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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호를 향해 날아간 흉기, 과연 누구의 잘못인가
출처:다음스포츠|2017-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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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82번째 슈퍼매치는 예상대로 뜨거웠다.





우렁찬 팬들의 응원과 선수들의 열정적인 플레이, 그리고 치열한 벤치의 지략 싸움까지.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이 볼거리가 풍성했다. 그러나 그 볼거리에 다 좋은 장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90분 경기가 종료된 후 빅버드에서는 ‘K리그의 자부심‘ 슈퍼매치에서 절대 나와서 안될 슈퍼급 민망한 장면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경기가 과열되면서 위험한 장면이 자주 연출됐지만 김종혁 주심은 어지간해서 휘슬을 불지 않은 채 경기를 진행했다. 이에 수원 팬들의 불만은 점점 커졌고, 경기 막바지에 이르자 조용했던 일반 관중석 팬들까지 일어나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판정에 대해 야유를 보내고, 분위기를 조성해 심판을 위축시키는 것 또한 홈 팬들의 힘이다. 축구장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그 다음 행동까지는 하지 말았어야 했다.

종료 후 심판진이 경기장을 빠져나가려는 순간 어디선가 맥주 캔이 날아들었다. 판정에 대한 불만을 그릇된 방식으로 표출한 것이다.



액체가 들어있는 맥주 캔은 포물선을 그리며 심판진 가까이에 떨어졌고, 곽승순 부심은 깜짝 놀란 듯 몸을 움츠렸다. 벤치에서도 거리가 있는 지점이었으니 관중석에서 얼마나 힘껏 던졌을지 짐작이 간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심판들이 떠난 이후였다.

올시즌 수원에서 FC서울로 이적한 이상호는 서울 팬과 세리머니를 마친 뒤 수원 서포터석으로 향했다. 서포터석으로 다가오는 그의 모습을 발견한 수원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첫째, 라이벌 FC서울로 이적해서

둘째, 우리를 상대로 너무 잘 해서

셋째, 그래 놓고 우리에게 인사하러 와서 화가 났다.

욕설로 해소되지 않은 분노는 물병에 담겨 그라운드로 쏟아졌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이상호는 "마침 목이 말랐다"고 답했지만 물을 마시며 수원 서포터석을 향해 걷는 그의 얼굴에는 욱 하는 감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도발적인 행동에 화가 난 수원 팬들은 돌아서는 그를 향해 또 다시 물병을 던졌고, 뚜껑이 닫힌 생수병은 그의 등 뒤까지 날아들었다. 이상호는 한 번 더 물병을 집어들었다.





이상호의 도발적인 행동은 수원 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팬들도 심했다. 자신을 향해 돈다발을 흔들고 욕설을 퍼붓는 것도 모자라 물병까지 던지는 팬들 앞에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수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그들이 그라운드에 던진 것은 물병이 아닌 흉기였다.

그가 떠난 자리에는 맥주 캔, 생수병 등 온갖 쓰레기가 뒤엉켜 있었다.



빈 페트병과 맥주 캔은 그나마 양호한 수준이었다. 물이 가득 담긴 생수병, 개봉하지 않은 맥주 캔. 누군가 맞았다면 끔찍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흉기‘가 가득했다. 







그중에서도 뜯지 않은 맥주 캔은 가장 충격적이었다.

지난해 10월 메이저리그(MLB) 경기에서도 관중이 맥주 캔을 그라운드 안으로 투척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외야에서 수비를 보던 김현수가 뜬공을 잡으려는 순간 누군가 맥주 캔을 던졌다. 다행히 몸에 맞지는 않았으나 아찔했던 순간이었다. 곧바로 경찰이 맥주 캔의 투척 방향을 역추적해 용의자를 검거했다. 캔을 던진 이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외신 기자였던 용의자는 그 사건으로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었고, 1년 동안 메이저리그 구장 출입금지 처분과 사회봉사 명령을 받았다.

그때는 그래도 마시던 맥주 캔이었지만 빅버드 그라운드에서 발견된 것은 채 뜯지도 않은 새 맥주 캔이었다. 그것을 누군가 맞았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졌을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어떻게 이렇게 많은 맥주 캔이 아무런 제재없이 경기장으로 반입됐냐는 것이다.





FIFA에서 정한 규정에는 ‘2. 캔류, 600ml초과하는 PET재질 음료병, 뚜껑을 따지 않은 600ml이하 PET재질 음료병, 유리재질의 음료 및 파편이 생길 수 있는 물건‘은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국가대표 경기에서는 보안요원과 경찰이 이를 체크하고 있고, K리그 경기 역시 이를 금지하고 있다. 대표팀 경기에 비해 검색이 느슨한 것은 사실이지만 슈퍼매치의 분위기를 안다면 이날 만큼은 보안검색을 더 강화해야 했다.

지난해 5월14일 수원더비가 열린 날 수원FC는 보안검색을 강화해 출입구에서 패트병 뚜껑을 수거하고, 캔은 종이컵에 옮겨 담도록 했다. 입장시간은 지연됐지만 덕분에 불미스러운 사건은 없었다.



불편하지만 안전을 위해 규정은 지켜져야 한다.

#물병 반입도 못 막고, 투척도 못 막고, 보호도 하지 않은 수원

맥주 캔 투척 외에 짚고 넘어갈 점은 또 있다. 온갖 욕설과 이물질이 날아드는 동안 상대 선수인 이상호를 지켜주는 이가 단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물병 반입을 막지 못했다면 물병을 던지는 것은 막았어야 했다. 그게 아니라면 상대 선수가 맞지 않도록 보호라도 했어야 했다.



수원 서포터석 아래를 지키던 안전요원은 어찌할 바를 몰라 우왕좌왕 시간만 보냈고, 이상호는 물병이 쏟아지는 동안 아무 보호도 받지 못한 채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심판에게 물병이 날아들 때와 사뭇 다른 풍경이다.





눈앞에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데 아무도 위험하다고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게 가장 위험한 일이다. 슈퍼매치는 K리그의 자존심이며 K리그의 현재 위치를 알리는 잣대다. 플레이의 질부터 경기 운영의 질까지, K리그의 수준을 대변한다고 말해도 좋을 경기다. 그런 경기에서 이 정도의 행동이 아무렇지 않게 벌어지고 있다면 꽤 심각한 일이다. 안전에 대한 안일함이 슈퍼매치의 품격을 깎아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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