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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보상선수만 2번..최재원 "이젠 그만 옮기고 싶다"
출처:MK스포츠|2017-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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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3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한창 진행 중이던 오후 5시가 넘은 무렵,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건 장외에 있었다.

FA 우규민의 삼성 이적에 따른 보상선수로 뜻밖에 최재원(27)이 지명됐다. 최재원의 휴대폰은 시쳇말로 불이 났다. 청천벽락 같은 소식을 들은 최재원은 큰 충격에 빠졌다. 예상치 못한 자신의 미래에 그는 “얼떨떨하다”라면서 좀처럼 입을 떼기가 쉽지 않았다.

그와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나누려면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달이 바뀌고 해가 바뀌었다. 최재원은 이제 잠실구장을 더 자주 오간다. 동영상을 통해 LG 팬에게 첫 인사하기도 했다. 복장은 LG를 상징하는 유광점퍼였다. LG 선수가 된 최재원과 그때 못 나눴던 이야기를 나눴다.



▶1년 만에 삼성을 떠나다
첫 경험은 아니다. 보상선수 이적은 두 번째다. 최재원의 원 소속팀은 NC였다. 2013년 NC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3시즌 만에 갈아입어야 했다. 2015년 말 FA 박석민이 NC로 이적하면서 최재원은 보상선수로 지명돼 삼성으로 갔다.

삼성에서 28경기뿐이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런데 1년 만에 같은 경험을 반복했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었다. 또 짐을 싸고 떠나야 했다. 입지를 조금씩 다져가던 그는 삼성의 복덩이가 되고 싶다던 꿈을 이루지 못했다. 두 번째였지만 충격은 훨씬 컸다. 서운함은 없다. 다만 떠나야 했던 이유는 궁금했다.

-보상선수 지명 이후 3주가 지났다. 지금은 삼성이 아닌 LG 선수라는 게 실감이 드는가.

아직까지는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 1년 전에도 그랬다. 아무래도 비시즌이라 그렇다. 유니폼도 입고 코칭스태프, 선수들을 만나면 좀 더 실감이 날 것 같다(5일 구단 시무식에서 선수단 첫 인사를 한다).

-1년 만에 또 보상선수로 팀을 옮기게 됐다.

솔직히 당황스럽다. 누구든지 어느 정도 예상했다면 조금이나마 괜찮았을지 몰라도. NC에서 삼성으로 갈 때는 보호명단에 제외된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번에는 내심 보호명단에 포함되지 않을까 기대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당시 적잖이 놀란 반응이었는데.

공식 발표 전 미리 연락을 받았다. 전혀 예상 못했기에 정신이 없었다. 그날 저녁식사로 뭘 먹었고 어떻게 잠을 청했는지, 잘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래도 하루가 지나니 제 정신을 찾았다. 대신 현실적인 문제가 주어졌다. 대구에서 자취를 했는데 1년 만에 서울로 이사를 가야 했다. 할 일이 많아지니 마음도 복잡해졌다.

-지명 나흘 전까지 구단 야구클리닉도 참여했다.

그때까지 전혀 몰랐다. 김한수 감독님께서 이튿날(2016년 12월 14일) 연락을 주셔서 ‘(일이)그렇게 돼 아쉽다’라고 말씀하셨다. 한 말씀씩을 어렵게 하시더라.

-누구보다 아쉬워한 건 삼성 팬이었다.

자리를 잡고 삼성의 선수가 성장하는 걸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경기도 뛰지 않았더라. 내 기사의 댓글 등을 살펴봤다. 삼성 팬에게 정말 감사하다. 삼성에 처음 갔을 때 반응과 많이 바뀌었다. 그래서 더 고마웠다. 솔직히 구단과 감독님께 서운한 점은 없다. 감독님께서 생각하는 야구가 있다. 나는 괜찮다. 다만 궁금하다. 내가 왜 나가게 됐는지 그 이유는 듣고 싶었다(그러나 그는 듣지 못했다).

-설마 3년 연속 보상선수 이적하는 일이 벌어질까.

이제는 그만 팀을 옮기고 싶다. 물론, LG가 1년 후 외부 FA 영입 시 보상선수로 또 떠날 수도 있다. 그렇게 안 되려면 내가 더 노력하고 잘해야 한다. 보호명단에 포함되기 위해 더욱 입지를 다져야 하지 않겠나. 또한, 이번 이적을 계기로 나를 향한 관심이 더 커진 만큼 부담도 따른다. 기대가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더 낫다. 더 잘 하기 위한 원동력이자 목표가 된다.



▶교통사고와 같았던 사구
최재원의 지난해 목표는 건강이었다. 스프링캠프 도중 왼 손목 미세 골절로 재활에 몰두해야 했다. 그리고 지난해 7월 5일 대구 LG전을 통해 이적 신고식을 가졌다. 남들보다 늦게 출발한 만큼, 잔여 시즌을 무탈하게 소화하길 희망했다.

기회는 계속 주어졌다. 그리고 그는 점차 잠재력을 펼치기 시작했다. 지난해 8월 18일 수원 kt전 이전까지만 해도. 5번째 타석, 장시환의 147km 빠른 공이 최재원의 얼굴로 향했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그는 다시 타석에 설 기회를 얻지 못했다. 신기루처럼 모든 게 사라졌다. 그의 바람대로 다치지 않고 시즌을 마쳤다면 그의 운명도 바뀌었을까.

