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심판, '신사' 추일승 감독이 만만한가
출처:스포츠한국|2018-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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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본인의 농구 에세이 ‘심장을 뛰게하라’에서 자신을 제어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를 요약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항상 ‘경기장에서는 더욱’ 신사적인 감독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10년 이상 감독을 맡으며 테크니컬 파울을 받은 것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성인군자라거나 인성이 좋은 사람이라고 자랑하려는 것이 절대 아니다. 나도 주체할 수 없는 격한 감정이 올라올 때가 종종 있다. 심판에게 강력하게 항의한 적도 있다. 심지어 만원 관중이 모인 경기에서 도중에 퇴장당한 적도 있다. 그래도 경기에 임할 때마다 감정을 최대한 조절하고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하며,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려고 노력한다는 점은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추일승 감독이 참다 참다 폭발했다. 지난 6일 전자랜드와의 홈경기에서 황당한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기 때문이다. 경기 막판 버논 맥클린이 언스포츠맨라이크파울을 받은 당시 추 감독에게도 테크니컬 파울 경고가 주어졌는데 별다른 어필이 없었던 상황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

추 감독이 “항의를 하지 않았는데 왜 경고를 하느냐”고 강하게 이의를 제기했고, 심판진은 이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테크니컬 파울로까지 상황이 이어지면서 승부도 전자랜드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추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에도 울분을 참지 못한 채 항의를 이어갔다.

더욱 황당한 것은 KBL이 9일 오후 내놓은 재정위원회 결과였다. KBL은 해당 경기를 미숙하게 운영한 책임을 물어 이정협 주심에게 제재금 100만원과 7일간 배정정지를 부과했다.

KBL은 “해당 사안은 추일승 감독이 맥클린의 골밑 공격 시 파울이 불리지 않자 사이드라인을 넘어서며 손가락질을 하는 것을 확인한 이정협 주심이 경기규칙에 따라 차후 데드볼 상황에서 테크니컬 파울 경고를 부과하며 발생했다”며 “재정위원회는 테크니컬 파울 경고 부과에 대한 이정협 주심의 적절한 설명이 부족한 점이 있었음을 인정해 해당 심판에게 중징계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KBL은 추일승 감독에게도 나란히 100만원의 제재금 부과를 결정했다. 경기 중 및 경기 종료 후 지나치게 항의했다는 이유다. 주심의 미숙한 운영을 감안하더라도 추일승 감독의 항의가 지나쳤으며, 특히 경기 종료 후에도 경기장에 남아 심판진에게 장시간 항의한 것은 부적절했다고 판단했다는 언급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는 수많은 농구 팬들까지 뿔이 나도록 만든 결정이었다. 주심이 원인 제공을 한 가운데 이를 항의한 감독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기는커녕 오히려 제재금을 부과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에세이에서 언급한 것과 달리 추일승 감독은 사실 테크니컬 파울을 자주 받는 지도자 중 하나다. 실제 KTF 감독 시절이던 2007~2008시즌, 오리온 지휘봉을 잡았던 2011~12시즌부터 2013~14시즌 중반까지도 가장 많은 테크니컬 파울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추 감독의 ‘신사’ 이미지가 알려진 것과 전혀 다르다는 말을 하기 위해 꺼낸 말은 아니다. 실제 추 감독은 평소 점잖고 매너 좋은 사람으로 유명하다. 다만 때때로 필요에 따라서는 붙같은 성격을 지닌 허재, 전창진 전 감독만큼이나 강하게 항의를 할 때도 있다.

문제는 심판이 평소 점잖은 성격의 추 감독의 거센 항의에 유독 날카롭게 대응하는 반면 거친 모습을 지닌 감독들의 항의 앞에서는 관대할 때가 많다는 점이다.

2013~14시즌 초반 비슷한 장면, 다른 결과가 나온 대표적 예도 있다. 추일승 감독은 SK와의 경기 때 거센 항의로 테크니컬 파울 2개를 연달아 받아 퇴장을 당했고, 허재 전 감독은 모비스전에서 농구 팬들에게 현재까지도 패러디 되고 있는 ‘이게 불낙(블록)이야?’를 외치며 심판을 몰아세웠으나 테크니컬 파울조차 받지 않았다. 이는 수많은 사례 중 하나에 불과한 일이다.

심판들의 전형적인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모습’으로 피해를 자주 입은 것은 비단 추 감독 뿐만이 아니다. 그가 많은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던 시즌에 나란히 이 부문 상위권에 오른 감독들도 김진, 이상범 감독 등 주로 ‘신사’, ‘덕장’ 이미지를 지닌 인물들이었다.

올시즌 중반 A팀의 B감독은 경기 전 라커룸 인터뷰에서 “향후 더욱 엄격하게 제재를 할 수 있으니 항의를 자중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는데 이제 와서 이런 결정이 난다면 ‘차라리 그동안 항의라도 자주 할 걸’이라는 생각까지 들더라. 평소 거세게 항의하지 않는 감독들이 판정에서 불이익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추일승 감독의 경우 평소 매너 있는 이미지 뿐 아니라 소위 ‘비주류’ 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에 판정 피해를 입는 경우도 전혀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선수 출신 심판들의 경우 학연에 얽혀 같은 학교 출신의 대선배 감독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냉정하게 불?못할 때가 있다.

전직 프로농구 C감독도 추일승 감독이 소위 ‘주류’ 출신의 농구인들에게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안타까운 분위기에 대해 솔직히 털어놓은 적이 있다. 농구인 범주에서 심판들도 예외는 아니다.

올시즌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동기 추일승 감독을 바라보며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고 건강 관리 잘하라”는 위로의 말을 전했다. 핵심 멤버들이 다수 빠진 상황에 대한 언급이었지만 올시즌 추일승 감독은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심판 판정 앞에서 더욱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2015~16시즌 생애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뒤 추 감독은 ‘빈체로(vincero)’라는 단어를 입 밖에 냈다. ‘나는 이길 것이다’라는 뜻이다. 그가 현재의 우울한 상황을 이겨내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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