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vs 패기.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플레이오프. 양팀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2승2패로 맞섰고,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리는 최종 5차전 결과로 한국시리즈 진출 팀을 가리게 됐다.

이번 플레이오프 양팀의 테마는 명확히 갈리고 있다.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선수들의 활약이 펼쳐지고 있는 건 같은데, SK는 베테랑 선수들이 경험이 앞서고 넥센은 어린 선수들의 패기로 충돌하고 있다.

SK이 이번 플레이오프를 이끄는 선수는 누가 뭐라 해도 리드오프 김강민이다. 김강민은 이번 플레이오프 4경기 모두 1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15타수 6안타 2홈런 4타점 1도루를 기록중이다. 승리를 거둔 1, 2차전 연속으로 중요한 홈런을 터뜨렸고, 패배한 3차전 8회 선두로 나와 내야안타를 친 후 도루까지 성공시켜 상대 간담을 서늘케했다. 4차전 역시 9회 마지막 타석 2루타를 치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인천에서 열렸던 1차전 9회 끝내기 홈런을 치며 감격적인 순간을 맞이했던 박정권도 5차전 요주의 인물이다. 다시 마음 편한 인천으로 돌아왔고, 상대가 우완 제이크 브리검을 선발로 내세우기 때문에 박정권의 선발 출전 가능성도 충분하다 .

마찬가지로 인천 1, 2차전에서 연속 홈런을 친 최 정이 다시 살아난다면 SK는 손쉽게 경기를 풀 수 있다.

선발 김광현 역시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빅게임 피처‘다. 김광현이 손 끝에서 SK의 운명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반대로 넥센은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피들에게 기대를 걸어야 한다. 넥센은 이번 포스트시즌 최고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안우진의 등판 여부가 중요하다. 31일 4차전에서 많은 공을 던졌지만, 1일 하루 휴식을 취했기에 가장 중요한 승부처 1~2이닝 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다. 상대 흐름을 끊어내야 할 때 안우진의 강속구, 특히 고속 슬라이더가 잘 먹히고 있다.

1차전 김광현을 상대로 깜짝 멀티 홈런을 기록한 송성문의 활용도 키포인트다. 여기에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리드오프를 확실히 자리매김한 김혜성이 얼마만큼의 출루를 해주느냐도 지켜봐야 한다. 3차전부터 김재현을 대신해 마스크를 쓰고 있는 주효상의 선발 출전도 유력하다. 이제 3년차 선수라고 믿기지 않을만큼 안정적인 투수 리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외국인 타자 제리 샌드고 경험보단 패기를 앞세운 자원으로 봐야 한다. 올시즌 막판 대체 선수로 들어와 이번 가을야구 엄청난 존재감을 심어주고 있다. SK 강타선에 맞서러면, 넥센도 샌즈의 한방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