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감독' 현주엽의 시련, '먹방'보다 어려운 농구
출처:오마이뉴스|2017-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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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사령탑‘ 현주엽 창원 LG 감독이 첫해부터 ‘혹독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현주엽 감독이 이끄는 창원은 12월 28일 현재 10승 17패(승률 .370)로 8위에 머물고 있다.

현주엽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창원 LG의 7대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화제를 모았다. 현 감독은 90년대 농구대잔치 세대의 주역 중 한 명으로 프로무대에서도 한 시대를 풍미한 한국농구의 슈퍼스타 출신이다.

현 감독은 은퇴 후 한동안 야인으로 지내다가 2014년부터 MBC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며 농구계에 복귀했지만 지도자 경험은 전무했다. 코치 경험도 없이 감독직에 오른 것은 2005년 허재 전 전주 KCC 감독(현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감독)에 이어 두 번째일 정도로 상당히 파격적인 인사였다.

오늘날의 젊은 팬들에게는 현주엽 감독은 사실 농구 스타보다는 활발한 방송 출연과 ‘먹방‘ 등을 통하여 예능인으로서의 이미지로 더 친근하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서의 화제성과 별개로 지도자로서의 능력은 전혀 검증되지 않은 현주엽 감독이 ‘과연 잘해낼 수 있을까‘ 기대 반 우려 반의 시선이 더 많았다.

현주엽 감독이 이끄는 창원은 개막 후 쾌조의 2연승을 달리는 등 초반 4승 2패로 선전할 때만 해도 우려와 달리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창원은 1라운드 후반부터 3연패 이상만 벌써 4번이나 기록하며 순위가 급락했다. 잦은 연패에 비하여 연승은 지금까지 2연승만 단 두번에 불과하다.

창원은 지난 27일 원주 DB와의 3라운드 원정경기에서도 76-83로 패하며 또다시 3연패의 늪에 빠졌다. 1쿼터 한때 16점차까지 여유 있게 앞서나가던 창원은 외국인 선수 에릭 와이즈와 제임스 켈리가 줄줄이 파울트러블에 걸리며 매치업이 급격하게 무너졌고 결국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창원은 원주전 9연패를 이어가게 됐으며 12월 들어서는 4승 8패의 부진에 빠져 있다.

거듭되는 주전들의 줄부상, 최상의 전력 가동하지 못해
시즌 일정의 절반을 소화한 가운데, 현주엽 감독의 성적은 같은 기간 전임 김진 감독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6-17시즌 3라운드까지 11승 16패(.407. 당시 7위)보다도 근소하지만 오히려 떨어진다. 창원은 지난 시즌 최종성적 23승 31패(.426)로 8위에 그치며 6강 진출에 실패했고 김 감독은 결국 재계약에 실패했다.

현재 8위에 그치고 있는 창원은 6강 진출의 마지노선인 6위 인천 전자랜드와는 벌써 4게임차로 벌어졌다. 아직까지는 현주엽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지난 시즌보다 더 발전한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김종규, 조성민, 김시래 등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대거 보유하여 최소한 6강 이상의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기대치에 비하면 상당히 아쉬운 성적이다.

사실상 KBL에서 시즌 판도를 좌우한다는 외국인 선수 농사는 올해도 흉작이다. NBA 출신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조쉬 파월은 9경기 평균 14.6점 9.4리바운드의 초라한 성적만 남긴 채 방출됐다. 단신 외인으로 데려온 저스틴 터브스는 내내 재활만 하다가 교체됐고 대체로 데려온 조나단 블록도 기복이 심했다.현재 창원은 제임스 켈리와 에릭 와이즈로 외국인 선수를 다시 완전 교체한 상황이다.

창원은 지난 몇 년간 외국인 선수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다. 전임 김진 감독 역시 지난 시즌 수차례의 외국인 선수교체를 단행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갈수록 높아지는 외국인 선수 의존도에 비하여 잦은 개인 플레이와 실책으로 팀 밸런스가 갈수록 오히려 망가지는 결과를 초래한바 있다.

이번에도 외국인 선수 교체로 득점력에는 다소 숨통이 트이는 듯했다. 하지만 오히려 ‘양날의 검‘ 켈리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서 팀 밸런스가 흔들리는 부작용을 노출하고 있다. 현재 리그 평균득점 2위를 기록 중인 켈리(24점)를 보유하고도 창원의 팀 평균득점은 78.5점으로 전체 꼴찌다.

