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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정의 킥오프] 측면으로 전방으로, 황선홍이 택한 서울의 길
출처:서호정 칼럼|2017-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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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이 2017시즌을 위한 출정식에서 자신들의 색을 드러냈다. 12일 우라와 코마바 경기장에서 열린 2017 사이타마시티컵에서 J리그의 강자 우라와 레즈와 1-1로 비겼다. 전반 38분 이상호의 선제골을 앞세워 경기를 주도했던 서울은 후반 선수를 대거 교체하며 흔들렸다. 결국 후반 38분 우라와의 미드필더 나가사와 카즈키에게 중거리 슛에 의한 동점골을 허용했다. 

친선전 개최에 합의한 뒤 AFC 챔피언스리그 조추첨에서 함께 F조에 묶인 탓인지 양팀은 풀 전력을 기울이기보다는 다수의 선수 교체로 테스트에 초점을 맞췄다. 서울은 선발 명단에서 데얀, 윤일록, 오스마르, 주세종, 김치우, 유현 등이 빠진 대신 이상호, 마우링요, 김근환 같은 새 얼굴과 양한빈, 이규로, 심상민, 김원식 등이 대거 투입됐다. 결과보다는 내용에 눈을 둘 수 밖에 없었다. 홍콩에서 열린 구정컵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보였던 서울이 가고시마에서 진행된 2차 전지훈련에서 얼마나 팀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느냐가 관건이었다. 

시즌 첫 경기인 상하이 상강과의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을 9일 앞둔 서울은 2017시즌에 가고자 하는 길을 보여줬다. 황선홍 감독의 강력한 의지에 따라 4-3-3 포메이션으로 전환한 서울은 측면을 이용한 빠르고 경쾌한 플레이, 전방에서의 공격적인 압박을 앞세운 수비, 좁은 간격 유지를 통한 컴팩트한 축구를 선보이며 구정컵과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 황선홍식 4-3-3으로 확실히 변환했다

서울은 최근 마친 가고시마 전훈까지도 미묘하게 밸런스가 맞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내용은 나쁘지 않고 경기를 주도하며 찬스도 잘 만들지만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J2의 교토 상가를 3-1로 꺾은 게 유일한 승리였다. 황선홍 감독이 감행한 변화로 인해 치른 일종의 비용이었다. 지난 2년 동안 최용수 전 감독이 안착시킨 쓰리백 시스템에 익숙했던 서울은 올 시즌 포백 시스템으로의 변화를 피할 수 없었다. 지난 시즌 중반 부임해 쓰리백과 포백을 오갔던 황선홍 감독은 컴팩트한 속도 축구를 위해서는 포백으로 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겨울 이적시장 동안 스쿼드도 그런 변화에 맞게 교체했다. 기존의 3-1-4-2에서 4-3-3으로 변화하는 만큼 측면 자원을 보강했다. 그 대표적인 결과가 중앙 공격수인 아드리아노를 보내고 측면 공격수 이상호, 마우링요를 영입한 것이다. 원톱으로 나설 자원으로 박주영, 데얀이 충분한 만큼 양적, 질적으로 부족했던 측면 보강을 비중에 뒀다. 그로 인해 황선홍 감독은 기존의 윤일록, 윤승원, 조찬호에 이상호, 마우링요, 신인 김한길까지 더해 지난해보다 풍부한 측면 자원을 손에 쥐게 됐다. 

우라와 전에서 전술적 변화의 특징이 돋보였다. 역시 측면 활용 빈도가 늘어나 있었다. 좌우 측면에 배치된 마우링요와 이상호가 직선적인 윙 플레이를 펼치는 단순한 방식은 아니었다. 2선의 중앙 미드필더들과 폴백까지 붙어 다양한 패턴으로 플레이를 조합했다. 그 주요 루트가 측면이었다. 전반 중반 나온 이규로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에 이은 컷백 플레이로 만든 찬스가 좋은 예였다. 이상호가 중앙으로 이동하자 박주영이 빠져나왔고 이석현과 함께 공을 주고 받았다. 어느새 상대 페널티박스 부근까지 파고 든 이규로에게 이석현의 패스가 연결됐고, 골라인까지 파고 들어 내 준 패스를 고요한이 위협적인 슛으로 연결했다.

 

 

4-3-3으로의 변환은 수비에서도 변화를 보여줬다. 깊은 위치에서 공간을 지우며 단단하게 수비했던 최용수 전 감독과 달리 황선홍 감독은 전방에서의 공격적인 압박을 강조한다. 2명의 측면 공격수와 2선에 선 2명의 중앙 미드필더가 넓고 긴 형태로 라인을 만들어 하프라인 위에서 수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수비 시 2개의 포백 라인이 배치된 것이다. 최전방의 선수는 적극적인 압박을 책임졌고, 포백 사이의 넓은 영역은 오스마르, 김원식처럼 수비력이 좋고 커버를 잘하는 홀딩 미드필더가 맡았다.

