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승. 다른 팀에게는 예삿일일지 몰라도 서울 SK에게는 근 2년 만이다. 그래서 더 짜릿했다.
SK는 지난 8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5라운드’ 창원 LG와의 경기를 82-70으로 가져가며 7위 LG와의 승차를 2.5게임으로 좁혔다. 시즌 첫 3연승이다.

SK의 단일 시즌 3연승은 2014~2015시즌에 마지막으로 있었다. 당시 SK는 2015년 2월 27일부터 3월 5일까지 KGC, 동부, KCC, 오리온스(현 오리온)을 차례로 꺾고 4연승으로 시즌을 마쳤다. 5라운드까지 선두를 질주했지만 뒷심 부족으로 3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봄 농구는 그리 길지 않았다. SK는 6위 오리온과  6강 플레이오프에서 3승 1패로 승리하며 4강에 올랐다. 그러나 모비스를 넘지 못하고 1승3패로 탈락했다. 당시만해도 그게 SK의 마지막 ‘봄 농구’일 거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20승 34패로 9위. 직전 시즌 3위였던 SK가 2015-2016시즌 받아든 성적표였다. 악재가 겹쳤다. 시즌 초반 김선형의 결장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김민수, 박승리, 사이먼이 연달아 부상을 당했다. 손 쓸 수 없이 시즌을 보낸 셈이다.

올 시즌도 초반부터 하위권으로 처지며 봄 농구와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서서히 반전이 일어났다. 최근 5경기 4승 1패의 무서운 상승세다.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만 따져도 5승 2패다. 든든한 지원군의 가세도 원동력이다. ‘예비역 병장’ 최부경은 지난 1월 26일 상무에서 전역했다. 이후 4경기에서 골밑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물론 여전히 SK의 순위는 8위다. 하지만 이날 승리로 ‘봄 농구’ 사정권 6위 전자랜드와의 간격을 3.5게임 차로 좁혔다. 순위표 바로 위인 LG를 잡아 더욱 의미가 컸다.

문경은 SK 감독은 경기 전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 만약 진다면 6강 싸움에서 멀어져 프로농구 팬들의 관심밖으로 벗어날 것이다”라고 농담을 던지며 애써 긴장을 숨겼다. 문 감독의 말처럼 SK는 팬들의 관심 밖으로 벗어나지 않게 됐다. 6강 판도를 바꿀 태풍의 눈이 점점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