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뛰면서 적극적으로 수비까지 가담했다. 그리고 상대의 파울을 유도하며 찬스를 만들었고, 전체 선수들을 지휘했다. ‘캡틴‘ 기성용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새로운 캡틴 손흥민의 이야기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1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KEB 하나은행 초청 축구 국가대표팀 친선경기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벤투 감독의 부임 직후 치른 2경기에서 1승 1무를 기록하며 9월 A매치에 마침표를 찍었다.

한국 축구에 굉장히 중요한 한주였다. 새 감독의 지휘 아래 보내는 첫 A매치 기간인데다, 모처럼 축구에 뜨거운 관심이 향하면서 A매치 2연전 좌석이 모두 매진되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실제로 소득이 많은 2연전이었고, 점유율, 패스 성공, 적극적인 슈팅 시도 등 벤투호의 미래를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었다.

벤투 감독의 축구는 분명했다. 볼 점유율을 중요시하는 축구를 구사하지만 무의미한 점유가 아니었고, 수비에서 공을 잡으면 빠르게 전환하는 것이 특징이었다. 이런 이유로 빠른 공수 전환을 통해 박진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고, 날카로운 측면 공격과 정교한 후방 빌드업도 벤투호의 확실한 색깔이었다.

그리고 벤투호를 든든하게 지킨 캡틴은 손흥민이었다. 기성용의 뒤를 이어 한국 대표팀의 주장 완장을 물려받은 손흥민은 이번 A매치 2연전을 통해 확실히 리더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아시안게임에서는 특급 도우미였다면 이번 A매치에서는 공격의 중심 역할을 하면서도 왕성한 활동량, 적극적인 수비 가담, 경기 조율, 리더십 등 다양한 장점과 함께 리더의 자질을 보여줬다.

기록만 봐도 알 수 있다. 손흥민은 이번 A매치 2연전을 통해 3번의 슈팅에서 1개의 유효 슈팅을 만들며 여전한 공격력을 보여줬고, 무엇보다 72개의 패스를 연결하며 웬만한 미드필더보다 더 좋은 패스 기록을 만들었다.

손흥민에게서 리더의 향기가 난다고 말할 수 있는 기록은 또 있었다. 바로 가로채기와 파울 유도. 그동안 손흥민은 최전방 또는 측면에서 공격을 주도하고 마무리하는 역할에 치중했지만 지난 아시안게임부터 ‘리더‘ 역할을 맡으며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통해 팀 전체에 기여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번 A매치 2연전에서 무려 9개의 가로채기를 기록하며 대표팀 선수단 전체 1위를 기록했고, 이는 수비수인 장현수(8개), 김영권(7개), 이용(5개) 등보다 많은 수치였다. 여기에 총 7개의 파울 유도, 10개의 크로스 등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활약상을 펼쳤다.

왕성한 활동량, 악착같은 수비 그리고 강력한 리더십. 손흥민에게 제법 리더의 향기가 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