전반 38분 이상호의 선제골은 이런 변화가 집약된 장면이었다. 양한빈의 골킥 이후 우라와 진영에서 상대 선수의 트래핑 미스를 박주영이 적극적인 수비로 끊어냈다. 이어진 박주영의 절묘한 힐 패스를 받은 이석현이 아크 정면에서 오른쪽으로 찔러줬다. 빠르게 침투해 있던 이상호가 그대로 강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황선홍 감독이 원하는 경쾌하고 정확한 역습으로 만들어진 장면이었다. 박주영의 강한 압박은 이 플레이를 만든 시발점이었다. 침투로 우라와 수비의 시선을 분산시킨 고요한도 비중이 큰 조연이었다.



 

■ 우려를 깬 변칙 드리블러 마우링요

또 다른 화제는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마우링요였다. 서울이 아드리아노를 스좌장 융창으로 이적시킨 뒤 선택한 선수가 마우링요였다. 대부분 의외라는 반응이었고 서울 팬들은 우려를 했다. 지난 시즌 중반 전남에 합류해 7경기에 출전, 단 1개의 공격포인트로 올리지 못한 선수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황선홍 감독의 접근 방식은 달랐다. 첫 K리그 적응에는 실패했지만 가진 재능이 있고 그것이 서울이 변화하고자 하는 방향과 맞다는 판단이었다. 특히 지난해 전남과 서울의 맞대결 당시 마우링요의 저돌적인 드리블과 침투를 확인해 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가고시마 전훈부터 팀에 합류한 마우링요는 빠르게 적응했다. 서울이 전훈 동안 거둔 유일한 승리였던 쿄토와의 연습경기에서도 마우링요는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이날도 그는 다양한 전술 옵션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긴 거리를 돌파할 수 있는 주력과 힘이 있었다. 또 중앙으로 파고 들어 박스 안에서 공격 가담도 보여줬다. 헤딩도 포기하지 않는 다기능 윙어였다. 전형적인 윙어는 아니지만 왼발을 이용한 타이밍이 독특하고 중앙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었다. 황선홍 감독이 강조하는 전방에서의 수비도 적극적이었다.

포항 시절 황선홍 감독이 신뢰했던 고무열이나 지난 시즌 막판에 중용했던 윤승원 등과 닮은 스타일이다. 브라질 선수다운 드리블 기술은 마우링요의 활용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요소다. 전반 추가 시간에는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강한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대를 맞추며 자신의 또 다른 장기도 선보였다. 전남 시절과 달리 감독의 믿음이 바탕에 깔린 상황에서 윤일록과 출전 시간을 적절히 배분하며 적응한다면 서울 유니폼을 입은 마우링요는 반전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있었다.

 

 

■ 상하이 상강전까지 9일의 시간, 남은 과제는?

전반에 서울의 경기력은 흠 잡을 데 없었다. 점유율은 비슷햇지만 서울이 슈팅 5개 중 3개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하며 흐름을 이끌었다. 우라와는 전반에는 슈팅 1개에 그쳤다. 후반에 우라와는 즐라탄 류비안키치와 오나이우 아도 등을 투입했고 서울도 데얀, 오스마르, 윤일록, 김치우, 정인환, 조찬호 등을 대거 투입하며 컨디션 점검에 나섰다. 전반에 측면을 중심으로 세밀한 축구와 선 굵은 축구를 병행하던 서울은 후반 들어서는 주도권을 우라와에 내준 채 헤매는 모습이었다. 둔탁한 플레이가 늘어났다. 전반에는 고요한과 이석현이 중앙과 측면에서 크게 움직이며 팀 플레이에 관여했지만 후반에 들어간 선수들은 아쉬움이 있었다. 박주영을 중심으로 원환할게 돌아간 전반과 달리 후반에는 데얀에게 의존했고, 그러다 보니 고립되는 장면이 나왔다. 

후반 38분 동점골을 허용할 때는 수비의 문제도 드러났다. 수비라인을 계속 내리다가 후방에서 올라온 나가사와 카즈키의 오른발에 당했다. 중거리 슛이 워낙 절묘했지만 대형만 유지한 채 뒤로 물러서다가 허무하게 무너졌다. 전후반에 큰 폭의 선수 교체를 했고, 테스트였지만 9일 뒤 상하이 상강전에서는 되풀이해서는 안 되는 장면이었다. 

포메이션과 전술 교체에 따른 팀 스타일의 변화, 새로 가세한 선수들의 빠른 적응을 사이타마시티컵에서 확인한 서울은 경기를 마치고 곧바로 귀국한다. 전훈의 피로를 풀 짧은 휴식 후 구리에 위치한 클럽하우스에서 재소집, 곧바로 본격적인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2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상하이 상강전이 그들의 2017시즌 첫 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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