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은 내 운명”치어리더 이다연
출처:점프볼|2017-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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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 오리온의 프랜차이즈 치어리더를 꿈꾸는 이가 있다. 고양에서 태어나 고양 오리온에서 치어리더로 데뷔한 이다연(24)이 그 주인공이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6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베테랑의 가면을 쓴 루키
“무슨 질문을 할지 몰라 인터넷에 올라있는 치어리더 인터뷰 기사는 다 봤어요. 마치 오디션 보는 느낌이에요.”

인터뷰 도중 이다연 치어리더가 보여준 수첩에는 이날 인터뷰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가득 찼다. 질문 준비 뿐 아니라 사진 촬영 때 입을 의상을 위해 직접 쇼핑까지 했단다. 지난해 9월부터 치어리더 일을 시작했다는 그녀에게서 신인 치어리더다운 풋풋함이 느껴졌다. 고양체육관에서 이다연 치어리더를 처음 봤을 때만해도 그녀가 신인일 것이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다. 늘 밝은 얼굴로 여유있게 팬들을 반겼고, 공연 중에 보이는 안무 역시 예사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다연 치어리더는 ‘춤동작은 어설픈데 얼굴로 춤춘다’며 손사래를 쳤다.

Q. 치어리더는 이번이 첫 시즌이라고 해서 놀랐어요. 늘 표정에 여유가 보여서 베테랑일 줄 알았거든요.
고등학생 때도 얼굴로 춤춘다는 말을 들었어요. 춤동작은 어설픈데 얼굴은 프로라고요(웃음). 친구들이 ‘넌 얼굴로 춤춘다’고 놀렸었죠.

Q. 힘든 안무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요.
계속 웃는 얼굴을 유지하는 게 힘들기도 해요. 오리온이 시즌 초반에 잘 나갈 땐 계속 웃고 있었는데,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연속 패할 땐 웃는 게 힘들었어요.

Q. 치어리더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원래는 배우가 꿈이었어요. 예술고를 나와서 연기를 했죠. 근데 뜻대로 잘 안 되더라고요. 연기지망생으로 오디션도 많이 봤지만 계속 떨어졌어요. 정신적으로 너덜너덜해진 상태까지 갔죠. 그때는 뭐든지 잘 안 됐어요. 저는 오디션에서 떨어지는데 같이 준비했던 친구가 잘 되기라도 하면 박탈감도 생기더라고요. 나는 진짜 아무것도 아닌가 하는 좌절감이 들었죠. 중간에 힘들어서 일반회사도 다녀봤어요. 그런 와중에 스포츠를 좋아하는 친구가 저에게 치어리더 해보면 어떻겠냐고 제안했어요. 제가 춤을 좋아하니 치어리더가 딱 일거라면서요. 이후 치어리더 모집공고를 보고 지원했는데 운 좋게 바로 됐죠.

Q. 치어리더 일에 대한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나요?
부모님이 연기하는 걸 안 좋아했어요. 성과를 보여준 게 없었으니까요. 연기는 준비만하다 끝났거든요. 하지만 치어리더는 부모님이 정말 좋아해요. 경제활동도하고 기사나 텔레비전에 얼굴도 비쳐지니까요. 요즘엔 ‘연기지망생이던 내 딸이 무언가 하고 있구나’라고 느끼신데요.

Q. 경기장에서 보면 꼭 표정 때문이 아니더라도 춤을 잘 춘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예전부터 방송 댄스를 굉장히 좋아했어요. 특히 소녀시대 팬이라 영상을 보고 따라 추기도 했죠. 고등학교 다닐 때 학교에서 ‘방송 댄스하면 이다연이다’라는 얘기가 나돌 정도였으니까요. 누구한테 배운 거 아니냐고요? 동영상 보고 저 혼자 배웠습니다(웃음).

 

 

Q. 연기지망생에서 치어리더로, 갑작스런 진로변경에 고민도 많았을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치어리더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래서 큰 고민은 없었어요.

Q. 아까 연기자가 꿈이라고 하지 않았나요(웃음)?
어렸을 때는 하고 싶은 게 정말 많았어요(웃음). 제가 10명이었으면 좋겠다싶을 정도로요. 치어리더도 제가 하고 싶은 것 중 하나였죠. 춤추는 걸 좋아하니까요. 무엇보다 제가 무대를 좋아해요. 저는 치어리더 응원 단상도 무대라고 생각하거든요.