-아픈 기억이겠지만 사구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공을 맞은 순간 그라운드에 엎드려 있었다. 정말 많이 놀랐다. ‘아, 크게 다친 것 같다’라는 불길한 느낌이 들었다. 앰뷸런스를 타고 병원으로 가는데 정말 많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더 이상 시즌 내 경기를 뛰기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하악 골절이다. 상태가 정말 심각했는데.

턱 부위가 많이 찢어져 피가 많이 흘러나왔다. 그 부위를 잡고 있어 당시 영상으로는 확인이 잘 안 될 것이다. 삼각형 모양의 구멍이 났다. 의료진이 턱뼈가 보일 정도라고 하더라. 안팎으로 40바늘 가까이 꿰맸다(그의 턱에는 흉터가 선명히 남아있다).

-장시환이 따로 사과를 했는데

경기 후 (대화가 어려워)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수술(지난해 8월 23일) 이후 영양제 등을 챙겨 병문안을 왔다. 다시 한 번 ‘미안하다’고 하더라. ‘경기 도중 일어났다. 일부러 한 게 아니니 괜찮다’라고 했다.

-지금은 괜찮은 건가.

2주간 제대로 못 먹어 고생했을 따름이다. 수술 1달 뒤부터 운동도 했다. 무리가 안 가도록 가볍게 움직이는 정도였다. 현재는 괜찮다. 유산소, 웨이트 등을 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예년과 비교해 비슷하다. 현재는 일부러 야구기술 외 운동만 하고 있지만 충분히 해도 된다. 스프링캠프 합류에 크게 문제될 건 없다.

-사구 트라우마를 걱정하는 이들이 많다.

안 생겨야 한다. 지금은 괜찮을 것 같은데, 막상 실제 타석에 서면 느낌은 또 다를 것이다. 최대한 편하게 생각하려 한다. 그렇게 공에 맞는 것도 손에 꼽을 정도인데 2번이나 맞지 않겠나. 배트를 짧게 잡는 편이라 타격 자세를 일부러 바꿀 생각은 없다. 바깥으로 빠지는 것도 괜히 내가 (트라우마를 의식해)약해 보일 수 있지 않은가. 대신 특수 헬멧(일명 검투사 헬멧)을 쓰고 뛸 생각이다.

-부상 없이 완주에 대한 희망이 더 커졌을 것 같은데.

지난해 2번이나 다쳤던 만큼 올해는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에 대하 생각이 많고 열망도 크다. 부상 없이 1군에 계속 있으면서 코칭스태프가 찾는 선수가 되고 싶다.



▶LG에서 늦지 않은 새 출발
LG와 잠실구장, 아직은 최재원에게 어색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가 앞으로 뛸 팀이다. 그리고 오랫동안 뛰어야 할 팀이기도 하다. 그는 또 출발선 앞에 섰다. 재시작만 반복하고 있지만 결코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꿈을 새로운 기회의 땅에서 펼치고 싶다는 의지도 강하다.

그를 힘내게 하는 새 환경 요소도 있다. 잠실구장에선 더 공이 잘 보이고 잘 맞히는 느낌이 든다. 더욱이 차우찬 등판 시 개인 성적이 좋았다. 차우찬은 LG 이적 후 최재원에게 ‘함께 하자’는 메시지를 보냈다. 힘이 된다.

-적지 않은 나이에 새 출발이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나는 늦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목표 중 하나는 야구를 오랫동안 하는 것이다. 조급해하지 않는다. 차근차근 나아갈 뿐이다. 유년 시절부터 그랬던 것 같다. 욕심이 없지 않지만 내게 더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했던 대로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다.

-LG는 삼성보다 더 젊은 팀이다. 경쟁이 더 치열할 텐데.

송구홍 단장님께서 “내야에서 한 번 마음껏 해봐라”라고 말씀해주셨는데, 편하게 느껴졌다. 이전부터 리빌딩을 한 LG는 여러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내게도 기회가 올 때 잘 해서 잡으면 된다. 자신감은 충분히 있다. 어느 위치든 쉽지 않겠지만 어차피 난 처음부터 시작이다. 스프링캠프에서 내야수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우선이다.

-LG는 지난해 플레이오프까지 나갔다. 성적 향상이라는 책임감도 있을 텐데.

팀 성적이 좋으면 긍정적인 것이다. 내가 얼마나 보탬이 될지 모르나 열심히 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포스트시즌을 한 차례(2015년 플레이오프) 경험했는데, (LG에 온 만큼)한국시리즈에서도 한 번 뛰어보고 싶다.

-군 미필이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영향도 받았다.

계획은 LG에서 1시즌을 치른 뒤 군 복무를 하는 것이다. 그 동안 기회가 없었다. 구단과 논의로 시기가 미뤄진 면도 있다. 군 문제를 빨리 해결했다면, 지금 같은 상황은 없었을지 모른다. 삼성을 거쳐 LG에 올 일도 없었을 테다. 꼭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군 복무를 마친 뒤 또 새롭게 시작해야겠지만 쉬는 게 아니다. 더 좋아져서 돌아올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올해가 중요하다. LG 팬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가야 하지 않겠나.

-LG와 삼성의 2대2 트레이드라는 시선이 있다. 손익을 평가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부담이 따르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기왕 이렇게 LG에 왔으니 잘 해서 삼성이 더 아쉽다고 느끼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할 일은 LG에서 잘하는 것 밖에 없는 것 같다. 특별히 기록을 의식하기보다 상황에 따라 집중하려 한다. 난 화려한 선수가 아니다. 안정적이고 믿음 있는 선수라는 평가를 듣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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