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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트링 부상 속출' 한화의 숨겨진 진실
출처:엠스플뉴스|2017-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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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스트링(hamstring)’. 허벅지 뒤쪽 근육과 힘줄이다. 햄스트링 부상은 복귀까지 시간이 걸리고, 재발 우려가 높아 운동선수들 사이에선 ‘재앙‘으로 불린다. 올 시즌 한화 이글스는 이 재앙을 수차례 경험했다. 많은 선수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진 것이다. 어째서 유독 한화에서만 햄스트링 부상자가 속출하는 것일까. 

올 시즌 초반 한화 이글스는 주전급 타자들의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민이 많았다. ‘신데렐라’로 급부상했던 외야수 김원석과 ‘주포’ 김태균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쓰러진 뒤 이성열, 송광민, 허도환, 최재훈, 하주석 등이 차례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것.

8월 3일 NC 다이노스전에선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와 2루수 정근우까지 햄스트링 부상으로 경기 도중 교체되며 한화의 고민은 깊어졌다. 다행히 두 선수의 부상은 심각한 건 아니었다. 두 선수 모두 3, 4일 정도 휴식을 취하고서 다시 경기에 출전했다. 



8월 14일까지 햄스트링 부상을 경험한 한화 선수는 총 9명이다. 리그 1위다. 삼성 라이온즈(3명·이원석, 김상수, 이승엽), kt 위즈(2명, 박기혁, 김사연)가 뒤를 잇지만, 한화와 비교하면 턱없이 적은 부상자다.

한화 관계자는 “어째서 유독 우리 팀에만 햄스트링 부상자가 많은지 이유를 찾고 있다”며 “햄스트링 부상으로 선수들이 이탈할 때마다 팀 성적도 떨어져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올 시즌 한화에만 유독 많은 ‘햄스트링 부상‘



햄스트링은 하체 움직임의 ‘멈춤’과 ‘방향 전환’을 담당하는 근육이다. 일반적으로 선수가 달리거나 급격한 방향 전환을 시도할 때 햄스트링 부상이 찾아오곤 한다. 윌린 로사리오, 정근우처럼 3, 4일 쉬면 좋아질 때도 있지만, 4, 5주간의 회복 기간이 필요할 때도 많다. 여기다 햄스트링 부상은 재발 확률이 높아 특별 관리가 동반된다.

한화 사령탑 시절 김성근 감독은 햄스트링 부상 원인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도 알지 못한다”고 짧게 답한 바 있다. 대신 이런 말을 들려줬다.

“우리 팀 선수들은 러닝을 게을리한다. 러닝만 충분히 뛰어도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예전 일이지만, 이대호에게 ‘넌 왜 안 다치냐’고 물은 적이 있다. 이대호가 하는 말이 ‘경기 전에 많이 뛰기 때문’이었다. 한화 선수들이 새겨들어야할 말이지 않나 싶다.”

이대호를 예로 들어 에둘러 표현했지만, 김 감독이 정작 하고 싶던 말은 ‘러닝을 많이 하지 않으면 햄스트링 부상이 찾아온다’는 것이었다.

과연 그럴까.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구단의 트레이너는 “내 생각은 완전히 다르다”고 답했다.

“햄스트링 부상은 스트레칭을 하지 않거나 러닝을 많이 소화하지 않아 생기는 부상이 아니다. 오히려 요즘 선수들은 스트레칭 강도와 러닝량이 너무 많아 문제다. 김 감독 시절의 한화가 대표적인 예다. 개인적으론 각 선수의 근육 피로도나 비시즌 훈련량에서 원인을 찾는 게 더 효과적인 분석이 되지 않을까 싶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야구대표팀 트레이너였던 김병곤 스포사피트니스 대표는 “학술적으로 보면 15가지 이상의 햄스트링 부상 원인이 존재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햄스트링 부상의 가장 큰 원인은 누가 뭐래도 ‘피로 누적’이다. 피로가 쌓이면 근육이 산성화돼 근육 수축 능력이 떨어진다. 특히 배팅과 기술 훈련량이 많으면 골반이 틀어지고, 햄스트링의 텐션이 바뀌어 버린다. 근육 한쪽은 타이트해지고, 다른 한쪽은 ‘축‘ 늘어지는 식이 되는 거다. 이렇게 되면 타격 밸런스까지 흐트러진다. 답은 웨이트 트레이닝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해야 이런 현상을 막을 수 있다."



롯데의 한 트레이너는 이대호가 다치지 않는 비결을 설명하며 "많은 러닝과는 별 관계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대호가 웬만해서 다치지 않는 건 러닝이 많이 해서가 아니다. 타고난 유연성이 좋고, 적당량의 훈련을 꾸준히 소화하기 때문이다. 특히나 기술 훈련 후엔 웨이트 트레이닝, 스트레칭, 물리치료를 빠짐없이 챙긴다. 결국엔 적당하고, 꾸준한 훈련이 부상 방지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닐까 싶다.”

