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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돋보기]월드컵을 빛낼 `10번의 향연'
출처:스포츠경향|2018-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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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축구에서 가장 성스럽고, 상징적인 등번호다. 클럽 축구에서는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월드컵에선 ‘10번의 전설’이 여전히 유효하다. 펠레, 마라도나, 지네딘 지단에 이르기까지 월드컵은 위대한 10번의 역사와 궤를 같이했다.

 


 

공을 갖고 지배하며, 무에서 공간을 창출하고, 막다른 골목에서 길을 찾아내고, 축구를 아름다운 경기로 만들 줄 아는 특별한 선수들만이 그 번호의 주인이 될 자격이 있었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10번의 향연’이 펼쳐질 것 같다. 브라질의 네이마르부터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 프랑스의 킬리안 음바페에 이르기까지 각 팀 10번들의 면면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네이마르는 가장 주목받는 ‘10번’이다. 네이마르는 어릴 때 ‘뉴 펠레’ ‘뉴 호마리우’ ‘뉴 호나우두’로 불렸다. 네이마르는 그 3명의 장점을 통합해 자기 만의 스타일로 녹여냈다. 에이스의 운명과 책임, 의무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 또한 그의 장점. 2014년 안방에서의 참패를 딛고 러시아에서 월드컵을 들어올리는 게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네이마르는 잘 알고 있다.

월드컵에서 메시를 보면 비련의 주인공 같은 느낌이 든다. 그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의 한 명이라는 데는 이론이 없다. 월드컵만 빼놓고. 러시아 월드컵은 그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공산이 크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원맨쇼를 펼치며 아르헨티나를 우승으로 이끌었던 마라도나의 마법을 메시가 재현할 수 있을까. 언뜻 불가능해 보이는 화룡점정을 위해 그가 나선다. 메시의 이름으로.

 


 

음바페는 놀라운 스피드, 어마어마한 드리블, 정확한 마무리까지 축구황제가 될 운명을 타고 났다. 프랑스가 약관의 음바페에게 10번을 부여한 것은 당연한 대접이다. 잉글랜드의 라힘 스털링은 오래 전부터 팔에 10번 문신을 하고 뛰었다. 팔에 새겼던 오랜 꿈이 마침내 현실이 됐다. 스텔스처럼 공간을 찾아들어가고, 예상치 못한 움직임으로 상대를 뒤흔드는 장기를 이제 잉글랜드를 위해 발휘할 차례다.

독일의 10번은 ‘졸린 눈을 한 천재’ 메수트 외질이다. 아스널에선 종종 사라지기도 하지만 독일 유니폼만 입으면 존재감이 폭발한다. 그의 비전과 패싱력은 독일 공격의 깊이와 다양성, 정교함을 높이는 핵심 열쇠다. 스페인의 10번인 티아고 알칸타라는 1994년 미국 월드컵 우승 멤버였던 아버지 마징요의 뒤를 이어 부자 월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성공률 90% 안팎을 찍는 정교한 패싱력이 일품이다.

벨기에의 에당 아자르, 크로아티아의 루카 모드리치, 덴마크의 크리스티안 에릭센, 콜롬비아의 하메스 로드리게스, 세네갈의 사디오 마네, 이집트 모하메드 살라 등도 돌풍을 꿈꾸는 각 나라의 10번 에이스들이다. 한국은 막내 이승우가 스웨덴의 에밀 포르스베리, 멕시코의 도스 산토스, 독일 외질과 10번의 대결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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