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격적이었다.

풀리지 않던 최준석(35)의 거취가 정해졌다. 11일 롯데 자이언츠는 FA자원 최준석과 연봉 5500만원에 계약한 뒤 NC 다이노스로 조건 없이 트레이드했다고 발표했다. FA미아 우려가 점점 높아지던 최준석이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으로 선수생활을 연장할 수 있게 된 것.

롯데는 팀 의지를 보여줬다. 전력구성을 마친 롯데는 일찍부터 팀이 가야할 방향과 맞지 않는다며 최준석과 재계약에 소극적이었다. 지난달 다른 베테랑 FA타자 채태인을 사인 앤드 트레이드 방식으로 넥센에서 영입함으로서 이와 같은 기조는 더욱 힘을 받았다. 여러모로 최준석의 자리는 없었다.

하지만 원소속팀으로서 최준석의 행보에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도 없었다. 최준석이 고연봉이나 주전을 보장하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야구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외치는 상황이라면 무작정 외면하기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 분명 있었을 터다.

결국 롯데는 최준석의 선수생활 길을 열어줌과 동시에 팀의 방향성도 흔들림 없이 공고히 했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됐음에도 아직 끝나지 않은 듯한 롯데의 비시즌 행보도 종착점을 향했다. 이제 남은 FA는 또 다른 베테랑 야수 이우민 한 명이다.

반면 NC의 선택은 이례적이다. 쉽게 예상된 행보가 아닌데 NC 측은 “우리 팀에 도움이 될 경험과 장타력을 갖춘 선수라는 감독님의 요청이 있었다. 허무하게 야구를 끝낼 수 없다는 절실함을 최준석에게서 느꼈다. 선수가 그 마음까지 보태 팀이 요구하는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영입배경을 설명했다.

김경문 감독의 의중이 영향을 미쳤다. 김 감독은 최준석에게서 노련미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절실함에서 나올 팀플레이도 바란다고 했다.

다만 냉정하게 활용 폭이 크지 못한 게 현실이다. 지난 시즌까지는 핵심타자로서 주전급 역할을 부여받은 최준석이나 줄어든 연봉만큼 입지도 축소됐다. 더군다나 이미 전력이 탄탄한 NC에서는 백업 임무에 그칠 확률이 더욱 높다. 이미 지난해를 기점으로 모창민이 팀 주전 지명타자로서 역할을 받은 상태. 대주자도 쉽지 않은 최준석은 이제 백업 대타로서 확연히 줄어든 타석과 기회에 직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