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연패를 끊어 한숨을 돌렸지만 또다른 걱정이 생겼다.

KIA 타이거즈가 20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5연패 사슬을 끊었다. NC 선발 로건 베렛에 막혀 1-4로 뒤지다가 8회말 김주찬, 이범호가 투런 홈런을 터트려 6대5로 이겼다.

하지만 에이스 양현종의 구위가 걱정이다. 최근 들어 만족스럽지 못한 투구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현종은 6월에 4경기에 선발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4.39를 기록했다. 3∼4월 6경기서 3승2패-2.84, 5월 5경기서 4승1패-2.93을 올렸던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

20일 경기에선 양현종은 에이스다운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다. 일단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 최고 구속은 148㎞를 찍었지만 패스트볼 대부분이 140㎞ 초반에 그쳤다. 올시즌 두 번째로 많은 123개의 공을 뿌리며 6이닝을 책임졌지만 힘들게 버텼다. 직구 구속과 구위가 좋지 못하다보니 변화구도 제대로 먹히지 않았다. 탈삼진이 3개 밖에 없었다.

파울수를 보면 양현종이 얼마나 고전했는 지 알 수 있다. 이날 양현종이 기록한 스트라이크는 총 81개. 이중 루킹 스트라이크가 17개였고, 헛스윙이 13개였다. 타격이 이뤄진 게 51번이고. 인플레이가 23번이었으며, 파울이 28번이나 됐다. 양현종의 구위가 파울로 끊어낼 수 있을 정도로 위력적이지 않았다는 게 기록에 나타난다.

당초 19일 등판이 예정돼 있었는데 비로 경기라 취소되면서 하루 밀린 게 컨디션 조절에 안좋은 영향을 줬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6월 성적이 전체적으로 좋지 못하다보니 걱정이 생길 수밖에 없다. 4경기 중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7일 수원 KT 위즈전(7이닝 무실점) 밖에 없다. 1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서 7⅔이닝 4실점했고, 13일 광주 SK 외이번스전에선 6이닝 5실점했다. 양현종이 2경기 연속 4실점 이상을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양현종이 2년 연속 200이닝 안팎을 던졌다. 올해도 101⅔이닝을 소화해 최다 이닝 전체 2위다. 체력적인 부담이 투구에 영향을 주는 게 아니냐는 걱정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양현종은 KIA 마운드의 핵심 전력이다. 그가 등판하는 경기에선 꼭 이겨야 한다. 올시즌 들쭉날쭉한 경기력을 보여주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어느 투수든 2경기 연속 부진할 수 있다. 20일 5이닝을 넘어 6이닝까지 던졌으니 사실 완전히 무너진 것도 아니었다. 지난해 20승을 거둔 국가대표 에이스 양현종이기에 이 정도 성적이 부진으로 보일 수도 있다.

양현종이 다음 경기에서 우려의 시선을 걷어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