Q. 무대울렁증이 있는 저와는 정반대네요.
저도 무대에 오르면 엄청 떨어요. 특히 프로농구 개막전은 세상에서 가장 떨렸던 순간이기도 해요. 하지만 긴장이 아니라 좋은 떨림이에요. 저는 무대 위를 가볍게, 아무 생각 없이 올라가지 않아요. 항상 어렵고 소중한 자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떨리죠. 하지만 떨리는 만큼 무대가 정말 좋아요.

Q. 꿈꾸던 치어리더가 돼 보니 어떤가요?
사진기사가 많이 올라오는 것 말고는 제 예상과 모두 달랐어요. 먼저 치어리더가 이렇게 어려운 춤을 추는지 처음 알았어요. 방송 댄스와는 다르더라고요. 치어리더에게도 팬들이 있는 줄도 몰랐고요. 사람들이 보기에 치어리더가 관중들 앞에서 춤추고 응원하는데 별게 있겠나 하겠지만 무대 뒤에선 엄청난 노력들이 오가요. 연습량도 장난 아니고 수십 개의 안무를 외워야하는 건 기본이에요. 안무 외에도 여러 상황에 따른 동선도 다 숙지하고 있어야 돼요. 그러기 때문에 자신이 몸담고 있는 팀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힘들겠더라고요. 단순히 춤이 좋아서 치어리더 일을 시작할 순 있겠지만 팀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오래하기 힘든 것 같아요.

오리온의 승리요정
이다연 치어리더는 스스로를 ‘승요(승리 요정)’라 부른다. 프로농구, 배구, 야구까지 맡은 팀마다 상위권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고양 오리온은 정규리그 2위에 올랐고 남녀 배구 팀인 대한항공과 흥국생명 모두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야구 팀 LG 역시 시즌 초반 3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Q. 맡는 팀마다 성적이 좋아요.
맞아요. 유독 제가 있는 팀의 성적이 좋더라고요. ‘승요(승리 요정)’라고들 표현하잖아요. 제가 오리온의 ‘승요’인 것 같아요(웃음). 이기는 경기가 많으니까 응원하면서도 기분이 좋아요.

 

 

Q. 하지만 4강 플레이오프에서 오리온이 아쉽게 떨어졌어요.
응원하는데 골이 너무 안 들어가 속상했어요. 정규리그는 한 경기를 져도 다음 경기가 있지만 플레이오프는 아니잖아요. 1, 2차전을 모두 졌는데 응원하면서 이게 홈 마지막 경기면 어쩌지란 생각에 울컥울컥했어요. 눈물을 참느라고 힘들었죠. 지금도 말하면서 울컥해요. 다행히 3, 4차전을 이기며 5차전까지 갔지만 챔피언결정전에 올라가지 못해 슬퍼요.  

Q. 농구와 야구, 배구를 담당하잖아요. 종목마다 특징이 있을 것 같은데요.
야구는 제 정신을 갖고 한 적이 별로 없어요(웃음). 워낙 많이 떨고 긴장을 했거든요. 그래도 농구와 배구는 제 정신을 갖고 반년 정도 했으니 얘기할 수 있어요. 농구는 코트 위에서 같이 응원하잖아요. 위험하다는 얘기도 있지만 전 그게 좋아요. 선수들이 뛰는 걸 바로 앞에서 볼 수 있고 같이 호흡하는 느낌이에요. 다른 스포츠에 비해 공수전환이 굉장히 빠른 점도 매력이죠. 농구와 반대로 배구는 관중석에서 응원하기 때문에 선수들과의 거리가 멀어요. 하지만 관중들이 바로 코앞에 있어 함께 응원하는 느낌이 강해요.

Q. 얘기를 듣다보면 오리온에 대한 애정이 크다는 것이 느껴져요.
프로농구 치어리더로서 처음 맡은 팀이잖아요. 제가 처음 응원하는 팀인 만큼 애착이 있어요. 단순히 응원하는 팀이 아닌 내 팀이라는 생각도 있고요. 또 제가 오리온이 있는 고양시에서 태어났거든요. 그래서 오리온 치어리더 팀에 합류 했을 때 운명이라 느꼈어요. 더 애정도 생겼고요. 제가 태어난 도시에서 일을 하는 거잖아요.

Q. 치어리더를 하기 전부터 농구를 즐겨 봤나요?
아니요, 경기 규칙도 아예 몰랐어요. 피겨나 스케이팅, 리듬체조는 올림픽 때 즐겨봤지만 이외 스포츠는 본 적이 없었어요. 2002년에 축구를 안 본 사람은 저 밖에 없을 걸요?

