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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LIVE] 곽태휘가 견뎌내야 할 무거운 책임
- 출처:베스트 일레븐|2017-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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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과 책임은 늘 공존한다. 책임 없는 권한은 없으며, 권한이 있다는 건 그에 상응하는 책임까지 져야 함을 의미한다. 2017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FC 서울의 센터백 곽태휘는 두 개의 권한을 갖고 있다. 팀 최고참이란 권한과 주장이란 권한이다. 권한이 두 개나 되니 부러울 수 있겠다. 그러나 그렇지만은 않다.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두 개나 짊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곽태휘의 어깨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
지난 29일 오후(이하 한국 시각), 홍콩에 있는 한 호텔에서 ‘2017 나이키 홍컹 구정컵’에 참가하고 있는 서울 캡틴이자 센터백 곽태휘를 만났다. 지난해 여름 친정팀 서울로 복귀한 곽태휘는 팀의 K리그 클래식 우승을 뒷받침 했고, 올해는 팔뚝에 캡틴 밴드까지 차는 등 하루가 다르게 팀 내 비중을 높이고 있다. 특히 올 시즌엔 데얀과 더불어 팀 내 최고참인 동시에 주장까지 맡게 되면서 책임감도 두 배로 늘어났다.
“올해 정말 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쉽지 않은 시즌이 될 것 같은데, 앞으로 닥칠 무수한 고비를 잘 넘겨야 합니다. 서울은 참가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에 도전해야 하는 팀입니다. 당연히 팬들의 기대도 대단히 크고요. 목표를 달성하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선 정말 제대로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정말 중요한 해가 될 듯한데, 일단은 하나부터 차근차근 풀어 갈 계획입니다.”
곽태휘가 말한 것처럼 서울을 향한 팬들의 기대는 늘 크다. 참가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는 건 물론이고, 팬들이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경기 내용도 좋아야 한다. 설혹 지는 경기가 있더라도 합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선수단에게는 지나치게 혹독한 일일 수도 있겠지만, 서울의 구성원이기에 감당해야 할 몫이다. 곽태휘에게는 더 냉정한 잣대가 세워질 것이다. 팀 내 최고참이자 주장이라서 그렇다.
“만약에 제가 경기 중 실수해서 골을 먹거나 지면 팬들의 비난이 엄청난 겁니다. 다른 선수들이 실수할 때보다 훨씬 더 혹독한 비판을 받을 거예요.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럴만한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주어진 몫을 해내겠노라며 소란을 떨고 싶진 않아요. 뭔가를 잘하려고 노력하다 보면 항상 탈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차분하게 눈앞에 주어진 일에만 집중할 계획입니다.”
서울은 현재 황선홍 감독 부임 후 첫 번째 동계 전지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전임 최용수 감독을 대신해 서울 지휘봉을 잡은 황 감독은 올해부터 ‘황선홍식 축구’를 보이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번 전지훈련을 잘 치러야 하고, 서울 선수들은 그렇게 변화하는 팀에 적응하려 노력 중이다. 곽태휘도 그 변화와 적응에서 예외일 수 없다. 그래서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했다.
“지난해 여름 감독님이 부임한 직후엔 팀이 확 변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아무래도 시즌 중이었기 때문에 과감할 수 없었죠. 그런데 올해부턴 다를 겁니다. 감독님이 추구하시는 축구가 정착돼, 새로운 모습을 보일 겁니다. 물론 시행착오는 있을 거예요. 팀이 하루 이틀에 만들어 지는 건 아니니까요. 얼마나 빨리 새로운 축구에 적응하느냐가 올 시즌 우리 팀의 성적을 판가름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제 정말 시작인 셈이죠.”
2017년은 곽태휘 개인에게 참 중요한 해다. 최고참이자 주장으로서 서울을 잘 이끌어 가야 하는 건 물론이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A대표팀)이 일원으로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 예선 통과에도 힘을 보태야 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곽태휘는 아직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땐 대회 개막 직전에 부상을, 2014 브라질 월드컵 땐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아직 월드컵 본선 잔디를 밟아보지 못했어요. 남아공 대회 때는 부상으로 마지막 순간 낙마했고, 브라질 대회 때는 최종 엔트리엔 들었지만 경기에 나서지 못했죠. 올해 제가 한국 나이로 서른일곱 살인데, 아마도 러시아 대회가 마지막 기회일 것 같습니다. 속직히 한 번쯤은 월드컵 잔디 밟아보고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제가 꾸준히 좋은 활약을 보여야 하고, 우리나라가 최종 예선을 통과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죠.”
곽태휘는 2017년이 중요한 시간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힘든 시즌인 동시에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다. 권한과 책임을 모두 쥐고 있는 시즌이니 그럴 만하다. 지금 곽태휘는 굴곡 많았던 축구 인생의 마지막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 마지막이 시작보다 훨씬 더 창대하고 아름다울 수 있도록 2017년 모든 걸 참이다. 서울의 당당한 캡틴, 슈틸리케호의 든든한 기둥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