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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충주 해체①]졸지에 실업자, 은퇴하는 선수들.. K리그의 곪아터진 속
출처:스포츠한국|2017-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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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A는 2016시즌만 해도 축구선수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었다. 조금만 더 하면 기량이 만개할 것이라고 축구 관계자들은 기대했다.

하지만 시즌 종료 후 갑자기 팀이 해체됐고, 다른 팀들도 모두 지갑을 꽁꽁 닫으며 졸지에 유망주는 실업자가 됐다. K3나 내셔널리그 팀도 사정이 만만치 않다. 아시아 중소리그라도 나가볼까도 싶었지만 그냥 축구교실 지도자로 나갈까도 생각했다. 몇 개월 사이에 유망주는 은퇴선수가 되고 있었다.

#학부모 B는 프로산하 유스팀이 아무래도 향후 진로에도 좋을 것 같아 개인 연고와는 무관한 타지로 아이를 힘겹게 입학시켰다. 아이를 타지에 보내니 들어가는 부대비용도 2배지만 그래도 ‘우리 아이가 크면 프로팀에 입단하기 유리하다’는 믿음만으로 축구부가 있는 집에 가까운 학교보다 아예 지역이 다른 타학교로 보냈다.

하지만 해당학교를 유스팀으로 두고 있는 프로팀이 갑작스럽게 해체됐다. 졸지에 프로 유스팀에서 일반학교로 전환됐고 신입생 수급에 문제가 생겨 팀 전력도 약화됐다. 집과 가까운 학교로 진학을 결정하지 않은 대가는 참으로 컸다.

현실이다. 지난 16일 프로축구연맹에서는 K리그의 수장을 뽑는 총재선거가 있었다. 신문선 후보의 낙선에 관심이 모인 사이 이사회에서는 K리그 챌린지(2부리그)의 충주 험멜과 고양 자이크로의 탈퇴를 승인했다.



고양과 충주는 2013년 챌린지 출범과 함께 내셔널리그에서 프로로 전환한 챌린지 원년팀이었다. 하지만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끝내 해체할 수밖에 없었다.

기본적으로 프로구단으로서 운영이 쉽지 않은 팀이 프로가 됐고 경영에서도 전혀 적극적이지 못했다. 충주는 모기업 험멜의 경영난과 겹쳤고 고양은 지원금이 줄어들었다. 결국 있으나 마나한 팀으로 전락했고 성적은 갈수록 추락했다. 끝내 남은 건 해체뿐이었다.

문제는 선수들이다. 충주의 한 선수는 “그냥 여느 때처럼 시즌이 끝났었다. 다음시즌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겠다고 기대하며 고향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언론 보도를 떠나 충주 험멜이 해체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결국 이는 현실이 됐고 제대로 된 통보도 받지 못한채 그렇게 팀이 끝났다”며 침통해 했다.

물론 충주나 고양같은 약소구단 대부분의 선수들은 1년 단위로 계약을 하고 있다. 재계약이 안되면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것. 하지만 아무리 계약기간이 종료된다할지라도 팀이 어떻게 되는지 전혀 선수들이 알 수 없었다는 점은 정도가 지나치다.

또한 충주는 지난해 11월부로 축구단에서 일하던 직원들에 해고를 통보했다. 시즌이 끝났고 팀을 해체할 예정이니 더 이상 직원들이 필요 없다는 것.

그러나 남은 업무는 많았다. 결산은 물론 충주 선수들이 향후 FA로 풀리고 또는 다른 팀으로 이적할 때 서류작업이 필요했기에 구단 직원들은 무임금으로 12월 추가로 충주 험멜을 위해 일하기도 했다.



고양은 상황이 더하다. 이미 지난해 시즌이 시작하고 나서부터 선수들에 대한 임금 체불이 되고 있었다. 100원을 받아야하는 선수의 경우 60원만 먼저 지급하고 나중에 40원을 주겠다는 식의 체불인 것. 이런 식으로 팀이 운영되다보니 당연히 선수단 의욕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 누가 임금이 체불되는 상황에서 의욕적으로 일을 할 수 있었을까. 축구계 관계자들은 아무리 고양이 약해도 40경기 중 고작 2승(10무28패)만 할 팀은 아니라며 안타까워했다. 40경기 2승이라는 굴욕적 결과에는 이런 속사정이 있었다.

고양 측은 시즌 종료 후 선수단에 어떠한 식으로 남은 임금을 지급할 것인지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고양은 프로스포츠협회를 통해 지원하는 스포츠토토 지원금을 전용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스포츠한국은 고양 측에 질의서를 보냈지만 답을 전혀 주지 않고 있다. 가뜩이나 소속팀을 찾지 못해 은퇴를 고민 중인 고양에서 뛰었던 선수들의 경우 거취고민도 힘든데 체불된 임금을 언제나 받을 수 있을까 한숨을 내쉬고 있다.

다행히 다른팀으로 이적에 성공한 A선수는 “나야 다행이고 감사한 일이지만 남은 형 동생들이 걱정”이라며 “팀을 찾았지만 미안한 마음에 잘 연락도 못한다. 20대 중반만 넘은 선수들도 대부분 은퇴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벌써 다른 직업을 찾은 선수도 있다”고 했다.

능력이 있으면 자신을 부르는 팀은 있기 마련이다. 물론 프로의 세계에서 실력이 되지 않는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 하지만 오로지 능력 위주의 잣대만 들이대기엔 누구 하나 떳떳하지 못할 것이고 가혹하다.

‘실력이 안 되면 은퇴해야지’라고 말하기엔 선수들은 평생을 축구에만 몰두해왔고 아직 가능성이 열리지 않은 어린 선수도 많다. 뭔가를 보여주기도 전에 오로지 자신의 문제가 아닌 소속팀의 해체로 인해 더 이상의 기회를 부여받기 힘든 상황에 놓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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