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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살아있는 전설' 이동국의 30대는 20대보다 빛난다
출처:오마이뉴스|2018-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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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K리그1의 득점왕 경쟁은 경남FC의 말컹과 강원FC의 제리치의 맞대결로 진행 중이다. 현재 제리치가 23골, 말컹이 22골을 넣으면서 치열한 득점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괴물 같은 두 외국인 선수의 선두 경쟁을 추격하는 이도 울산 현대의 용병 주니오(17골)다. 지난 시즌 수원 삼성 조나탄의 득점왕 등극에 이어 올 시즌에도 외국인 공격수의 득점왕 타이틀 차지가 유력하다.

그렇다면 한국 국적의 공격수 중 가장 많은 골을 뽑아낸 선수는 누굴까. 전북 현대의 김신욱? 울산 현대의 이근호? 아니다. 지금까지 K리그1에서 토종 공격수에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선수는 전북의 이동국이다.

지난 15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28라운드 경기에서 리그 11호골을 성공시킨 이동국이다. 같은 라운드에서 침묵한 인천 유나이티드의 문선민(11골)보다 적은 경기 수를 소화한 이동국이 국내 공격수 득점 1위로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놀라울 따름이다. 1979년생 이동국은 올해로 만 39세다. 한국 나이로 따지면 무려 40세에 도달한 노장이다. 그럼에도 이동국은 여전히 K리그 최상급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스스로 30대의 마지막을 빛내고 있다.

좌절과 논란의 연속이었던 20대



이동국은 여느 스타와 다를 바 없이 10대 시절부터 주목을 받았다. 1998년 만 19세의 나이로 포항 스틸러스의 멤버로 합류한 이동국은 데뷔 시즌에 11골 2도움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같은 해에 열렸던 1998 프랑스 월드컵 본선에도 참가해 호쾌한 중거리 슈팅으로 네덜란드전 0-5 참패의 유일한 위안거리 역할도 했다.

1998년 10월에 참가한 AFC U-19 축구 선수권 대회에서 이동국은 김은중과 찰떡 호흡으로 우승을 견인했다. 특히 결승전 상대였던 일본과 경기에서 터뜨린 결승골은 이동국이 지닌 재능의 방점이었다. 1998년 전체를 휩쓴 이동국은 당당히 K리그 신인왕을 차지했다.

꽃길이 펼쳐질 것 같았던 이동국의 20대는 예상과 다르게 흘러갔다. 만 21세의 나이로 독일 분데스리가의 SV 베르터 브레멘으로 임대를 떠났지만, 별다른 족적을 남기지 못하고 금방 국내로 돌아왔다. 연령별 대표팀과 성인대표팀의 잦은 차출로 혹사를 당한 이동국의 K리그 성적은 갈수록 하락했다.

전 국민을 하나로 만들었던 2002년은 이동국에게 악몽이었다. 4년 간 각종 국제 대회에 참가하며 헌신했지만, 당시 성인대표팀 감독이었던 거스 히딩크는 이동국 대신 다른 공격수들을 한·일 월드컵 멤버로 낙점했다.

이동국은 2002년 부산에서 열렸던 아시안게임 멤버로 참가해 분풀이에 나섰지만, 준결승전에서 이란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 눈물을 흘렸다. 과거 이동국 부친이 이동국의 병역비리를 청탁한 사건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만회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치며 결국 이동국은 광주 상무에 입단하게 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광주에서 부활에 성공했다. 국가대표팀 부동의 주전 공격수 자리도 차지했다. 이동국의 발 끝은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정조준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6년 4월 이동국은 인천과 리그 경기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다. 당시 리그 7경기에서 6골을 잡아낼 정도로 절정이었던 이동국의 득점 감각은 아쉽게도 독일 월드컵에서 활용할 수 없었다.

