있다. ‘생업 때문에 군산까지 와서 조사를 받기 힘들다는 요청이 있어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인조사를 촉탁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신씨를 성폭행했다고 알려진 ㄱ코치는 이를 전면 부인하며 “사귀었다가 헤어지고 다시 사귀고 그런 관계였다. (나중에도) 명절에 전화도 하고 돌잔치도 놀러 오고 그랬다. (성폭행이었으면) 이게 가능하겠냐”며 성폭행 사실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