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팀이 이제 ‘진짜 상대‘ 카타르를 만난다.

한국 대표팀은 오는 14일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8차전 카타르전을 치른다.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다. 승점 13점으로 A조 2위인 한국은 3위 우즈베키스탄(승점 12점)과 격차를 벌려야 한다. 그래야 러시아월드컵 본선으로 가까이 다가설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지난 8일 열린 ‘가상 카타르‘ 이라크와 평가전에서 ‘희망‘을 잃었기 때문이다. 평가전에서의 흐름은 진짜 경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라크전에서 한국은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공격과 수비 등 모든 부분에서 제대로 된 장면을 연출하지 못했다. 유효슈팅은 0개였다. 또 중동 특유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더위에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그렇기에 한국은 카타르에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카타르의 ‘에이스‘ 세바스티안 소리아(알 라이안)가 결장한다. 그는 경고 누적으로 한국전에 뛸 수 없다.

슈틸리케팀에 정말 ‘다행‘이다.

아시아 최강국 한국 입장에서 그동안 아시아 팀을 상대로, 그것도 아시아 약체를 상대로 특정 선수를 두려워한 적은 없었다. 상대가 손흥민(토트넘)과 같은 한국 선수를 두려워 했다. 한국의 ‘에이스‘를 막기 위해 상대가 고심을 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하지만 지금 한국 상황은 다르다. 아시아의 어떤 약체도 쉽게 이길 수 없는 팀으로 전락했다. 최종예선에 들어오면서 단 한 번도 강렬한 모습, 압도적인 장면을 보여주지 못한 슈틸리케팀이다. 게다가 이번 카타르전은 최종예선 들어 단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한 원정 경기다.

그렇기에 한국 입장에서 소리아 결장에 ‘안도의 한 숨‘을 내쉴 수 있다. 현재 한국에 소리아는 분명 두려운 존재다. 한국 축구의 자존심이 상하지만 이것이 지금 슈틸리케팀의 현실이다.

소리아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는 아니지만 한국에서는 정말 유명한 선수다.
그는 지난해 10월 한국과 최종예선 3차전에서 한국을 괴롭힌 주역이었다. 그는 1골과 함께 페널티킥까지 얻어내는 등 카타르가 넣은 2골에 모두 관여했다. 소리아의 일격에 당황한 한국은 가까스로 카타르에 3-2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소리아의 활약에 슈틸리케 감독도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4차전 이란 원정에서 0-1로 패배한 뒤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에는 소리아 같은 공격수가 없어 이란에 졌다"라고 말한 이유다. 이 발언으로 소리아는 한국 축구팬들 모두가 아는 선수가 됐다.

경기력뿐 아니라 소리아는 카타르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다.

그는 카타르 대표팀 A매치 최다 출전 기록을 가지고 있다. 2006년 대표팀에 발탁된 뒤 무려 120경기를 뛰었다. 그리고 38골로 카타르 역대 득점 2위다. 카타르의 ‘전설‘과 같은 존재다.

이런 선수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것은 카타르 입장에서 경기력과 정신력 모두 손해다. 반면 한국은 이런 선수가 결장한 기회를 노려야 한다. 승리를 위한 절호의 찬스로 봐야 한다.

아시아 약체 팀의 선수 한 명 빠진 것에서 찾은 희망. 다행이면서도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