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블 차지할 때도 아누에타 원정에서는 발목 잡힌 바르셀로나, 드디어 징크스 깼다

FC 바르셀로나가 드디어 지긋지긋한 레알 소시에다드 원정의 악몽에서 벗어났다.

바르셀로나는 20일(한국시각) 소시에다드를 상대한 2016-17 스페인 코파 델 레이 8강 1차전 원정 경기에서 네이마르가 페널티 킥으로 터뜨린 결승골 덕분에 1-0으로 승리했다. 평소에는 결과 만큼이나 경기 내용을 중시하는 바르셀로나지만, 이날 승리는 예외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적진에서 소시에다드를 가까스로 제압하며 2007년 5월 이후 아누에타(소시에다드 홈 구장 명칭)에서 이어진 8경기 연속 무승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 바르셀로나는 약 10년 전인 2007년 5월 소시에다드 원정에서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무엘 에투의 골로 2-0으로 승리한 후 3무 5패로 졸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아누에타 원정 무승행진이 10년째를 맞은 이날 결의를 다지고 나섰고, 결국 21분 만에 터진 네이마르의 페널티 킥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승리할 수 있었다. 루이스 엔리케 바르셀로나 감독이 경기를 앞두고 "아누에타 징크스는 곧 깨질 것"이라며 내비친 자신감이 결과로 이어졌다. 바르셀로나는 2007년 5월 5일 이후 9년 8개월 14일 만에 아누에타 원정 무승행진을 끝냈다.

더 신기한 점은 바르셀로나가 홈 구장 캄프 누에서는 매번 손쉽게 소시에다드를 제압하고도 무려 10년 가까이 유독 아누에타로만 가면 똑같은 팀을 상대로 졸전을 펼쳤다는 점이다. 실제로 바르셀로나는 아누에타 원정에서 승리하지 못한 지난 9년 8개월간 홈에서도 총 일곱 차례나 소시에다드를 상대했다. 이 일곱 경기에서 바르셀로나의 성적은 7전 전승이다. 특히 바르셀로나는 홈에서 만난 소시에다드에는 24골을 뽑아내는 동안 단 3실점만을 허용했다. 그러나 바르셀로나는 같은 기간 아누에타 원정 아홉 경기에서는 9골 14실점에 그치며 저조한 경기력을 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소시에다드가 다른 팀을 상대로도 홈에서 눈에 띌 정도로 강한 면모를 보인 것도 아니다. 소시에다드는 올 시즌 프리메라 리가 홈 경기에서 5승 2무 2패를 기록 중이다. 이는 리그 전체를 통틀어 홈 경기 성적으로도 10위에 그치는 성적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07년 이후 처음으로 깨진 바르셀로나의 아누에타 원정 징크스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축구계의 미스터리로 남게 됐다.

# 지난 10년간 바르셀로나의 소시에다드 원정 일지

2007년 5월 프리메라 리가 2-0 승

2011년 4월 프리메라 리가 1-2 패

2011년 9월 프리메라 리가 2-2 무

2013년 1월 프리메라 리가 2-3 패

2014년 2월 코파 델 레이 1-1 무

2014년 2월 프리메라 리가 1-3 패

2015년 1월 프리메라 리가 0-1 패

2016년 4월 프리메라 리가 0-1 패

2016년 11월 프리메라 리가 1-1 무

2017년 1월 코파 델 레이 1-0 승

# 지난 10년간 소시에다드 상대 홈 경기 일지

2010년 12월 프리메라 리가 5-0 승

2012년 2월 리가 2-1 승

2012년 8월 리가 5-1 승

2013년 9월 리가 4-1 승

2014년 2월 코파 2-0 승

2015년 5월 리가 2-0 승

2015년 11월 리가 4-0 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