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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 감독 김병수에 대한 인물탐구보고서
출처:한국일보|2017-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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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계는 9일 밤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 서울 이랜드의 감독 교체 소식에 술렁였다. 구단은 박건하(46) 감독이 사임한 자리에 김병수(48) 감독을 새로 선임한다고 발표했다. 한창 전지훈련 중인 1월 초 감독이 바뀌는 건 이례적이다. 권성진 구단 경영지원실장은 “작년 12월 말 신임 대표이사가 부임하고 구단과 철학이 맞는 사령탑을 선임했다. 박건하 감독이 구단 뜻을 받아주셨고 우리도 최대한 예우했다”고 설명했다. 전훈을 준비하다가 하루아침에 경질 통보를 받은 일에 예의를 갖췄다고 할 수 있는 지 의아하다. 하지만 박 감독은 깨끗하게 사의를 표명했다. 대신 사령탑에 오른 김병수 신임 감독은 ‘비운의 천재’로 통한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일본과 최종예선에서 종료 직전 멋진 왼발 발리 슛으로 결승골을 터뜨린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다. 경신중ㆍ고 시절부터 축구 천재로 소문났지만 고질인 발목 부상 때문에 스물여덟이라는 한창 나이에 은퇴했다. 디트마르 크라머 바르셀로나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그를 딱 한 번 본 뒤 “축구인생 50년 만에 만난 천재다. 독일로 데려가고 싶다”고 했다는 말이 전설처럼 전해진다. 김 감독과 함께 공을 찼던 축구인들에 따르면 기술이 확실히 뛰어난 선수였다. 동기인 신태용 20세 이하 대표팀 감독은 “기술이 대단했다”고 했다. 올림픽대표 시절 왼쪽 날개 신태용, 오른쪽 날개 서정원(수원 감독), 플레이메이커 김병수 등 동기생 3명은 환상의 콤비였다. 최순호(55) 포항 감독은 “최문식, 윤정환 같은 스타일이다. 우리는 기술이 뛰어난 선수가 귀해서인지 그런 선수가 나오면 경외시 한다.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선수라는 평은 그래서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성격은 독특한 편이었다. 신 감독은 “좋게 말하면 생각이 많고 반대로 말하면 4차원이었다”고 웃었다. 최 감독은 “고지식해서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지만 한 길을 반듯하게 가려고 애쓰는 후배다”고 했다.

최 감독은 김 감독과 특히 인연이 깊다. 1980년 초, 한홍기 포항 감독이 당시 선수였던 최순호 감독에게 초등 경기를 보러 가자고 한 적이 있다. 그리고는 “미동초의 저 아이를 잘 보라”고 콕 짚었다. 김병수였다. 이후 김병수는 포항에서 프로 선수들과 자주 훈련했고 최 감독은 그를 막내 동생처럼 예뻐했다.

김병수 감독은 선수 때 펼치지 못한 재능을 지도자로 꽃피웠다. 2008년 해체 위기에 몰려 있던 영남대 사령탑을 맡아 대학 최강으로 키워냈다. 작년 추계대학연맹전, 1ㆍ2학년 추계대회, 전국체전 3관왕 등 주요대회를 싹쓸이하며 대학 최우수감독상의 영예를 안았다. 김 감독의 영남대 시절 제자인 국가대표 출신 이명주(27ㆍ알아인), 김승대(26ㆍ옌볜), 손준호(25ㆍ포항)는 “병수 쌤(선수들이 부르는 말)과 축구를 할 때가 가장 즐거웠다”고 입을 모은다. 김병수 감독이 고려대 코치로 있을 때 제자였던 김태륭 KBS 해설위원은 자신의 SNS에 ‘병수 쌤이 하라고 하는 걸 하면 이겼다. 스무 살 넘은 우리는 늘 다음 날 훈련을 기대했다. 나를 버리고 우리 안에 들어오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병수 쌤은 언제나 우리를 감동시켰다’고 썼다.

영남대 출신이기도 한 신태용 감독은 “병수는 공부도 많이 하고 머리도 좋다. 병수가 영남대를 완전히 탈바꿈시켜놨다”고 엄지를 들었다. 최순호 감독도 “이제야 프로 감독이 된 게 너무 늦은 감이 있을 정도다. 연구에 늘 파묻혀 살고 축구에 대한 열정과 관심이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비운의 천재’에서 ‘대학을 평정한 지략가’. 우여곡절 끝에 입성한 프로 무대에서는 김병수 감독 앞에 어떤 수식어가 붙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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