그의 좌절은 끝나지 않았다. 2007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미들즈브러 FC 소속으로 유럽 무대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철저한 실패를 맛봤다. 같은 해에 열렸던 AFC 아시안컵에 참가한 이동국은 이운재, 김상식 등과 함께 숙소를 이탈해 술을 마셔 문제가 됐던 ‘음주 사태‘에 연루되기도 했다.

영국에서 좌절을 겪은 이동국은 만 29세의 나이에 K리그 성남 일화(현 성남FC)와 계약하며 국내 무대로 복귀했다. 성남 시절도 암울했다. 기대와 달리 영향력은 미비했다. 리그 13경기에서 단 2골을 넣는 데 그쳤다. 성남에서의 실패로 ‘꽃 피우지 못한 아쉬운 재능‘이란 평가가 이동국을 대표하는 꼬리표가 됐다.

30세의 선택한 전북 이적, K리그의 전설이 되다

2009년 만 30세가 된 이동국은 성남을 떠나 전북으로 향한다. 이 선택은 이동국의 축구 인생을 송두리째 바꾼 결정이 됐다. 훗날 우리가 알고 있는 이동국의 역사와 달리 전북 입단 당시 여론은 부정적이었다. 하향세의 만 30세의 공격수의 입단을 전북 팬들은 탐탁치 않은 시선으로 봤다.



그러나 의심의 눈초리를 받던 이동국은 2009년 전북에게 구단 사상 최초의 리그 우승 트로피를 선물했다. 2009 시즌 이동국은 리그에서만 22골을 잡아냈다. 이동국은 자신 축구 커리어 최초의 리그 20골 고지 점령과 리그 MVP 수상을 일궈냈다.

최강희 감독의 전략이 이동국을 폭발시켰다. 최강희 감독은 루이스와 에닝요, 최태욱 등을 이동국 옆에 배치했다. 재간 넘치고 스피디한 도우미들의 지원 덕에 이동국의 탁월한 슈팅력과 위치 선정 능력은 극대화 됐다. 최강희 감독은 페널티 박스를 이동국의 세상으로 만들었다.

도움을 주는 선수는 변해도 이동국은 언제나 전북의 핵심 공격수로 활약했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 K리그 통산 64골에 그쳤던 이동국은 전북 유니폼을 입고 149골을 쏟아냈다. 올 시즌을 포함해 이동국은 2009년부터 매 시즌 리그 두 자릿 수 득점에 성공했다.

이동국의 놀라운 활약 덕에 전북은 K리그를 대표하는 최강 클럽이 됐다. 2009년 이후 5번의 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최소한 리그 3위 이상의 성적을 유지했다. 2016년에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섰다. 이동국은 리그 MVP를 4번이나 수상했고 K리그 역대 최다 득점자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최다 득점자도 이동국의 차지가 됐다.

30대 중반까지 K리그를 직접 폭격했던 이동국은 최근에는 다른 방식으로 가치를 드러내는 중이다. 속도와 순발력은 현저히 떨어졌지만 노련함으로 단점을 메우고 있다. 이제는 선발보다는 교체 투입이 어울리는 나이가 됐지만, 간결한 패스와 경기 흐름을 정확히 파악해 짧은 시간 안에 공격 흐름을 바꾼다.

무엇보다 자신의 최대 무기인 득점력은 여전하다. 상대의 약한 고리를 포착해 정밀한 슈팅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폭발력은 떨어졌지만 일면 우아함마저 느껴질 정도로 가볍게 골을 만드는 이동국이다. 지난주 제주를 상대로 터뜨린 득점만 봐도 이동국의 클래스가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있다.



이동국의 20대는 시련의 연속이었다. 포기해도 좋을 만큼의 거대한 추락도 적지 않았다. 그럼에도 그는 험난한 파도를 버티고 버텼다. 거친 풍랑을 이겨낸 이동국은 이제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이동국의 2018 시즌 K리그1 국내 선수 득점 1위 등극은 30대의 끝자락에도 유지되는 그의 실력을 방증한다. 이동국의 30대는 20대보다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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