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9, 피츠버그 파이리츠)가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는 처음이자 한국인 2번째로 메이저리그에서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강정호는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 내셔널리그 홈경기에 3루수 겸 4번타자로 선발출전, 7회 투런홈런을 쏘아올리는 등 4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강정호는 아시아 출신 내야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단일 시즌 20홈런 타자로 우뚝 섰다.

강정호는 빅리그 데뷔시즌인 지난해 126경기에서 15개의 홈런을 때려낸 뒤 올해에는 96경기 만에 20홈런을 달성하며 더욱 향상된 파워를 과시했다. 다리 수술과 이에 따른 재활로 지난 5월7일에야 팀에 합류했지만 무서운 장타력을 앞세워 홈런포를 몰아치고 있다.

이날 강정호는 5-5 동점이던 7회말 2사 1루 4번째 타석에서 상대 투수 코다 글로버와 맞서 볼 3개를 기다린 뒤 155㎞ 한 가운데 싱커를 통타해 좌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지난 17일 신시내티 레즈전 이후 9일 만이자 9월 들어 쳐낸 6개째 홈런.

강정호에 앞서 일본 출신 2루수 이구치 다다히토가 시카고 화이트삭스에 몸담던 2006년 18홈런을 친 적이 있으나 20홈런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선수로는 추신수(34, 텍사스 레인저스)가 4차례(2009·2010·2013·2015)에 걸쳐 기록한 적이 있다.

강정호는 잔여시즌 7경기에서 홈런 2개를 추가할 경우 2010년과 지난해 추신수가 기록한 한국 출신 최다홈런 22개와 타이를 이룬다. 아시아 출신 최다홈런은 마쓰이 히데키가 보유한 31개다. 다음 시즌 건강하게 풀시즌을 소화할 경우 기록 경신 가능성이 벌써부터 점쳐지고 있다.

이날 강정호는 0-3으로 뒤진 1회말 무사 만루에서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날린 뒤 2번째 타석에선 몸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3회에는 삼진, 5회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그러나 7회 기다리던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아시아 야구사의 한 장을 새로 썼다. 이날 2타점을 추가한 그는 지난해 기록한 58타점을 한 개 넘어서기도 했다.

강정호의 맹활약에도 불구하고 피츠버그는 뒷심부족으로 7-10으로 패했다. 최근 2연패로 77승78패가 됐다.