스포츠의학 전문가들도 햄스트링 부상의 주원인으로 ‘근육 과사용’을 꼽는다. 다음은 계명대 스포츠의학과 주명돈 교수의 설명이다.

“훈련량 부족으로 햄스트링을 다친다는 건 의학적 소견과는 반대되는 이야기다. 프로야구 선수는 일반인과 비교해 훈련량이 엄청나다. 특히 야구선수들은 코어 근육을 많이 쓴다. 코어 근육을 과도하게 쓰면 근육 자체의 스트레스 수치가 올라 근육 과부하로 이어지기 쉽다. 타격 훈련량이 많은 팀에서 햄스트링 부상자가 많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타격 훈련량이 많은 팀에서 햄스트링 부상자가 속출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묻자 주 교수는 “타자는 투수보다 햄스트링 근육 사용이 많다. 스윙 때문이다. 스윙 시 상체가 완벽하게 회전하려면 하체가 고정돼야 하는데 이때 햄스트링에 엄청난 무리가 온다”며 “이런 상황에서 타자가 타격 후, 1루를 향해 전력 질주하는 건 위험을 감수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과도한 훈련이 부른 대형 참사, 햄스트링 부상 속출



많은 전문가는 입을 모아 “한화 선수들의 잦은 햄스트링 부상은 과도한 훈련량에 따른 누적된 근육 피로에서 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화는 2015시즌부터 2017시즌까지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훈련에 또 훈련을 진행했다. 정규 시즌엔 경기 전·후 특타 훈련을 진행했으며 야간 경기가 예정된 날에도 타자 대부분이 오전부터 구장에 나와 배팅 훈련을 소화했다. 선수들에겐 숨 돌릴 틈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감독의 매서운 눈초리에 배트를 내려놓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한 프로구단의 트레이너는 “10개 팀 가운데 유일하게 독자노선을 걸었던 팀이 한화”라며 지난해 한화 관계자와 나눈 이야기를 들려줬다.

“듣자 하니 스프링캠프 때 한화 선수들은 식사 시간까지 줄여 ‘적게는 10시간, 많게는 13시간씩’ 훈련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스케줄이다. 최근 스포츠 트레이닝 연구 결과에 따르면 훈련량과 경기력은 별 연관이 없다. 오히려 한 선수의 체력을 ‘10’이라고 하면 ‘연습 때 2를 쓰고, 실전에서 8을 쓰는 게 낫다는 것’이 트레이닝계의 중론이다. 과도한 훈련은 훈련 때 총알을 다 소비하고, 전쟁터엔 빈 총을 들고 나가는 것처럼 어리석은 행동이다.”



현대 야구는 과거와 다르다. 이를 악물고 뛰던 ‘쌍팔년도 지옥훈련’은 의미를 상실한 지 오래다. 대신 효율적이고, 과학적인 훈련이 주목받고 있다. 

KIA 타이거즈는 올 시즌 ‘즐겁고 자유로운 야구’를 모토로 내걸었다. 그리고 8월 14일 기준 KBO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체력 관리’에 중점을 둔 야구를 펼치며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롯데 역시 최근 들어 경기 전 훈련량을 줄였다. 경기가 있는 날엔 날씨나 선수들 컨디션에 따라 훈련량을 조절한다. 

“우리 팀 코칭스태프는 선수들 체력 관리에 관심이 많다. ‘선수들 피로 회복에 중점을 두라’는 이야기를 빼놓지 않고 한다. 올해 스프링캠프 때부터 훈련량을 기존보다 20%를 줄인 반면 웨이트 트레이닝 시간은 대폭 늘렸다. 어린 선수들에겐 선수 자신에게 필요한 운동을 스스로 찾게끔 유도했다.” 롯데 트레이너의 말이다.

취재 중 만난 한 트레이너는 “김성근 전 감독이 LG의 예를 참고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예전 일이다. LG 타자 3명이 연속으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적이 있다. 주전 내야수 세 명이 모두 주루 후 햄스트링 통증을 호소해 결국 교체됐다. 시쳇말로 그때 난리가 났다. LG 자체적으로 원인을 찾아보니 팀 성적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경기 후 두 시간씩 배팅훈련을 소화했는데 그게 한 달간 누적되면서 골반이 다 틀어지고, 햄스트링 쪽에 무리가 온 것이었다. 다행히 LG는 그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 부상 방지에 최선을 다하기 시작했다.”