지난 시즌 인천 전자랜드에서 활약했던 켈리는 득점력은 좋지만 수비와 팀플레이가 약하고 턴오버가 잦다는 약점 또한 뚜렷한 선수다. 창원에서도 이런 딜레마는 계속되고 있다. 켈리가 합류한 이후에도 창원의 성적은 6승 12패에 불과하다. 공교롭게도 켈리가 30점 이상의 대량득점을 기록한 경기에서 정작 창원은 3전 전패를 기록중이다. 켈리의 ‘원맨쇼‘가 창원의 승리와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다.

급기야 지난 원주전에서는 현주엽 감독이 켈리를 4쿼터에 아예 투입하지 않는 강수를 두기도 했다. 불성실한 팀플레이와 판정 항의에 대한 문책성 교체에 가까웠다. 켈리는 원주전에서 겨우 16분만 출장하며 5점 7리바운드로 창원 입단 이후 가장 저조한 기록에 그쳤다.

국내 선수들의 부진도 아쉽다. 국가대표급 선수 구성으로 평가받았던 창원이지만 올해도 거듭되는 주전들의 줄부상으로 최상의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창원이 자랑하던 국가대표 빅3(조성민, 김종규, 김시래)가 작년부터 정상 컨디션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경기는 손에 꼽을  정도다.

창원이 3라운드에서 유일하게 연승을 거뒀던 12월 17일 전주 KCC-20일 고양 오리온전에서는 조성민과 김시래가 동반 폭발하며 켈리에 의존하던 공격루트를 다변화시킨 장면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반면 간판 빅맨 김종규가 부상을 털고 최근 복귀한 직후에는 오히려 팀이 3연패에 빠졌다. 가뜩이나 주전과 벤치의 격차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 창원으로서는 토종 ‘빅3‘의 꾸준함이 아쉽다.

‘경험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 감독직 쉽지 않아

현주엽 감독의 경기운영 능력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도 점점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는 분위기다. 경험이 부족한 초보 감독으로서 한계는 어느 정도 예상된 부분이지만, 이를 감안해도 가장 큰 문제는 ‘현주엽 감독이 추구하는 농구가 도대체 어떤 색깔인지‘ 알 수가 없다는 불만이 크다는 점이다.

이상범 감독이 이끄는 원주의 돌풍에서 보듯이, 경기는 물론 선수가 하는 것이지만 같은 멤버라도 선수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것은 감독의 역할이다. 노쇠했지만 여전히 KBL 최고의 슈터인 조성민을 활용하는 패턴이 부족하고 출장시간도 일관성없이 들쭉날쭉하다는 점, 수비매치업상 3-4번(스몰-파워포워드)이 허약한 팀 사정에도 불구하고 정작 박인태나 류종현같은 장신 선수들을 거의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 가드인 정창영에게 상대 장신 포워드나 빅맨을 맡기는 무리한 미스매치를 고집하는가 하면, 심지어 승부처에서 의도를 알 수 없는 이상한 스몰라인업이나 수비 전술로 오히려 흐름을 빼앗기는 경우가 올 시즌 한두 번이 아니다. 

사실 외국인 선수에 의존하는 ‘몰빵농구‘나 식스맨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은 이미 현주엽 감독 이전에도 KBL에서 수많은 감독들이 비판을 받았던 단골 레퍼토리다. 그나마 성적이라도 좋았다면 합리화라도 가능하지만, 결과적으로 현주엽 감독의 팀 운영은 기존 KBL 감독 스타일의 전형적인 패턴을 답습하기만 하고 있을뿐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적 개성이나 차별화가 보이지 않는다. 이는 다시 말해 아직 감독으로서의 준비가 덜 되었다는 인상과 함께 ‘우승 경험이 없는 창원이 왜 굳이 검증도 안 된 초보 현주엽을 선택해야 했을까‘ 하는 근본적인 의구심이 나올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감독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다. 감독 생활을 시작한 지 아직 반 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현주엽 감독의 얼굴이 개막 전에 비하여 많이 늙어보인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어쩌면 현주엽 감독은 은퇴 후 방송계로 전업하며 속 편하게 인생을 즐기고 있는 서장훈이나, 본인이 ‘먹방의 전설‘을 찍던 시절을 추억하며 후회하고 있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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