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cm '지염둥이'-193cm '거요미'.. 누가 신인왕?
출처:동아일보|2017-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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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cm ‘지염둥이’ 김지영(19·KEB하나은행)이냐, 193cm ‘거요미’ 박지수(19·KB스타즈)냐.

역대 여자프로농구에서 신인왕 경쟁 구도는 보기 어려웠다. 변연하, 하은주, 박혜진 등 시작부터 돋보였던 선수들이 신인왕을 차지했지만 ‘라이벌’이라고 부를 만한 맞수는 없었다.

2010∼2011시즌을 마지막으로는 1년 차 신인왕도 사라졌다. 이번에는 다르다. 김지영과 박지수가 일찌감치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애초 ‘역대 최대 신인’으로 평가받는 박지수의 독주가 예상됐지만 김지영이 깜짝 변수로 등장한 것이다.





15일 올스타전에서 드라마 ‘도깨비’의 남녀 주인공으로 분장해 화제를 모았던 둘은 1년 선후배 사이다. 인성여고 출신의 김지영이 먼저 프로 무대를 밟았다. 전체 9순위로 하나은행에 입단한 김지영은 지난 시즌 4경기 통틀어 6분 41초를 뛰었다. 득점은 없었고 3리바운드, 1도움, 1블록슛이 전부였다. 하지만 팀 선배이자 포지션(가드)이 같은 신인왕 출신의 김이슬, 신지현의 부상 공백으로 찾아온 기회를 확실하게 움켜잡았다. 남자농구에서나 볼 수 있던 ‘더블 클러치’와 ‘유로 스텝’을 선보일 정도로 개인기가 뛰어난 김지영에게 팬들은 ‘지염둥이(지영+귀염둥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며 열광했다. 김지영은 이번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평균 23분 44초를 뛰며 6.4득점, 2도움, 1.3리바운드, 0.8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몇 년이라면 신인왕으로 뽑히고도 남을 성적이다.

분당경영고 1학년 때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로 뽑힌 박지수는 설명이 필요 없는 선수다. 국내 선수로는 보기 드문 신장에 스피드까지 갖췄다. 키가 크고 귀엽다는 의미인 ‘거요미’로 불리기도 한다. 19세 이하 대표팀에서 부상해 3라운드에 프로 데뷔전을 치렀지만 10경기에서 평균 8.7득점, 9.5리바운드, 2.3도움, 2.0블록슛을 기록하고 있다. 리바운드와 블록슛은 국내 선수 1위지만 규정 경기 수(3분의 2 이상·전체 24경기)를 채우지 못해 개인 타이틀 순위에서는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신인왕은 15경기 이상만 출전하면 자격을 얻는다. KB스타즈는 12경기가 남아 있다.

기록만 보면 박지수가 앞선다. 하지만 김지영은 ‘무명’의 설움을 딛고 성장했다는 스토리를 가진 데다 국내 선수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는 포지션에서 기량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관계자는 “만약 박지수가 기자단 투표로 선정되는 신인왕에 뽑히지 못하면 내년에 다시 자격이 되는지를 놓고 벌써 문의가 잇따른다. 결과를 봐야겠지만 이전에 없었던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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