한화 ‘햄스트링’, 그라운드 상태와 얼마나 관계가 있을까



야구계 일부에선 한화의 잦은 햄스트링 부상 원인으로 ‘오래된 구장 시설’을 언급하기도 한다. 재활 시설 부족과 구장 흙바닥이 딱딱해 햄스트링 부상자가 속출한다는 논리다.

“대전구장이 시설이 최신구장보다 낙후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잔디 상태나 흙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구장 관리도 잘해 그라운드 상태도 아주 좋다. 그라운드 흙 역시 다른 구장과 비교해 전혀 딱딱하지 않다. 30년간 야구 밥을 먹는 동안 ‘인조잔디가 햄스트링 부상의 원인’이란 소린 들어봤어도 천연잔디 구장의 흙바닥이 딱딱해 햄스트링 부상자가 속출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베테랑 구장 관리인의 생각이다.

대전구장 시설 관리자 역시 “대전구장이 오래된 구장인 건 사실이나, 그라운드 상태만큼은 최상”이라며 “이는 대전구장에서 뛰는 선수들과 10개 구단 관계자들 그리고 일반 야구팬까지 아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사실이다. 메이저리그 자문으로 활동하는 머레이 쿡 브릭맨그룹 대표는 "대전구장의 천연잔디 관리 상태가 우수하다, 타자석을 비롯해 투수 마운드의 흙 상태도 매우 좋은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며 "그라운드 시설 장비 역시 메이저리그급 수준"이란 호평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에선 ‘다른 구단보다 적은 한화 트레이너수’를 문제 삼기도 한다. 하지만, 김병곤 스포사피트니스 대표는 “인원 문제가 문제의 핵심은 아니다”라고 했다.

“중요한 건 치료 과정이다. 부상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부상이 있다면 1군에서 100%로 뛸 수 있을 때까지 기다리고, 관리해야 한다. 80%만 회복하고, 20%를 남겨놓은 상황에서 경기에 뛴다면 ‘한 번의 부상이 평생의 고질병’이 될 수 있다. 결국 지도자가 얼마나 트레이너를 믿고, 기다리느냐에 따라 선수 생명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화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는 자신이 고용한 전담 트레이너와 늘 함께한다. 매일 밤 마사지와 스트레칭, 간단한 물리치료를 받고 난 뒤에야 잠자리에 든다. 그런데도 햄스트링 부상이 로사리오를 찾아왔다. 트레이너가 부족하고, 전문적이지 않아 햄스트링 부상자가 많다는 논리를 정작 한화 선수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다.

일부에선 “한화 선수들이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하지 않아 햄스트링 부상이 많은 것”이라 분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구단의 트레이너는 “그간 한화 내부 사정을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말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고갤 흔든다.

“김성근 전 감독 시절 한화는 기술 훈련이 전체 훈련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팀이었다. 원체 오랫동안 훈련하다 보니 이미 녹초가 된 선수들은 긴 시간이 필요한 코어 훈련을 하고 싶어도 할 시간이 없었다. 그간의 한화 사정을 너무 모르거나 애써 외면하려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런 말은 할 수 없을 것이다.” 한화 관계자의 얘기다.

1, 2명이 부상이라면 ‘불가항력’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부상자가 계속 늘어나는 건 ‘관리 소홀’에 가깝다. 한화는 지난 시즌 투수 대부분이 부상과 수술, 재활을 병행했다. 1, 2명은 다칠 수 있지만, 투수 엔트리 절반 이상이 부상으로 빠진다면 ‘인재’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는 게 트레이너 절대다수의 생각이다.

‘건강한 팀‘을 지향하는 한화 



한화는 이상군 감독대행 체재 이후 ‘건강한 야구’를 선언했다. 과도한 훈련량과 딱딱했던 팀 분위기는 이제 자취를 감췄다. 

한화 김세동 트레이너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훈련을 진행해 그런지 팀 분위기가 무척 좋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기술 훈련을 줄이고, 웨이트 트레이닝과 보강 훈련, 코어 밸런스 훈련 등을 강화한 상황이다. 내 목표는 하나다. 숨어 있는 근육까지 잘 단련시켜 선수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다른 한화 트레이너도 “예전엔 기술 훈련이 너무 많아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진행할 시간이 없었다. 이젠 다르다. 앞으론 선수들 부상 방지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올 시즌 내내 속출하는 한화 선수단의 햄스트링 부상을 ‘러닝과 스트레칭 부족 탓’으로 돌리는 건 어폐가 있다. 그렇다고 한화 트레이닝 코치들의 무능 탓으로 돌리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그라운드 땅을 문제로 삼는 건 더 어색하다. 그보단 ‘과도한 훈련량과 그로 인한 극심한 체력 소모, 누적된 피로 등’에서 원인을 찾는 게 더 현명할지 모른다.

최근의 한화를 보면 그들은 이미 그 이유를 찾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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