Q. 코트 밖에서의 이다연 치어리더는 어떤 사람이에요?
집순이에요. 되게 소심하죠. 외향적이 되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이에요.

Q. 집순이라면, 집에서 가장 오래 있었던 기간이 얼마에요?
한 달 이상 있던 적도 있었어요. 앞에서 말한 너덜너덜해졌을 시기 때요. 23살 겨울이었죠.

Q. 한 달 동안이나요? 집돌이인 저도 일주일 이상은 집에 못 있겠던데….
한창 우울할 때였어요. 캐나다로 워킹홀리데이를 갈까도 생각하고 아예 이민을 갈까도 생각했죠. 캐나다엔 유지원교사가 복지도 괜찮고 이민가기 쉬운 절차라고 해서 알아보기도 했어요. 뭔가 벌어먹고는 살아야하니까요. 엄청 구체적으로 알아봤죠.

Q. 집순이라면 여행 다니는 건 안 좋아하겠어요.
여행 좋아합니다(웃음)! 물론 여행가서도 주로 숙소에만 있어요. 밤에 나와 별보고 바닷가에 아무도 없을 때는 잠옷차림으로 오징어 배를 구경하기도 하고요. 아! 제주도에서 3개월 정도 살기도 했어요. 여행하러 갔다가 너무 좋아서 눌러 앉게 됐죠. 더 오래 있고 싶었는데 향수병에 걸려서 도중에 집으로 돌아왔어요(웃음).

Q. 1년차 치어리더로서 고민이 많을 것 같아요.
현실적으로 치어리더를 오래 할 순 없잖아요. 제가 연기지망생 때 불안정한 현재를 살아서 그런지 미래에 대한 걱정이 많아요. 지금 일을 하고 있지만 만약 못하게 될 때 뭘 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Q. 5년 후 이다연 치어리더는 어떤 모습일까요?
정말 모르겠어요. 1년 뒤에 예상한 제 모습이 단 한 번도 맞은 적이 없어서요(웃음). 심지어 6개월 뒤에 상상한 모습과 실제 모습이 다른 적도 많아요.

 

 

Q. 어떤 치어리더로 남고 싶어요?
누구보다 가슴 뜨거운 치어리더로 남고 싶어요. 또 팬 분들이 저를 보고 ‘저 치어리더는 나와 같은 마음이구나’라고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치어리더를 한지 얼마 안 됐지만 응원에 항상 진심을 다 했어요. 퍼포먼스나 춤도 중요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팀에 대한 애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치어리더라면 몸담고 있는 팀에 대해 팬 분들 이상의 애정을 가져야해요. 그런데 저기…. 혹시 인터뷰 이제 끝인가요? 다른 치어리더 기사들을 보면 이상형도 묻고 그러던데(웃음). 

Q. 하하, 사실 제일 묻고 싶은 질문이었어요. 이상형이 어떻게 돼요?
아이돌같은 예쁜 외모를 정말 좋아해요. 임시완, 박보검, 서강준처럼요.

Q. 꽃미남을 좋아하는군요.
네, 맞아요. 그런 스타일을 좋아해요. 또 모든 걸 저에게 맞춰줬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딸바보이신 아버지도 저는 남자 평생 못 만날 거래요(웃음).

Q. 오리온 선수 중에 좋아하는 선수가 있다면요?
허일영 선수를 좋아해요. 특히 부모님이 허일영 선수를 보고 멋있다며 집에 가서도 이름을 외웠더라고요. 바셋은 경기가 끝나고 춤추는 게 재밌어요. 최진수나 김강선 선수는 팬들에게 친형, 친오빠처럼 잘해줘요. 말하다보니 오리온 선수는 다 좋은 것 같아요.

Q. 수첩에 적어 놓은 얘기들을 다 했는지 모르겠어요(웃음). 혹시 못한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우선 인터뷰를 하게 돼 정말 행복했어요. 치어리더 일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됐는데 인터뷰까지 하게 됐잖아요! 제가 여태까지 ‘기회만 오면 잡아볼 텐데’하는 생각만 했거든요. 치어리더는 진짜 제가 좋아하는 일인 만큼 오랫동안 잘했으면 좋겠어요.

프로필_이다연, 1993년 11월 13일생, 170cm/49kg, 고양 오리온 치어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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